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는 빼고 햇살은 더한 자연과 친해지는 공간, 영월 에코빌리지

사람과 자연이 친해지기 위해선 이용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의도한 불편’이라 부른는

이성훈 | 기사입력 2021/11/15 [06:46]

탄소는 빼고 햇살은 더한 자연과 친해지는 공간, 영월 에코빌리지

사람과 자연이 친해지기 위해선 이용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의도한 불편’이라 부른는

이성훈 | 입력 : 2021/11/15 [06:46]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영월은 구중궁궐처럼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고장이다. 태백산과 치악산이 동서를 받치고, 소백산과 가리왕산이 남북에 우뚝하다. 산뿐인가. 태백에서 솟은 물길이 굽이굽이 흘러 남쪽의 큰 물줄기를 이루는 곳도 영월이다. 산과 물의 아름다운 조화. 영월을 이야기할 때 흔히 ‘천혜’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다.

▲ 영월 에코빌리지는 숲과 강이 어우러진 곳에 자리한다

 

에코빌리지는 하늘이 내린 영월의 은혜로운 자연과 친해지는 공간이다. 사람과 자연이 친해지기 위해선 이용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에코빌리지는 이를 ‘의도한 불편’이라 부른다. 전기와 물을 아끼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 한없이 내주는 자연을 최소한 배려하는 행동인 셈. 에코빌리지 객실에는 TV와 냉장고, 주방 시설이 없다. 세탁한 침구류와 수건도 햇살 좋은 날 자연 건조하고, 다림질 역시 하지 않는다.

 

▲ 제로하우스를 소개하는 전시물들


여기까지가 에코빌리지에서 묵어가는 이들이 감수해야 할 불편이다. 그럼 이런 불편을 감수한 대가는? 자연을 온전히 누리는 것. 객실에서 TV와 주방 시설을 뺀 데는 밖으로 나갈 핑계를 만들어주는 의도도 있다. 자연에서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더 많이 대화하고 웃도록. 로비가 있는 1층에 예쁜 책방을 들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보드게임을 무료로 빌려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코빌리지에 머무는 동안 스마트폰은 잠시 꺼두자.

 

▲ 영월 에코빌리지의 패밀리룸


사랑하는 사람과 근사한 바비큐 파티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바비큐에 필요한 그릴과 숯, 가위, 집게 등은 모두 대여한다. 고기와 식재료, 음료 등 먹거리는 각자 준비해 2층 서비스 룸의 대형 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데스크에 요청하면 개별 바구니를 빌려준다. 서비스 룸에는 대형 냉장고 외에 공용 전자레인지, 냉·온수기 등도 있다.

▲ 1층에 있는 책방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이 소소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지나고 보면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밤하늘에 유리알처럼 박힌 별을 보던 순간도, 창문으로 스미는 투명한 아침 햇살에 잠을 깨던 순간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산새 소리에 귀 기울이던 순간마저 가슴에 또렷이 남는다. 에코빌리지는 투숙객이 편안히 별을 감상하도록 매일 밤 9시부터 10분쯤 전체를 소등한다. 잔디 마당에서 ‘불멍’을 즐기는 시간도 매력적이다.

 

▲ 영월 에코빌리지 체험실


에코빌리지는 ‘제로 하우스’, 그러니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자립형 건물이다. 이곳에선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고, 태양열로 객실을 덥힌다. 태양광과 태양열을 최대한 끌어들이기 위해 건물은 남향으로 앉히고 차양을 없앴다. 모든 객실을 전면에 가지런히 배치한 것도 같은 이유다.

 

▲ 고기만 준비하면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고성능 창호와 고단열·고기밀 자재를 사용해 열 손실을 줄이고, 객실 내 오염된 공기는 회전형 열교환 장치로 온도와 습도만 회수해 신선한 공기와 함께 다시 공급한다. 태양광만으로 전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계절을 대비해 톱밥과 버려진 목재 같은 재생 연료를 사용하는 펠릿 보일러도 마련했다. 에코빌리지의 태양광발전 설비는 최대 전력 50.4kW를 생산한다.

 

▲ 영월 에코빌리지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에코빌리지 1층에는 제로 하우스의 개념과 원리를 설명한 패널이 있다. 제로 하우스 건축 방식과 효용을 그림과 더불어 소개해서 아이들에게도 유익하다. ‘에너지 점핑’ ‘싱싱한 자전거’처럼 스스로 전기를 만드는 체험이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TV를 한 시간 덜 보면 이산화탄소를 연간 37.1kg 줄일 수 있다거나, 외벽과 창문, 지붕, 바닥으로 새는 난방비가 전체의 82%를 차지한다는 정보는 실생활에도 유용하다.

 

▲ 영월 에코빌리지의 카페테리아


에코빌리지의 18개 객실은 더블(2인)과 트윈(3인), 패밀리(4인) 등 3가지 타입이 있다. 단체 이용자를 위한 세미나실과 카페테리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입실은 오후 3시, 퇴실은 오전 11시. 객실 예약은 전화로 해야 한다.

 

▲ 동강생태정보센터와 영월곤충박물관


에코빌리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동강생태정보센터와 영월곤충박물관이 있다. 두 곳 모두 자연과 생태를 주제로 꾸며서 에코빌리지와 연계해 돌아보기 좋다. 동강생태정보센터는 동강의 우수한 생물자원을 보존·학습하기 위해 건립한 공간이다. 동강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동식물에 관한 전시물을 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배운다. 동강 래프팅을 입체 영상으로 실감 나게 체험하는 ‘3D 동강 래프팅’은 동강생태정보센터의 최고 인기 코스다. 여름에는 야외 물놀이장도 운영한다.

 

▲ 동강생태정보센터 전시관


동강생태정보센터와 100m 남짓 떨어진 영월곤충박물관은 아이들에게 자연 사랑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문을 열었다. 전시관에는 멸종 위기 곤충, 나비류, 외국 곤충, 수서곤충 등 다양한 표본 3000여 점이 있다. 장수하늘소와 산굴뚝나비(천연기념물), 붉은점모시나비(멸종 위기 야생 생물 1급) 등 귀한 표본이 많고, 영화 양들의 침묵 포스터에 있는 탈박각시 표본도 흥미롭다. 요즘은 보기 힘든 물장군, 왕지네 등 살아 있는 곤충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 영월곤충박물관 표본 전시실


단종 유배지로 알려진 영월 청령포(명승)는 아름다운숲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솔숲을 품었다. 단종어소 주위로 우뚝 선 아름드리 소나무가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솔숲 사이로 나무 덱이 마련돼 삼림욕을 하기 편하다. 단종의 비참한 유배 생활을 묵묵히 굽어본 수령 600년 관음송(천연기념물)이 청령포의 터줏대감이다.

 

▲ 청령포 솔숲

 

당일여행 : 영월 청령포→동강생태정보센터→영월곤충박물관→에코빌리지 / 1박 2일 여행 : 첫날_한반도지형전망대→영월 선돌→영월 청령포→에코빌리지 / 둘째날_동강생태정보센터→영월곤충박물관→영월중앙시장→영월 장릉

 

○ 관련 웹 사이트

 - 영월문화관광 www.yw.go.kr/tour/index.do

 - 에코빌리지 http://ecovil.kr

 - 동강생태정보센터 www.ywmuseum.com/museum

 - 영월곤충박물관 www.insectarium.co.kr

 

○ 주변 볼거리 : 영월 고씨굴, 난고김삿갓유적지, 법흥사, 영월 장릉, 관풍헌 / 관광공사_사진제공

강원 영월군 영월읍 동강로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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