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족추천 여행지 '충청 보령'

갱도는 광산에서 석탄을 캐기 위해 인위적으로 뚫은 굴을 가리

김민강 | 기사입력 2008/07/28 [11:28]

8월 가족추천 여행지 '충청 보령'

갱도는 광산에서 석탄을 캐기 위해 인위적으로 뚫은 굴을 가리

김민강 | 입력 : 2008/07/28 [11:28]

30℃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정말이지 서늘한 바람이 사무치도록 그리워진다. 하지만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뒤범벅이 되어버린 도시에서 산 위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을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 그래서 짐을 꾸린다.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줄, 서늘한 바람을 만나기 위해. 충남 보령시 청라면 성주산 자락에 위치한 보령냉풍욕장. 해수욕도 아니고 삼림욕도 아닌 냉풍욕이라. 참 생소하다.

▲ 냉풍욕장의 평균 실내온도 12도를 가리키고 있다


해수욕은 바닷가에서 즐기고 삼림욕은 숲속에서 즐기면 된다지만 이름도 생소한 냉풍욕은 어디에서 즐길 수 있을까. 정답은 갱도다. 갱도는 광산에서 석탄을 캐기 위해 인위적으로 뚫은 굴을 가리킨다. 그러니 냉풍욕은 바다도 산도 아닌 땅속에서 즐기는 셈이다.

냉풍체험장이라고 적힌 큼직한 안내판을 따라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정말 어디선가 솔솔솔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선선하던 바람은 앞으로 나아갈수록 조금씩 냉기를 더한다. 냉풍이 시작되는 갱도 입구에선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서늘한 바람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냉풍욕장에서 바람이 나오는 이유는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는 대류현상 때문이다.

▲ 석탄 박물관 냉풍터널


그래서 바깥 기온이 높아질수록 냉풍욕장 안에서는 더욱 많은 바람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 에어컨이 따로 없다. 푹푹 찌는 바깥 기온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갱도 안으로 들어온 것만으로도 황송한데, 거기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이 보다 행복할 순 없다.

노랫말에 나오는 바로 그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줄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냉풍욕장 안으로 발을 들여 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은근히 따뜻한 햇살이 그리워진다. 처음 발을 들일 때는 한도 끝도 없이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하다.

권장 여름철 실내 적정 온도가 26℃~28℃, 그리고 자동차 에어컨을 최저 온도로 설정했을 때가 18℃ 정도에 불과하니, 평균 13℃를 유지하는 냉풍욕장으로 들어서는 것은 조금 과장해 맨몸으로 냉장고 속에 들어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리 한여름이라고 해도 간단히 걸칠 수 있는 웃옷 한 벌쯤은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냉풍욕장에서 나온 물이 흘러드는 광장 옆 물길도 놓칠 수 없다. 탁족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이곳에선 누구나 발을 담그고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한여름 무더위가 몇 걸음 뒤로 물러선 듯하다. 보령시농업기술센터에서 관리하는 보령냉풍욕장은 지난 1995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사실 이곳 갱도는 1989년 석탄합리화 조치에 의해 폐광된 이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13℃ 내외의 냉풍을 이용해 여름철 양송이를 재배하는 양송이 재배단지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이 지역에선 냉풍욕장으로 개방하는 갱도를 포함해 모두 17개의 갱도를 활용해 양송이를 재배하고 있다. 덕분에 주변에서 양송이 회 무침에서 양송이 부침개까지 다양한 양송이 음식을 먹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양송이를 구입할 수도 있다. 인근 농가에서 판매하는 양송이는 2kg에 1만원 이다.

보령냉풍욕장은 7월과 8월, 두 달간만 일반에 개방하며 이용 가능한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는 무료다. 보령석탄박물관에서도 냉풍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서두르지 말자. 보령석탄박물관에는 이런저런 볼거리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보령석탄박물관은 2층으로 이뤄진 내부전시관과 야외전시관, 그리고 갱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놓은 모의갱도로 구분된다.

▲ 석탄 박물관 


이중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모의갱도. 모의갱도로 가기 위해서는 내부전시관 2층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이게 또 예사롭지 않다. 이 엘리베이터는 관람객들이 수갱(수직갱도)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특수 엘리베이터로 램프의 순차적인 점등방법과 흔들림, 음향, 공기의 흐름 등의 특수효과를 이용해 탑승자들이 실제 지하 400m까지 내려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 석탄 박물관내 지하 갱도재현 전시 


엘리베이터에 오르면 마치 놀이공원의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실감이 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40m에 걸쳐 모의 갱도가 이어지고 모의갱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120m 정도 냉풍터널이 이어진다. 모의갱도를 나올 때는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400m(?)를 다시 거슬러 올라야 간신히 야외전시장으로 이어진 출구로 나올 수 있다.

보령석탄박물관은 8월 한 달 동안 휴관 없이 상시 개방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 어른 1천원, 어린이 5백원이다. 땅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실컷 즐겼으면 이제는 울창한 숲과 계곡이 만들어낸 청정 바람을 즐길 차례다. 보령을 대표하는 계곡으로는 성주산자연휴양림 입구와 이어진 화장골계곡과 성주삼거리에서 성주사지를 지나 만나는 심연동계곡을 꼽을 수 있다.

▲ 성주산 자연휴양림


두 곳 모두 성주산(677m)을 주산으로 두고 있어 형제계곡이라 불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사뭇 다르다. 화장골계곡이 잘 정돈된 느낌이라면 심연동계곡은 조금은 투박한 느낌이랄까. 어쨌든 보령을 대표하는 두 계곡은 그렇게 비슷한 듯 서로 다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두 계곡을 따라 성주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코스도 한번쯤 도전해볼만하다. 

보령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바로 머드다. 그래서 어떤 이유로 보령을 찾았든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머드체험관이다. 대천해수욕장 시민탑광장 좌측에 자리한 머드체험관에서는 머드마사지와 해수탕과 머드를 섞어놓은 머드해수탕 등 머드에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머드체험관 운영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8시까지. 머드셀프체험을 할 수 있는 머드탕 이용료는 어른 5천원, 어린이 3천원이다. 머드전신마사지는 3만원, 얼굴마사지는 1만5천원이다. 매주 월요일, 설․추석연휴, 관공서의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한다. 

○ 관련 웹사이트
- 보령시청 문화관광 :
www.boryeong.chungnam.kr
- 보령시농업기술센터 : www.boryeong-atc.com
- 보령석탄박물관 : www.1stcoal.go.kr
- 성주산자연휴양림 : www.foreston.go.kr
- 대천해수욕장 : www.daechonbeach.or.kr

○ 문의
- 보령시청 문화관광과 : 041)930-3541~2
- 보령시농업기술센터 : 041)930-3561
- 보령석탄박물관 : 041)934-1902
- 성주산자연휴양림 : 041)934-7133
- 보령머드체험관 : 041)931-4021~2

○ 대중교통
[고속버스]
- 서울(강남/남부/동서울)↔보령터미널 : 1일 29회 운행, 3시간 소요
- 광주↔보령터미널 : 1일 4회 운행, 3시간 소요
- 대전↔보령터미널 : 1일 14회 운행, 2시간 소요


[기차]
- 용산역↔대천역 : 1일 16회 운행, 2시간40분 소요
  새마을 7회(07:35, 09:30, 11:40, 13:40, 15:35, 17:30, 20:20),
  무궁화 9회(05:40, 06:23, 08:20, 10:32, 12:40, 14:25, 16:20, 18:33, 19:35)

○ 주변 볼거리 : 
- 무창포해수욕장, 독산해수욕장, 오서산, 개화예술공원등 다양하다.

동대동사는사람 08/08/21 [23:45] 수정 삭제  
  이렇게 자세하게 나온걸보고 우리 고장?에 이런곳이 있다는게

놀랐고 다시 한번 고장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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