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동산 ①

데크와 흙길로 평탄한 8km 코스 안산, 사뿐사뿐 산책하기 좋은

이성훈 | 기사입력 2020/06/19 [09:11]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동산 ①

데크와 흙길로 평탄한 8km 코스 안산, 사뿐사뿐 산책하기 좋은

이성훈 | 입력 : 2020/06/19 [09:11]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서울관광재단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초심자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서울 속 동산을 소개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야외 활동이 선호되고 특히,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트레킹 할 수 있는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 서대문구_안산_안산 자락길의 메타세쿼이아 숲길 

 

한때 중년의 취미생활 정도로 여겨졌던 등산은 최근 20~30세대의 SNS에 등산 인증 사진이 속속 올라올 정도로 세대불문 인기몰이 중이다. 마침 서울에는 동네 뒷산 마냥 가깝고 오르기에도 편한 동산이 곳곳에 많다. 혼잡하지 않게 나만의 힐링타임을 즐길만한 서울 속 동산 4곳을 추천한다. 각각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알고 간다면, 산길을 걷는 재미는 두 배가 될 것이다.

 

▲ 서대문구_안산_안산 자락길의 메타세쿼이아 숲길 

 

안산은 서대문구에 있는 높이 296m의 산으로 조선 시대에는 무악산이라고 불렸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후 한양을 새 수도로 삼고, 어디에 궁궐을 지을지 몇 곳의 후보지를 검토했다. 당시 의견을 제시했던 신하 중 하륜은 무악산을 주산으로 삼아 지금의 연세대학교 자리에 남향으로 궁궐을 짓자고 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정도전의 의견에 따라 북악산 아래 궁궐터를 잡아 경복궁을 지었다. 만약 하륜의 주장에 따라 안산 자락에 조선의 궁궐이 만들어졌다면 지금의 서울 지도도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재미난 상상을 해본다.

 

▲ 서대문구_안산_자락길 전망대에서 쉬어가는 여행자 


안산 자락길은 산허리를 한 바퀴 돌면서 걷는 길로 코스 길이는 총 8km로 이루어졌다. 계단을 없애고 데크와 흙길로 평탄하게 길을 내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서대문구청 방면, 연세대학교 방면, 봉원사 방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면 등 안산 자락 어디서든 진입로가 나 있어 접근성도 좋다. 자락길의 가장 멋진 구간은 서대문구청 방면에 위치한 잣나무와 메타세쿼이아가 펼쳐지는 숲 구간이다. 답답한 도심 속을 벗어나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숲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울창하게 우거진 숲이라 초여름부터 찾아온 이른 더위를 피하기도 좋다. 상쾌한 바람이 숲을 가르고 머릿결을 스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 서대문구_안산_안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 


잣나무숲에서 자락길을 벗어나 무악정으로 가는 계단을 따라 봉수대가 있는 정상으로 향한다. 안산은 해발이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 부근은 가파른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길이 거칠다. 무악정을 지나 나무 계단이 놓인 곳을 따라 봉수대로 가는 것이 가장 수월한 편이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정상에 도착하면 정면으로는 인왕산의 등줄기가 쏟아지고, 발아래로는 서대문 독립공원을 시작으로 광화문 일대가 펼쳐진다.

 

▲ 서대문구_안산_봉수대에서 바라본 서대문과 광화문 일대 야경 


고개를 돌려 남산타워를 지나면 저 멀리 63빌딩이 서 있는 한강까지 볼 수 있다. 해가 지고 나면 거리를 밝히는 조명과 차량, 건물에서 내뿜는 다양한 빛이 어우러져 눈부신 야경을 선사한다. 밤에도 꺼지지 않는 활기찬 대도시인 서울이 아늑하게 다가온다. 안산은 자락길을 통해 편안하게 걸으며 즐길 수 있는 푸른 숲부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까지 산과 강이 어우러진 대도시인 서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산이다.

 

▲ 서대문구_안산_영천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비빔냉면 

 

○ 코스정보 : 안산을 오르기 전에 영천시장에 들러서 끼니를 해결하거나 간식을 사서 등산하는 것을 추천한다. 영천시장은 TV 프로그램에 등장한 맛집이 많을 만큼 다양한 먹거리로 유명하다. 생활의 달인에 나왔던 꽈배기,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왔던 떡볶이,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왔던 냉면까지 다채로운 음식들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 찾아가는 길 :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로 나와 이진아기념도서관 방향으로 약 7~8분 걸어 산책로를 따라 안산 자락길로 진입한다. 자락길을 돌며 메타세쿼이아 숲까지 갔다가 무악정을 거쳐 봉수대가 있는 정상으로 등산하는 것을 추천한다. 메타세쿼이아로 바로 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서대문구청 쪽에서 안산 자락길로 진입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 마포구_성산_성산의 산책로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성산은 66m의 낮은 동산으로 산이 성처럼 둘러싸여 있어 성산이라 불렀다. 이를 순우리말로 성메 또는 성미라고 말하여 성미산이라고도 불린다. 원래는 성산1동과 성산2동까지 연결된 산이었으나 일제 강점기 때 홍제천 공사를 하면서 산이 잘려 지금의 성산이 되었고, 잘린 성산2동의 산은 새터산이 되었다. 이처럼 아픈 역사를 가진 산이자 높이가 100m도 되지 않는 동산이지만, 나름 호젓한 숲을 가지고 있어 주민들에게 산책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 마포구_성산_성산 산책로에 핀 금계국 

 

딱히 목표를 정하지 않고 길이 난 곳을 따라 발길이 닿는 대로 걸으면 된다. 정상이라 할 수 있는 전망대에서는 내부순환로와 성산동 일대의 풍경이 나타나고 그 뒤로 멀리 북한산의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산 자체는 높지 않아 시원한 조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산의 역동적인 산등성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꽤 멋진 풍경으로 다가온다.

 

▲ 마포구_성산_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산 모습 

 

성산은 천천히 둘러봐도 30분이면 충분한 곳이라 먼 곳에서 등산을 위해 찾아갈 만한 곳은 아니다. 다만, 성미산 자락 아래에 있는 성미산 마을이라는 특별한 동네를 함께 둘러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994년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모여 공동육아를 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면서 만든 성미산 마을공동체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교육, 주거, 문화 등에 이르기까지 공동생활을 하는 마을로 발전을 하였다. 행정구역은 마포구 성산동, 망원동, 서교동 지역이지만, 이 일대에 사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성미산 마을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 마포구_성산_가정집을 책방으로 꾸민 개똥이네 책놀이터 

 

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부터 유기농 반찬가게,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카페, 다양한 인문학 활동을 진행하는 마을 극장이 있다. 특히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동네 책방 개똥이네 책 놀이터는 친숙한 느낌의 공간 덕에 마을 아이들이 놀러 와 책을 읽고 가곤 한다. 어린이를 위한 책부터 가족이 다 함께 읽을 수 있는 좋은 책들을 선정해서 판매하고 있으니 성미산 마을에서 꼭 가볼 만한 곳이다.

 

▲ 마포구_성산_와우산 자락에 있는 공민왕 사당과 복원된 광흥창 

 

○ 코스정보 : 성미산 마을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공동체 가게 등을 이용해 허기진 배를 달래는 것을 추천해본다. 엄마의 마음으로 자연의 밥상을 담는 도시락 집인 오색오미 공동체 가게가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현재는 휴점 중이다. 성산동에는 서울의 이색 김밥으로 유명한 연우김밥 가게가 있어 대표 메뉴인 명태 김밥과 유부 김밥으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도 있다.

 

성산이 30분이면 다 둘러볼 수 있는 곳이라 아쉬움이 남는다면 근처의 와우산까지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와우산은 소가 누워있는 모습이라 하여 와우산이라 이름이 붙었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소 등에 있는 길마는 무악에다 벗어놓고, 굴레는 북아현동 남쪽 네거리에 벗은 다음, 여물통은 하수동 앞에 두고 서강을 향해 내려가다가 누워서 뿔은 서강 초등학교 자리, 머리 부분은 서강시민아파트, 엉덩이는 와우시민아파트 자리에 있었던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성산과 비슷하게 주로 마을 주민들이 근린공원으로 산책을 하는 작은 산으로, 광흥창역 방향으로 내려오면 공민왕을 모신 사당을 만날 수 있다.

 

▲ 마포구_성산_연우김밥 가게의 명태김밥 

 

○ 찾아가는 길 :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와 서울성서초등학교 방향으로 약 10분 걸어온 후 월드컵북로 15안길에서 성산 산책로로 진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성서초등학교 일대에는 성미산 마을에서 운영하는 공동체 가게들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서울관광재단_사진제공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국내여행 관련기사목록
더보기
국내여행
제4회 홍매화·들매화 전문사진 및 휴대폰 카메라 콘테스트 수상작 발표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