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색 고운 고려청자의 고향,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중국인마저 천하제일이라 칭송한 고려청자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박물관에

이성훈 | 기사입력 2019/12/31 [04:20]

비취색 고운 고려청자의 고향,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중국인마저 천하제일이라 칭송한 고려청자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박물관에

이성훈 | 입력 : 2019/12/31 [04:20]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고려청자박물관은 고려청자의 발생과 발전, 쇠퇴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세계에서 청자를 가장 먼저 만든 중국인마저 천하제일이라 칭송한 고려청자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박물관에 고스란히 담겼다. 청자는 3세기경 중국 송나라에서 처음 만들었다.

 

▲ 고려청자박물관

 

옥을 흙으로 빚어보려는 시도가 그 시작이다. 도자기를 구울 때 표면에 달라붙은 나뭇재가 푸른색으로 변한 데서 힌트를 얻었다. 푸른빛 도자기, 청자는 그렇게 태어났다. 우리 땅에서 청자가 제작된 때는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로 이어지는 9~10세기다.

 

▲ 고려청자박물관 상설전시장 

 

당시 청자는 찻잔으로 사용하는 완(사발)이 대부분이며, 따로 문양을 새기지 않았다. 11세기 들어 청자에 문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려 비색(翡色)으로 불리는 비취색 고려청자는 12~13세기에 본격적으로 만들었다. 음각한 도자기에 백토와 황토를 채워 각기 다른 색 문양을 만든 상감기법이 이때 등장한다.

 

▲ 고려청자박물관 특별전시실

 

상감한 도자기를 가마에서 구우면 백토는 흰색, 황토는 검은색을 띤다. 고려청자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도 이 시기 작품이다. 고려청자의 전성기로 꼽히는 12~13세기에는 상감기법 외에 압출 양각, 투각, 철화, 백화, 퇴화, 철채 상감 등 청자를 돋보이게 하는 다양한 조각 기법을 시도했다.

 

▲ 분청사기로 변모해 가는 14세기 청자상감용문매병


고려청자박물관 2층 상설전시실에는 9세기 청자완, 12세기 청자상감여지문대접, 13세기 청자퇴화연국문과형주자, 상감청자가 쇠퇴해 분청사기로 변모해가는 14세기 청자상감용문매병 등이 시대별로 전시된다. 색과 문양의 변화를 통해 고려청자의 500년 흥망성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참외 모양 청자퇴화연국문과형주자는 백토와 황토를 붓에 묻혀 문양을 넣은 흔치 않은 작품이다.

 

▲ 청자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디오라마 


청자범종과 청자인장 등 강진 고려청자 요지(사적 68호)에서 출토된 유물 800여 점을 전시한 공간도 볼 만하다. 온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고려청자의 발달 과정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강진 고려청자 요지는 대구면 용운리·계율리·사당리·수동리 일대에 분포한다. 점토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수비부터 1300℃에 청자를 굽는 재벌구이까지 청자 제작 과정을 디오라마로 재현한 전시물도 아이들에게 유익하다.

 

▲ 청자재현연구동에서는 성형 상형 조각 작업을 구경할 수 있다


고려청자박물관 뒤쪽에 자리한 청자재현연구동에서는 도자기의 형태를 잡은 성형과 상형, 건조한 도자기 표면에 상감, 음각, 양각, 투각 등으로 문양을 새기는 조각 작업을 직접 볼 수 있다. 물레를 이용한 형태 잡기를 성형, 연꽃이나 거북처럼 물레로 할 수 없는 기물의 형태를 손으로 잡아가는 작업을 상형이라 한다.

 

▲ 청자 빚기 체험장  


고려청자의 역사를 살펴본 뒤에는 그 아름다움과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고려청자를 대표하는 문양은 단연 학과 구름이지만, 연꽃과 모란, 국화 같은 꽃도 즐겨 사용했다. 1층 특별전시실에서는 꽃과 청자라는 주제로 식물 문양이 들어간 청자를 전시한다.

 

▲ 상감작업을 마친 도자기들

 

어깨 넓은 매병에 음각한 모란이 은은한 멋을 풍긴다면, 옥빛 대접에 상감한 모란은 섬세하고 야무지다. 부처님의 진리를 상징하는 연꽃과 군자의 고결한 덕을 상징하는 국화 문양 청자도 눈에 띈다. 연꽃과 버드나무, 학, 갈대 등을 한 작품에 담아낸 청자상감유로수금문병은 수묵화처럼 아름답다.

 

▲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 


멋을 위한 문양과 달리, 청자 표면이나 바닥에 특별한 의도로 글이나 기호를 새기는 명문(銘文)도 있다. 금(金) 자는 관청이나 사람 이름, 왕(王) 자는 왕실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 전시물 가운데 정릉(正陵)이라고 상감한 청자 조각이 눈에 띈다. 정릉은 공민왕의 왕비가 된 원나라 사람 노국공주의 능호다.

 


고려청자박물관에서는 물컵과 화병, 매병 표면에 글씨나 그림을 새기는 조각 체험, 흙 1kg을 물레로 성형해 나만의 그릇을 만드는 물레 체험, 가래떡 모양 흙을 차곡차곡 쌓아 그릇을 만드는 코일링 체험 등 아이와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완성한 작품은 초벌구이, 유약 바르기, 재벌구이를 거쳐 60여 일 뒤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의 체험시설 


사당리 41호 청자 가마와 용운리에서 옮겨 온 용운리 10-4호 청자 가마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고려청자박물관과 나란히 자리한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디지털 체험 시설이 있다. 고려청자박물관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에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 무료)이다.

 

▲ 한국민화뮤지엄_조선시대 민화 200여 점이 전시됐다 


강진에는 고려청자박물관 외에도 우리네 역사를 살필 수 있는 박물관과 유적이 많다. 소장한 조선 시대 민화 3800여 점 가운데 200여 점을 상시 순환 전시하는 한국민화뮤지엄이 대표적이다. 까치와 호랑이를 그린 작호도, 무리 지은 호랑이를 그린 군호도, 달군 인두로 장지에 풍경을 그린 인두화, 문자와 그림을 조합한 문자도 같은 특이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민화를 활용한 가죽 지갑 만들기, 에코백 만들기, 부채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흥미롭다.

 

▲ 다산초당_다산 정약용이 10년간 머물렀던 다산초당 


강진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다산 정약용이다. 1801년 조카사위 황사영의 백서사건에 연루돼 강진으로 유배 온 정약용은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500여 권에 이르는 저술을 남겼다. 강진만이 한눈에 담기는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강진 정약용 유적(사적 107호)은 정약용이 강진 유배 생활 18년 가운데 11년을 함께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다산초당과 연지, 정약용이 솔방울을 태워 차를 달인 너럭바위 다조, 정약용이 직접 쓰고 새겼다고 전하는 정석(丁石) 등이 있다.

 

▲ 다산박물관_말씀광장 


정약용 유적에서 2km 남짓 떨어진 곳에 다산박물관이 있다. 2012년 유네스코가 세계기념인물로 꼽은 정약용의 강진 유배 생활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한 공간이다. 말씀의숲, 다조마당 등 야외 전시장과 만남·생애·환생·흔적을 주제로 꾸민 실내 전시장으로 구성되며, 다양한 전시물을 보며 정약용의 생애와 업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산의 강진 유배 생활을 소개하는 영상물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 다산박물관_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다산의 유배생활 

 

○ 당일여행 : 고려청자박물관→한국민화뮤지엄→다산박물관→강진 정약용 유적

 

○ 1박 2일 여행 : 첫날_고려청자박물관→한국민화뮤지엄→가우도 출렁다리 / 둘째날_다산박물관→강진 정약용 유적→사의재→영랑생가

 

○ 관련 웹 사이트

 - 강진군 문화관광  www.gangjin.go.kr/culture?

 - 남도답사1번지(강진군 블로그) https://blog.naver.com/gangjingun

 - 고려청자박물관 www.celadon.go.kr

 - 한국민화뮤지엄 http://minhwamuseum.com

 - 다산박물관 http://dasan.gangjin.go.kr

 

○ 문의

 - 강진군청 관광과 061-430-3114

 - 강진군문화관광재단 061-434-7999

 - 강진군종합관광안내소 061-430-3349

 - 고려청자박물관 061-430-3755

 - 한국민화뮤지엄 061-433-9770

 - 다산박물관 061-430-3916

 

○ 주변 볼거리 : 백련사, 강진 전라병영성, 남미륵사, 강진 백운동 원림, 무위사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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