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산 아래서 따뜻한 감성을 느낄수 있는 목포 서산동 시화골목

오랜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곳 삶의 애환과 향수가 깃든 골목에서 과거를

이성훈 | 기사입력 2020/06/18 [04:05]

유달산 아래서 따뜻한 감성을 느낄수 있는 목포 서산동 시화골목

오랜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곳 삶의 애환과 향수가 깃든 골목에서 과거를

이성훈 | 입력 : 2020/06/18 [04:05]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목포 유달산 자락에 있는 서산동 일대는 산자락을 따라 집이 다닥다닥하고 그 사이로 골목이 거미줄처럼 이어져, 멀리서 보면 커다란 성을 연상케 한다. 그중에도 시화골목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곳이다. 삶의 애환과 향수가 깃든 골목에서 과거를 추억하고 아름다운 현재를 만난다.

 

▲ 시화골목이 있는 서산동 일대의 봄풍경    

 

서산동은 사람들이 정착해 마을을 이루기 전에 넓은 보리밭이었다. 보리타작을 주로 한 보리마당이 지금도 있고, 보리마당로라는 도로명이 시화골목의 옛 모습을 대신한다. 시화골목은 연희네슈퍼에서 시작한다. 영화 1987에서 연희(김태리)네 집으로 등장한다. 1980년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데다, 시나리오작가가 목포 출신이어서 촬영지로 낙점됐다고 한다. 연희네슈퍼에는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는 다양한 물건이 있다.

 

▲ 영화 '1987'의 촬영지인 연희네슈퍼 


연희네슈퍼를 지나면 바로 시화골목이다. 입구에서 우량아선발대회, 브리사 자동차, 《소년중앙》, 밀키스 등 추억을 이어주는 포스터를 차례로 만난다. 시화골목은 목포 어촌을 상징하는 서산동·온금동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기리기 위해 지역 시인과 화가, 주민들이 2015년부터 3년에 걸쳐 조성했다.

 

▲ 목포의 시목인 비파나무가 있는 서산동 시화골목의 입구    

 

시화골목은 여느 벽화 골목과 차원이 다르다. 인문 도시 서산동 시화골목이라는 표지판을 걸 만큼 사람을 중심으로 한 예술을 지향한다. 목포 출신 예술가의 시와 그림을 널빤지에 새겨 골목 곳곳에 걸고, 마을 어르신이 사는 집에는 주인의 사연을 담았다. 삶의 애환과 동심을 시와 그림에 새겼다.

 

▲ 옛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서산동시화골목의 벽화


천천히 오르는 계단과 고만고만한 집들이 어깨를 맞댄 채 이어진다. 오르다 보면 커다란 전봇대와 함께 분기점 역할을 하는 집이 보인다. 동네 어르신들이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쉼터이기도 하다. 여기서 골목이 세 개로 나뉜다. 왼쪽에 첫째 골목과 바보마당으로 가는 길이, 오른쪽에 둘째·셋째 골목으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 예술가들의 전시공간이 모인 바보마당 전경


시화골목에는 회색빛 시멘트 풍경이 대부분이지만, 따뜻한 삶의 모습도 있다. 커다란 고무 대야에 갖가지 화초와 채소가 자라고, 화분이 담장과 나란히 놓였다. 보리마당 바로 아래 예전에 사용하던 공동 화장실이 인상적이다. 골목을 걷다 보면 작은 창가에서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들리고, 식사 시간이면 구수한 찌개 향이 코를 자극한다.

 

▲ 눈이 온 것 같은 하얀 풍경을 보여주는 눈의꽃 카페 앞 풍경 

 

상추와 대파 등 갖은 채소를 심은 텃밭도 쉽게 만난다. 정겹고 소중한 풍경이 오감을 만족하게 한다. 골목을 오르다 돌아서면 바다가 조금씩 보이고, 보리마당에 올라서면 바다 건너 영암 땅과 고하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화골목은 모두 수직으로 이어진다. 첫째 골목을 따라 올라갔다면 보리마당에서 둘째 골목으로, 다시 셋째 골목을 따라 보리마당으로 올라가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 시와 그림을 보며 걷는 서산동 시화골목 

 

둘째·셋째 골목은 시화골목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시인이자 화가가 된다. “진도에서 태어나 / 물 건너 하의도로 간 시집 / 첫날밤 신랑이 마음에 안 들어 / 어떻게 살까…? / 그래도 나밖에 모르던 남편 / 딸 하나 낳고 / 마흔여덟에 돌아가셔버리니 / 연탄 지게 져가며 온갖 잡일로 / 가버린 내 인생.” 자서전을 시 한 편으로 함축한 듯하다. 힘겹게 살아온 어르신들의 고된 인생이 묵묵히 펼쳐진다.

 

▲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공간으로 이용되는 빈집들 


바보마당은 바다가 보이는 마당을 줄여 부르는 이름이다. 시화골목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고, 주변의 빈집은 예술가들이 전시장으로 사용한다. 서산동 골목 풍경을 사진으로 담은 골목의 바다+사진, 화려한 꽃의 색감이 인상적인 세상에서 가장 작은 미술관 이꽃,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K오빠의 환경미술관 등 차분히 둘러보기 좋다.

 

▲ 갬성점방 연희네 그 오빠의 쑥을 넣은 호떡 

 

바보마당에서 내려오면 흰 페인트로 주변을 칠해 눈 쌓인 풍경을 보는 듯하다. 이 풍경 속에 카페 눈의꽃이 들어앉았다. 아주 작은 마당이 있고, 지붕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시화골목 입구에 자리한 연희네그오빠는 쑥을 넣고 옛날 방식 그대로 만든 쑥호떡, 매생이떡으로 만든 소떡소떡, 배추와 무말랭이, 미역귀 등을 넣어 국물이 맛있는 떡볶이 등을 낸다. 먹거리가 거의 없는 시화골목에서 허기를 달래주는 곳이니 꼭 들러보자.

 

▲ 유달산 이등바위와 북항 일대의 풍경 


2019년 9월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산과 바다, 섬을 한 번에 누릴 수 있어 매력적이다. 스테이션 세 곳을 거치며 탑승 거리 3.23km, 탑승 시간은 왕복 40분이나 된다. 북항스테이션을 출발하면 유달산 이등바위와 일등바위 사이를 지나서 ㄱ자로 꺾여 바다 건너 고하도에 닿는다. 바다를 건널 때는 높이 155m 케이블카 타워를 지나 최고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 판옥선을 쌓은 듯한 해안산책로 입구의 고하도 전망대 


목포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할 때는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게 좋다. 유달산과 고하도를 차분히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유달산스테이션에서 내리면 일등바위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높이 228m 일등바위 정상에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 고하도 해안산책로에서 바라본 유달산과 목포해상케이블카

 

고하도, 목포대교, 외달도, 달리도, 압해도 등 다도해 풍광과 목포 도심 풍경이 압권이다. 고하도스테이션에서 내려 판옥선 5척을 쌓은 듯한 고하도전망대를 거쳐 해안산책로를 따라 고하도 용머리까지 다녀오자. 유달산과 목포해상케이블카가 한눈에 들어온다.

 

▲ 고하도 해안산책로에 세운 고하도를 전략기지로 삼은 이순신 장군의 동상 


고하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 때 명량해전 이후 조선 수군은 고군산군도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고하도에 106일 동안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는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이기는 밑거름이 됐다. 고하도 고하마을에는 고하도이충무공기념비(전남유형문화재 39호), 고하도이충무공유적(전남기념물 10호)이 있다. 한편 고하도는 우리나라 최초로 육지면을 재배한 곳으로, 일본이 세운 조선육지면발상지비가 있다.

 

▲ 유달산 일등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해가 질 무렵에 케이블카를 타도 좋다. 유달산스테이션 전망대나 고하도스테이션 옥상정원, 케이블카에서 일몰을 감상한다. 북항스테이션으로 돌아올 때는 유달산과 목포대교, 목포 시내 야경, 케이블카 타워의 경관 조명까지 만날 수 있다.

 

▲ 목포해상케이블카 유달산스테이션의 옥상정원에서 본 일몰 


목포는 일제강점기 유적이 많은 도시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구 목포일본영사관, 사적 289호)과 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목포지점, 전남기념물 174호)을 비롯해 문화재가 수두룩하다. 특히 목포근대역사관 2관을 지나는 번화로를 중심으로 등록문화재 15개가 모여 있는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국가등록문화재 718호)은 일제강점기부터 축적된 시간을 돌아보기 좋다.

 

▲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인 목포근대역사관 1관의 야경 

 

용궁장 안쪽에 자리한 목포 해안로 붉은 벽돌창고(국가등록문화재 718-14호)도 인상적이다. 목포근대역사관 1·2관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휴관 중이니 방문 전에 확인해야 한다.

 

▲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 중 등록문화재 제718-14호로 지정된 목포 해안로 붉은 벽돌창고 

 

○ 당일여행 : 목포해상케이블카→목포근대역사관 1관(구 목포일본영사관)→목포근대역사관 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목포지점)→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서산동 시화골목

 

○ 1박 2일 여행 : 첫날_해양유물전시관→목포자연사박물관→목포근대역사관 1관(구 목포일본영사관)→목포근대역사관 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목포지점)→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서산동 시화골목 / 둘째날_고하도(고하도이충무공유적-고하도전망대-해안산책로-용오름길)→목포해상케이블카

 

○ 문의

 - 목포시청 관광마케팅팀 061-270-8432

 - 목포해상케이블카 061-244-2600

 - 목포근대역사관 1관 061-242-0340

 - 목포근대역사관 2관 061-270-8728

 

○ 주변 볼거리 : 성옥미술관, 목포 갓바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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