뜨끈한 국수 한 그릇 먹고 나서는 담양 겨울여행

따스한 온기를 품은 음식과 계절을 거슬러 올라간 듯 아름다운 풍경

이성훈 | 기사입력 2015/01/12 [07:18]

뜨끈한 국수 한 그릇 먹고 나서는 담양 겨울여행

따스한 온기를 품은 음식과 계절을 거슬러 올라간 듯 아름다운 풍경

이성훈 | 입력 : 2015/01/12 [07:18]

한겨울에 떠나는 담양 여행은 종합 선물 세트 같다. 따스한 온기를 품은 음식과 계절을 거슬러 올라간 듯 아름다운 풍경, 느릿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버무려져 소박하지만 마음 가득 풍성한 추억을 안겨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먼저 국수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담양 국수거리에는 관방천을 따라 국숫집 12곳이 늘어서 있다.

▲ 한겨울에도 푸르른 대나무     



50년 전부터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 국숫집이 어느새 담양의 명물 음식 거리로 자리 잡았다. 담양까지 와서 웬 국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국수 한 그릇 안 먹고 가면 섭섭하다.
담양 국수거리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는 물국수, 비빔국수, 약달걀이다. 특히 멸치 국수에 간장 양념을 풀어 먹는 물국수는 겨울철 인기 메뉴다.

▲ 간장 양념장이 곁들여진 물국수와 약계란    



국수거리 원조라 할 수 있는 ‘진우네집국수’는 질 좋은 멸치를 넣고 센 불과 약한 불에 번갈아가며 국물을 끓이는데, 진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멸치 외에 다른 재료는 사용하지 않아 잡맛이 없다. 삶은 국수사리에 진한 국물을 붓고 직접 만든 간장 양념을 곁들이면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겨울 음식이 탄생한다.

▲ 새콤매콤한 비빔국수    



새콤하고 매콤한 비빔국수는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먹기 좋게 비빈 국수사리에 송송 썬 파가 수북하다. 이곳 국숫집들은 모두 중면을 이용하는데, 소면보다 굵고 가락국수보다 가늘어 쫄깃하면서 잘 끊어지지 않는다. 대부분 김치와 콩나물, 단무지무침 등 서너 가지 반찬을 곁들여 내기 때문에 국수 한 그릇으로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 중면을 사용한 담양의 물국수  



삶은 달걀은 국수와 단짝처럼 붙어 다니는 곁들임 메뉴다. 멸치 국물에 달걀을 삶아 소금을 찍어 먹지 않아도 짭조름하고 구수한 맛이 난다. 추운 겨울에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국물에 넣어주던 것이 지금은 이곳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손님들 사이에선 일명 '약계란'으로 통한다.

▲ 댓잎 물국수와 댓잎 약계란 상차림   



국수거리 끄트머리에는 댓잎으로 만든 독특한 국숫집이 있다. ‘미소댓잎국수’는 댓잎물국수로 유명한 집이다. 댓잎 가루를 넣어 직접 뽑는 생면과 아삭한 숙주나물이 잘 어울린다. 20여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국물도 담백하고 깔끔하다. 대나무 잎에 헛개나무와 오가피, 칡 등 각종 한약재를 넣고 오래 끓인 댓잎약계란도 꼭 맛봐야 할 메뉴다.

 

▲ 한겨울에도 푸르른 죽녹원 대나무숲길    



뜨끈한 국수 한 그릇 훌훌 먹고 나면 한겨울 추위도 잠시 물러난다. 배를 든든히 채웠다면 이제 담양의 겨울 속으로 떠나보자. 
국수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담양을 대표하는 죽녹원이 있다. 한겨울 초록빛으로 둘러쳐진 대나무 숲을 걷다 보면 계절을 거슬러 올라간 기분마저 든다.

▲ 눈 내리는 죽향문화체험마을 송강정  


눈 내리는 날 죽녹원은 더욱 신비롭다. 하늘 높이 뻗은 대나무 사이로 햇빛이 비치면 파릇파릇한 잎사귀 너머 새하얀 눈송이가 보석처럼 흩어져 내린다. 죽녹원에는 운수대통 길, 사색의 길, 선비의 길 등 8가지 테마 길이 있으며, 어느 길을 따라가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 죽향문화체험마을 풍경     



죽녹원 안에 자리한 죽향문화체험마을은 면앙정, 식영정 등 담양의 유명한 정자를 한자리에 모아놓은 곳이다. 다도와 한옥 체험 등이 운영되며, 자녀가 있다면 송강정에서 진행되는 박인수 훈장의 서당 체험을 추천한다.

▲ 2015 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 홍보관  


나오는 길에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홍보관에도 들러보자. 대나무에 관심이 많다면 한국대나무박물관과 코스로 묶어도 좋다. 날짜가 맞으면 끝 자리 2․7일에 열리는 담양 오일장 구경도 빼놓지 말자. 국수거리 끝자락부터 장이 펼쳐지며 채소와 과일, 생선, 젓갈 등 식재료를 비롯해 갖가지 생활용품이 즐비하다. 부근에 대담미술관도 있어 전시 관람 후 카페에서 잠시 쉬어 가면 좋다.

▲ 대담미술관 아트체험    


담양에서 보내는 겨울밤은 고즈넉한 한옥이 제격이다.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 타이틀을 단 창평면 삼지내마을에는 돌담을 따라 고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천석꾼, 만석꾼이 살았다는 기와집이 긴 세월에도 그때와 같은 모습으로 여행자를 맞는다.

▲ 옛 한옥 풍경이 가득한 창평 슬로시티  

 

골목골목 휘감아 흐르는 도랑이 소곤소곤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한옥 민박에서 묵는 하룻밤이 겨울날 따스한 추억으로 남는다. 창평슬로시티는 느릿느릿 걸을수록 정겹게 다가온다. 방문자센터나 면사무소에 차를 세우고 마을 구석구석 탐방에 나서보자. 면사무소 앞에 자리한 달팽이가게는 차 한 잔 나누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좋다.

▲ 한옥민박 하심당의 소박한 아침 밥상   


창평 쌀엿은 느릿한 삶의 방식이 고스란히 담긴 대표적인 슬로푸드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창평 쌀엿은 맛이 깨끗하고 부드러우며, 치아에 잘 달라붙지 않아 인기다. 쌀엿을 만들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 강순임 명인이 전통방식으로 만든 오방엿  


쌀을 불려 고두밥을 짓고 엿기름을 넣어 삭힌 물을 가마솥에 붓고 밤새 저어가며 끓인다. 삭힌 물이 졸아 말랑말랑해지면 두 사람이 맞잡고 길게 늘여가며 새하얀 엿을 만든다.
강순임슬로푸드에서는 쌀엿 체험을 상시 운영한다. 마을 명인 강순임 선생이 쌀엿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 담양오일장   



당일여행

음식 기행 : 죽녹원→담양 국수거리→담양 관방제림→대담미술관→죽순푸드빌리지
창평슬로시티 탐방 : 삼지내마을 둘러보기→쌀엿 체험→소쇄원, 한국가사문학관


1박 2일 여행

첫날 : 죽녹원→담양 국수거리→대담미술관→담양 관방제림→한국대나무박물관→한옥 민박
둘째날 : 창평슬로시티→쌀엿 체험→소쇄원, 한국가사문학관

○ 관련 웹사이트 
 - 담양 문화관광 http://tour.damyang.go.kr
 - 죽녹원 http://juknokwon.go.kr
 - 죽향문화체험마을 http://bamboo.namdominbak.go.kr
 -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www.damyangbamboo2015.kr
 - 한국대나무박물관 www.damyang.go.kr/museum
 - 창평슬로시티 www.slowcp.com
 - 대담미술관 www.daedam.kr


○ 문의 

 - 담양군청 관광레저과 061-380-3151
 - 죽녹원 061-380-2680
 - 죽향문화체험마을 010-7633-2690
 -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061-380-2536
 - 한국대나무박물관 061-380-2902~5
 - 창평슬로시티 061-383-3807
 - 강순임슬로푸드 061-382-8371
 - 아트센터 대담 061-381-0081


○ 잠자리

 - 메타펜션 : 담양읍 깊은실길, 061-381-2002, www.metapension.com (굿스테이)
 - 한옥에서 : 창평면 돌담길, 061-382-3832, http://hanokeseo.namdominbak.go.kr (명품고택)
 - 죽향문화체험마을 : 담양읍 죽향문화로, 010-7633-2690, http://bamboo.namdominbak.go.kr (한옥스테이)
 - 하심당 : 창평면 화양길, 061-382-8260, http://blog.naver.com/player0009


○ 먹거리

 - 진우네집국수 : 물국수․비빔국수․삶은달걀, 담양읍 객사3길, 061-381-5344
 - 미소댓잎국수 : 댓잎물국수․댓잎약계란, 담양읍 객사3길, 061-381-9789, www.미소댓잎국수.com
 - 덕인관 : 떡갈비․죽순추어탕, 담양읍 죽향대로, 061-381-7881
 - 박물관앞집 : 대통밥․떡갈비, 담양읍 죽향문화로, 061-381-1990


○ 주변 볼거리 :
테지움테마파크, 가마골생태공원, 추월산, 담양호, 대나무골테마공원, 면앙정, 송강정, 담양 명옥헌 원림, 식영정 등 / 한국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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