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 양파시장 치벨레매리트 구시가지에 50톤의 양파가 주렁주렁

유네스코 문화재로 지정된 고귀한 구시가지에 양파랑 마늘 냄새가 웬 말

이성훈 | 기사입력 2021/10/12 [15:18]

베른 양파시장 치벨레매리트 구시가지에 50톤의 양파가 주렁주렁

유네스코 문화재로 지정된 고귀한 구시가지에 양파랑 마늘 냄새가 웬 말

이성훈 | 입력 : 2021/10/12 [15:18]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일 년에 단 한 번, 유네스코 세계 문화재로 지정된 베른 구시가 전체가 양파로 뒤덮인다. 어여쁜 꽃 장식 대신에 볼품없는 양파가 가판대를 주렁주렁 장식하고 있다. 흔하디흔한 양파가 도대체 무슨 이유로 베른 사람들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구시가지를 점령하게 된 걸까? 

 

▲ SWITZERLAND WINTER     ©스위스 정부관광청_사진제공

 

베른의 양파 시장, 치벨레매리트(Zibelemärit)는 매년 11월 네 번째 월요일에 펼쳐지는 전통 민속 축제다. 주변 지역의 농부들이 50톤 이상의 양파와 마늘을 싸매고 스위스의 수도, 베른으로 몰려온다. 게다가 이 시끌벅적한 축제는 꼭두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특별히 마련된 기차에 수천 개의 양파와 마늘을 싣고 새벽 5시에 베른에 도착하는 것이다. 

 

▲ SWITZERLAND.GET NATURAL  © 스위스 정부관광청_사진제공

 

양파에 곁다리 끼어 있는 조연은 바로 마늘이다. 양파와 마늘. 냄새에 민감한 유럽 사람들이 이게 웬일일까, 궁금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1405년 베른 대화재 당시 도움을 주었던 옆 프리부르(Fribourg) 도시 사람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베른에서 양파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허가하면서 시작된 축제라 한다. 

 

▲ SWITZERLAND.GET NATURAL  © 스위스 정부관광청_사진제공

 

아침 일찍 시작되는 이 행사로, 베른 주민들은 물론 주변 동네, 주변 국가에서 구경꾼들이 몰려들어 골목골목이 한가득하다. 다채로운 노점상에는 도자기, 빵, 야채, 각종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한가득이다. 11월이면 꽤 쌀쌀한 베른의 날씨에서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이유는 바로 글뤼바인(Glühwein)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와인에 정향과 계피, 오렌지, 설탕 등을 첨가하여 따끈하게 데운 음료로, 스위스 겨울철 시장을 훈훈하게 데워주는 명물 중 하나다. 

 

양파가 들어가는 음식이야말로 장터의 주인공이다. 양파 수프, 양파 치즈, 양파 빵, 양파 타르트, 양파링까지, 양파가 들어간 음식을 한 입 먹어 보면 양파가 이렇게 달콤한 야채였나, 양파를 다시 보게 된다. 스위스 장터니만큼, 치즈와 치즈 케이크도 빠질 수 없다. 양파를 이용해 만든 못난이 인형과 각종 수공예품도 재미난 볼거리다. 

 

색종이를 돌돌 말아 만든 콘페티(confetti)를 서로에게 던지며 까르륵대느라 정신없는 꼬마 아이들도 양파 시장의 정겨운 풍경 중 하나다. 스위스 정부관광청_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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