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스위스 최고의 겨울 체험하기 ③

로컬들과 스키 뒤풀이하고, 눈꽃기차에서 특식 즐기고

이성훈 | 기사입력 2020/11/22 [04:05]

겨울왕국 스위스 최고의 겨울 체험하기 ③

로컬들과 스키 뒤풀이하고, 눈꽃기차에서 특식 즐기고

이성훈 | 입력 : 2020/11/22 [04:05]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스위스에서 스키 탔다면, 이 정도는 돼야지! 월드 챔피언급 슬로프 도전 알프스에서 스키를 탄다면 이 정도 급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쉴트호른(Schilthorn)에서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까지 이어지는 피스트는 장장 15km에 달하는 길이로, 스위스에서도 최장 슬로프 중 하나로 꼽힌다. 매년 1월 말이면 이곳에서 대단한 레이싱이 펼쳐진다. 월드 챔피언급 슬로프는 겨우내 일반에도 개방된다. 난이도가 높은 코스다.

 

▲ Schilthorn 

 

1928년, 몇몇 무모한 영국인들이 세상에서 가장 크레이지한 스키 레이스를 만들었고, 그에 걸맞게도 이름을 지옥이라는 뜻의 “인페르노(Inferno)”라고 지었다. 지금까지도 이 레이스는 그 무엇보다도 도전적인 경기로 꼽힌다. 해발고도 2,900m의 클라이네 쉴트호른(Kleine Schilthorn)에서 시작해 해발고도 800m에서 끝나는 코스다. 노련한 스키어조차도 40여 분이 꼬박 걸리는 하강 코스로, 중간에 몇몇 평지와 완만한 구간이 등장하긴 하지만, 가장 애먹는 부분은 건 배럴로, 지독하게 좁다란 도랑 수준이다.

 

▲ Schilthorn  

 

나도 한 번 힙하게, 로컬들과 함께 스키 뒤풀이, 아니 좀 더 세련되게 아프레 스키(Après-ski ) 아프레 스키가 뭐지? 쉽게 말하면 스키 뒤풀이다. 온종일 스키를 타고 오후 늦게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소셜 액티비티를 뜻한다. 유럽에서는 아프레 스키 문화 및 시설이 얼마나 세련된지에 따라 스키 리조트의 급이 정해질 정도다. 로컬들과 함께 어울려볼 기회기도 하다.

 

▲ Zermatt 

 

체르마트(Zermatt)에는 로컬들 사이에 유명한 아프레 스키 바가 있다. 체르보 마운틴 부티크 리조트(Cervo Mountain Boutique Resort)에 마련된 바로, 전통적인 알프스 분위기와 현대적인 감각이 잘 어우러져 있어, 체르마트에서도 가장 힙한 아프레 스키 장소 중 하나로 꼽힌다. 스키를 타고 체르보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는 데다가, 이브닝 프로그램 큐레이팅이 특별하다.

 

라이브 세션부터 DJ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스위스 고지대에서 양조한 맥주와 각종 칵테일, 체르마트에서 말린 건조육 등도 훌륭하다. 무엇보다 마테호른(Matterhorn) 뷰가 펼쳐지는 햇살 가득한 테라스가 크게 한몫한다.

 

▲ Glacier3000  

 

빙하의 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더 깊이 걸어 들어가 보기 레만호 지역(Lake Léman Region)에도 알프스 산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해발고도 3,000m나 되는 봉우리 주변으로 4,000m급 알프스 산이 장관을 이룬다. 바로, 글래시어 3000이라는 산이다. 케이블카, 건축, 모험, 알프스 산의 경치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이 산에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빙하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빛과 영성의 건축가로 유명한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 Botta)가 설계한 산 정상 케이블카역은 언뜻 보기만 해도 장관임을 알 수 있다.

 

▲ Glacier3000 

 

글래시어 3000은 빙하로 이뤄진 산인만큼,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데, 그중 티쏘 피크 워크(Peak Walk by Tissot)는 굉장하다. 두 산봉우리를 잇는 세계 최초의 도보 현수교가 아찔하게 출렁댄다. 스위스 시계 회사, 티쏘(Tissot)가 기여해 만들어진 출렁다리로, 잊지 못할 체험을 할 수 있다. 케이블카가 운행되는 봉우리와 이보다 5m가량 낮은 봉우리를 연결하는데, 낮은 봉우리까지 가면 아찔한 전망대가 나온다.

 

총 길이 107m, 너비 80cm의 출렁다리는 마터호른, 몽블랑,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봉우리의 절경을 펼쳐낸다. 특히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가 대단하다. 이 출렁다리 이용료는 무료이며, 날씨에 따라 폐쇄될 수 있지만, 연중 개방된다.

 

▲ GlacierExpress 

 

눈꽃기차 특실에 앉아 우아한 정찬과 샴페인 즐기며 심연한 겨울 풍경 속 달리기 마테호른(Matterhorn)이 우뚝 솟아 있는 알프스 산골 마을 체르마트부터 패셔너블한 리조트 생모리츠까지 이어주는 특별한 파노라마 기차다. 튀지스(Thusis)부터 이어지는 알불라(Albula)와 베르니나(Bernina) 철도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을 만큼 감동적인 알프스 깊숙한 파노라마를 선사한다. 베르니나 고개(Bernina Pass)의 가장 높은 지점을 통과하며 짜릿한 풍경을 안겨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렇게 7개의 계곡과 291개의 다리, 91개의 터널을 지나며 약 7시간 30분에 걸쳐 달리는데, 구름 속을 뚫고 올라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알프스의 비밀스런 풍경과 위엄한 알프스 절벽을 지나는 광경도 보여준다. 특히 아찔한 돌다리, 란트바써 비아둑트(Landwasser Viaduct)가 여정 중 하이라이트로 꼽히며, 해발고도 2,000m 이상인 오버알프 고개(Operalp Pass), 라인슐루흐트 계곡(Rheinschlucht Gorge), 푸르카 터널(Furka Tunnel)을 지나며 기막힌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정 중 가장 높은 지점은 오버발트 고개(Operalp Pass)로, 2,033m에 달한다.

 

▲ GlacierExpress  

 

로컬들이나 유럽 여행자들은 체르마트에서 생모리츠 전 구간을 탑승해 특별한 하루를 보내기 즐긴다. 특히, 일등석보다 우위에 있는 엑설런스 클래스(Excellence Class) 탑승 자체를 데이트 코스로 생각하는 노부부도 볼 수 있다. 더욱 안락한 좌석에 앉아 최고의 뷰를 즐기며 미식 체험을 할 수 있다. 엑설런스 클래스의 특별한 점은 기차에 오르자마자 느낄 수 있다.

 

컨시에지 코너가 마련된 데스크에서 환영 인사를 받으며, 체크인과 수하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샴페인을 곁들인 연어 수플레를 맛보며 파노라마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기막힌 풍경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정보를 들을 수 있다. 노련한 승무원들이 여정 내내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부단히 애쓴다. 개별적으로 제공되는 태블렛으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즐길 수도 있고, 여정이 지나는 루트와 지방, 그곳의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 GlacierExpress 

 

여정 중, 승무원들은 와인을 곁들인 향토식 5코스 런치를 서빙한다. 피츠 베르니나(Piz Bernina)나 마터호른(Matterhorn)을 바라보며 맛보는 아뮤즈 부쉬와 샴페인은 그 맛이 배가 된다. 환영주나 식전주로, 글래시어 바(Glacier Bar)를 이용해볼 것을 권한다. 최고의 뷰를 조망할 수 있다. 여정 후반에는 디저트를 곁들인 애프터눈 티가 서빙된다. 엑설런스 클래스에서 즐기는 여정은 단순히 감각적인 만찬일 뿐만 아니라, 스위스 최고의 특별한 체험이 되어줄 것이다. 스위스정부관광청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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