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주부전 의 전설이 있는 경남 사천 비토섬

비토섬은 날 비(飛), 토끼 토(兎)를 써서 토끼가 날아오른 섬

이성훈 | 기사입력 2019/05/27 [05:41]

별주부전 의 전설이 있는 경남 사천 비토섬

비토섬은 날 비(飛), 토끼 토(兎)를 써서 토끼가 날아오른 섬

이성훈 | 입력 : 2019/05/27 [05:41]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경남 사천시 서포면에 위치한 비토섬에는 토끼와 거북, 용왕이 등장하는 별주부전 의 전설이 있다. 비토섬은 날 비(飛), 토끼 토(兎)를 써서 토끼가 날아오른 섬 이라는 뜻이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올랐다는 월등도를 비롯해 토끼섬, 거북섬, 목섬 등이 이곳이 별주부전의 배경임을 자연스레 알려준다.

▲ 하늘에서 내려다 본 비토섬 전경 _ 사천시청


판소리 수궁가에 갑신년 중하월에 남해 광리왕이 영덕전을 새로 짓고 대연을 베풀 제 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남해 광리왕이 남해 용왕이며, 비토섬과 월등도의 지명이나 모양으로 별주부전 의 배경을 삼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토섬에서 만나는 토끼와 거북의 전설은 우리가 아는 내용과 조금 다르다.

▲ 비토섬의 토끼와 거북이 


토끼와 거북이 다시 뭍으로 나가는 때부터 상황이 급변한다. 토끼가 월등도 앞바다에 당도하자마자 육지인 줄 알고 뛰어내렸는데, 달빛에 반사된 월등도의 그림자였다. 결국 토끼는 바다에 빠져 죽었고, 토끼의 간을 얻지 못한 거북도 용왕을 볼 면목이 없어 노심초사하다가 자살하고 만다. 한편 토끼의 아내는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 토끼가 달을 보고 뛰어오른 곳은 월등도가 됐고, 월등도 주변에 토끼와 거북, 토끼 아내가 죽어 변한 토끼섬, 거북섬, 목섬이 전설을 증언하듯 남았다. 

 

▲ 월등도에서 바라본 토끼섬과 거북섬    

 

비토섬에 전하는 색다른 이야기를 만났으니, 이제 비토섬을 천천히 둘러보자. 곤양 IC에서 남쪽으로 서포면 소재지를 지나면 비토교와 거북교를 건너 비토섬에 들어선다. 비토교는 1992년 개통한 연륙교다.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삼천포항으로 배편이 운항했지만, 다리가 개통하면서 차로 사천과 삼천포를 오갔다고 한다.

 

▲ 비토섬과 월등도 사이의 갯벌

 

먼저 월등도로 가자. 월등도 입구 하봉마을에는 토끼와 거북 조형물과 비토섬의 전설을 새긴 안내판이 있다. 월등도는 조수 간만의 차로 하루 두 번 길이 열리기 때문에 미리 물때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썰물이 되면 월등도를 사이에 둔 바다는 거대한 갯벌로 변한다. 바지락과 굴을 캐는 풍경과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섬의 풍취를 더한다.

 

▲ 월등도에서 토끼섬으로 이어지는 해안산책로    

 

월등도에서 토끼섬 입구까지 도로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지고, 현재 토끼섬에도 해안 산책로를 만들고 있다. 바다 쪽으로 토끼섬과 거북섬이 솟았고, 사천만 바다 건너편으로 사천의 진산인 와룡산이 보인다. 비토섬에는 비토해양낚시공원과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이 있다.

 

▲ 비토 해양낚시공원의 해상펜션  

 

별학도에 자리한 비토해양낚시공원은 혼합 밑밥 사용을 금지해 건전한 낚시 문화를 추구하는 유료 낚시터다. 200m가 넘는 해상 보행교를 건너면 매표소 지나 왼쪽으로 300m 남짓한 해안 산책로, 부양식 낚시 잔교 2곳, 해상 펜션 4동 등으로 구성된다.

 

▲ 비토섬국민여가캠핑장의 야외광장과 해안산책로  

 

해안 산책로에서는 사천만을 빠져나가는 너른 바다와 각산, 삼천포대교, 창선대교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은 자연주의 캠핑을 추구하는 곳이다. 캠핑장 내로 자동차를 가져갈 수 없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기 좋고, 주차장에서 캠핑장까지 카트로 짐을 날라준다. 캠핑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산책 삼아 둘러볼 수 있다.

 

▲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의 전망대 전경    

 

일반 캠핑 데크와 글램핑 시설을 고루 갖췄으며, 캠핑장 이름이 토끼, 자라, 용왕, 용궁이라 《별주부전》을 연상케 한다. 용왕캠핑장은 대가족이나 여러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단체 글램핑장으로, 냉난방 시설은 물론 내부에 화장실과 샤워실도 마련했다. 토끼캠핑장에는 토끼와 거북, 물고기 형상을 한 스토리하우스가 있다.

 

▲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의 스토리하우스    

 

아담하고 깔끔해 비토국민여가캠핑장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은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갯벌이 펼쳐진 해안가와 인접하다. 빛 공해가 없어 밤하늘의 아름다움도 만끽할 수 있다. 조금 걸어 오르면 사천만 바다와 각산, 삼천포대교, 남해군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나오고, 내려가면 너른 갯벌을 끼고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가 있다. 비토국민여가캠핑장에 묵으면 예약 인원 전원에게 제공하는 사천바다케이블카 할인권(1인당 5000원)도 꼭 챙기자.

 

▲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의 갯벌이 드러난 바다와 해안산책로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사천 여행의 메카다. 섬과 바다, 산을 잇는 특별한 케이블카로 세 개 정류장이 있다. 삼천포대교 입구에 있는 대방정류장을 중심으로 초양정류장까지는 바다 구간, 대방정류장에서 각산정류장까지는 산 구간이다. 케이블카는 대방-초양-대방-각산-대방정류장 순서로 운행한다.

 

▲ 사천 바다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삼천포대교와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풍경  

 

선로 길이 2.43km, 왕복 20분 이상 걸린다. 캐빈 45대가 운행하며, 그중 15대는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이다. 바닥과 측면이 이어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투명한 부분이 넓어, 여느 해상케이블카보다 스릴이 넘친다.  각산정류장에서 2층으로 나가면 각산전망대로 오르는 길이다.

 

▲ 사천바다케이블카의 각산정류장에서 바라본 비토섬 주변 풍경과 멀리 보이는 하동의 금오산    

 

가파른 나무 계단을 잠깐 오르면 삼천포대교와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등 창선도와 남해도를 잇는 다리의 향연이 펼쳐지고, 남해 금산과 망운산이 바다 위로 볼록하다.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비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대방정류장 매표소 2층 매점에서 토끼와자라빵 도 맛보자. 자라가 토끼를 업은 모습으로, 찰보리와 톳을 넣어 바다 향이 진하다. 

 

▲ 사천 바다케이블카 2층에서 판매하는 토끼와자라빵    

 

대방진굴항(경남문화재자료 93호)은 고려 시대에 설치한 군항 시설로, 지금의 모습은 1820년경 완공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수군 기지로 활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원형으로 길게 이어진 굴항을 따라 느티나무와 팽나무 등 노거수가 늘어섰다. 특히 계단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는 7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한다. 노거수 잎이 무성해지면 대방진굴항의 물빛도 더욱 그윽해진다.

 

▲ 대방진굴항의 전경    


대방진굴항에서 약 5km 거리에 남일대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에는 거대한 코끼리가 바닷물을 들이켜는 듯 보이는 코끼리바위가 유명하다. 해변 왼쪽은 해안도로를 따라 코끼리바위까지 산책할 수 있고, 오른쪽은 코끼리바위 전경을 담기 좋다. 

 

▲ 남일대 코끼리바위 전경  


임진왜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사천선진리왜성과 조명군총이다. 사천선진리왜성(경남문화재자료 274호)은 돌을 비스듬하게 쌓은 왜성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성벽과 성문을 복원했고, 가장 높은 곳에 천수각 터가 남았다. 선진리왜성 내에는 1592년 5월 29일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왜군의 함선 12척을 유인해 모두 격침한 이충무공사천해전승첩기념비가 있다.

 

▲ 임진왜란의 안타까운 비극의 현장인 조명군총    


사천해전은 거북선이 처음 등장하는 해전으로 그 의미가 크다.  사천조명군총(경남기념물 80호)은 임진왜란의 비극이 서린 곳이다. 선진리왜성을 점령하기 위해 진을 친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은 군영 내부에서 일어난 거대한 폭발과 화재에 이어 왜군의 기습을 받아 크게 패했다.

 

▲ 선진리성의 가장 높은 곳에 쌓은 천수각의 흔적  


왜군이 전사자의 귀와 코를 베어 일본으로 보내고, 선진리왜성 밖에 시신을 집단으로 매장한 것이 지금의 조명군총이다.  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야외전시장에는 대통령 전용기인 C-54 스카이마스터,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B-29 중폭격기,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C-124 등 2차 세계대전부터 항공기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항공기 20여 대가 전시된다.

 

▲ 사천 항공우주박물관 야외에 전시된 B-29전폭기 전경  

 

영화 웰컴 투 동막골 강철비 촬영에 쓰인 C-123K, 수리온도 있다. 전시관은 자유수호관과 항공우주관으로 나뉜다. 에비에이션센터 1층 항공산업관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만든 다목적 전투기 FA-50의 조종석에 앉아볼 수 있다. 사천 여행 마무리는 실안해안도로가 제격이다. 모충공원을 지나며 시작하는 도로는 사천만 해안을 따라 삼천포대교 아래까지 6km 남짓 이어진다. 바다를 바라보는 곳에 카페와 숙박 시설이 많고, 사천8경에 드는 실안낙조도 만날 수 있다.

 

▲ 실안해안도로에서 본 일몰 풍경_사천시청  

 

○ 당일여행 : 항공우주박물관→사천선진리왜성과 사천조명군총→사천바다케이블카→비토섬(비토국민여가캠핑장 산책, 비토해양낚시공원)

 

○ 1박 2일 여행 : 첫날_다솔사→거북선마을→비토섬(비토국민여가캠핑장, 비토해양낚시공원) / 둘째날_항공우주박물관→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사천선진리왜성과 사천조명군총→남일대해수욕장(코끼리바위)→대방진굴항→사천바다케이블카→실안해안도로 일몰

 

○ 주변 볼거리 : 백천사, 다솔사, 와인갤러리, 노산공원, 박재삼문학관, 삼천포용궁수산시장 / 사천시청.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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