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치유가 어우러진 문화 공간, 거창근대의료박물관경남 거창군 거창읍 시장1길 32 1954년에 지어진 거창지역 최초의 근대의료시설로 당시 종합병원이[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거창의 도심 속 익숙한 현대식 건물들 사이에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거창근대의료박물관이 있다. 옛 자생의원이었던 이곳은 1954년에 지어진 거창지역 최초의 근대의료시설로 당시 종합병원이 없던 이 지역에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중대한 역할을 담당했다.
2006년 폐원할 때까지 50여 년 가까이 거창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거창의 ‘집단 기억의 저장고’ 역할도 한다. 이처럼 소중한 공간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미래 세대로 이어지도록, 2016년에 자생의원은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고 거창근대의료박물관으로 다시 한번 태어났다.
자생의원을 설립한 故 성수현 원장은 서울대 의대 제1회 졸업생으로 6·25 전쟁에 군의관으로 참전했다가 다리 부상으로 제대한 후 고향인 거창에 병원을 열었다. 2006년 병원이 문을 닫은 후 유족들이 시설을 기부하고 거창군청이 부지를 매입했다. 2013년에 자생의원은 문화유산청 국가등록문화유산(공식 명칭 : 거창 구 자생의원)으로 지정받았다. 본관, 입원동, 의사가 거주하는 주택동을 완벽하게 갖춘 해방 이후 건립된 지방근대의료시설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거창근대의료박물관은 석조건물 특유의 단정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풍긴다. 선이 유려한 현관 입구의 아치와 정문은 근대식 건축물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정문을 열면 그 시대 그 순간으로 이동할 것 같은 비현실적인 기분이 든다.
박물관의 전체 규모는 대지 962m2, 건물 446m2으로 보기에는 아담하지만, 병원동, 입원동, 주택동 등 크게 3동으로 구성되어 공간 배치가 효율적이다. 먼저 1954년에 본관 병원동과 입원동, 주택동이 하나의 지붕으로 연결되어 건축되었고, 주택동은 따로 출입구와 마당을 두어 병원동과 분리했다.
이후 1963년에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입원동을 증축했다. 이렇게 거창근대의료박물관은 서로 이질적인 석조, 한옥, 양옥의 건축양식으로 덧붙여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처음부터 하나의 건축물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이 신기하다.
댓돌 위에 신발을 벗고 병원동에 올라서면, 현관문에서부터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는 T자형 나무 바닥 마루가 좁고 길게 쭉 뻗어있다. 복도의 양쪽으로 진료실, 처치실, 약제실과 수술실, X-선실 등의 방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당시에도 의사의 치료 동선을 고려하여 공간을 배치한 점이 인상적이다.
현재 병원동 전체는 의료전시실로 활용되고 있으며 전시된 옛 진료기록과 수술 장비들, 약품들, 사진 등을 통해 당시의 의료 수준을 짐작해볼 수 있다. 총 150여 점의 전시물들은 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박물관과 유족의 도움으로 확보된 유품과 의학 자료들이다. 병원동 전체에서 단연 흥미로운 방은 수술실이다.
낯선 모양의 마취 장비와 수술대, 외과수술 기구들을 살펴보니, 당시의 수술 현장이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육중한 덩치의 기계가 1960년대의 엑스레이 촬영 장비라는 점과 X-선실에 필름 현상을 위한 암실이 따로 있었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1960년대 초, 자생의원은 부산에서 미군이 사용하던 X-ray 장비를 사들인 덕분에 더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었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ㄷ’자 형태의 자그마한 마당을 품고 있는 한옥 입원동은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옛 입원실로 재현된 방에 걸려있는 오래된 링거병과 이불, 소소한 세간살이 등에서 그 당시 삶의 애환이 묻어난다. 한옥 입원동을 한 바퀴 돌아보는 동안, 문화관광해설사가 툇마루 아래에 방마다 하나씩 달린 아궁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지금은 덮개로 막아 놓았지만, 그 당시 환자 가족들은 좁은 마당에 각자 임시부엌을 만들어놓고 직접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지어 환자의 식사를 해결했다고 한다. 요즘처럼 편리한 병원식이 제공되는 현대의 입원 병동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 놀랍다.
의사가 생활했던 주택동은 별도의 출입구와 마당이 있는 한옥 기와집이다. 집 내부의 한쪽 면이 본관 병원동의 복도 끝과 연결되어 있어 밤에 응급환자가 찾아와도 의사가 바로 나가서 처치할 수 있었다. 집이었지만 의사가 24시간 상주하는 응급실 역할을 했던 셈이다.
현재 주택동의 서재, 침실, 주방 등은 생활사 전시관으로 변모하여 옛 수술동의서와 의학서적들, 책상, 인두, 홍두깨, 도자기 등 다양한 생활용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그 시절의 삶을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요즘 거창근대의료박물관은 특색있고 차별화된 근대의료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흥미진진한 근대의료의 역사를 듣는 이야기의 공간이자 역사와 치유를 경험하는 이색적인 문화 체험의 공간으로 채워가고 있다. 때때로 박물관의 앞마당은 삶을 위로하는 힐링 콘서트의 공간으로 이용된다.
거창전통시장은 거창근대의료박물관에서 도보 3분 거리로 가깝다. 근처에 있는 문화거리를 따라서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구경하며 시장까지 걸어보자. 시장 맛집들은 순댓국 골목과 묵집 골목에 있다. 전통 오일장은 매달 1일과 6로 끝나는 날 열리는데 꽤 큰 규모의 장으로 시장통 길이 꽉 들어찬다.
거창창포원은 사계절 내내 꽃들의 향연과 황강의 빼어난 수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친환경 수변생태공원이다. 전체 규모가 축구장 66배에 달하며, 봄에는 꽃창포가 보랏빛 물결을 이루고, 여름에는 수련과 수국, 가을에는 국화와 단풍, 겨울에는 물억새 등 계절마다 다른 테마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거창항노화힐링랜드의 Y자형 출렁다리는 우두산 협곡의 600m 공중에서 깎아지른 절벽 사이를 세 방향으로 연결한 빨간색 산악 보도교로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바닥이 숭숭 뚫린 다리 위로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느끼는 스릴과 다리 너머로 펼쳐진 절경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경험이다.
○ 당일여행 : 거창근대의료박물관→거창전통시장→거창항노화힐링랜드 Y자형 출렁다리
○ 1박 2일 여행 : 첫날_거창근대의료박물관→거창전통시장→거창창포원 / 둘째날_거창항노화힐링랜드(Y자형 출렁다리, 자생식물원, 견암폭포, 산림치유센터)→가조온천관광지
○ 관련 웹 사이트 - 거창문화관광 www.geochang.go.kr/tour - 거창근대의료박물관 https://www.geochang.go.kr - 거창항노화힐링랜드 https://www.foresttrip.go.kr - 거창창포원 www.geochang.go.kr/changpowon - 거창전통시장 www.kgcm.kr
○ 운영정보 [거창근대의료박물관] - 운영시간: 전시관 10:00~17:00 (화~일) - 휴무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 요금 : 무료
[거창전통시장] - 운영시간 : 상설시장 09:00~18:00 / 전통 오일장(매달 끝자리 1일, 6일) - 휴무 : 상설시장 매월 2일,17일 - 주차 : 거창전통시장 공영주차장(유료)
[거창창포원] - 운영시간: 수변생태정원(야외) 09:00~20:00 / 열대식물원 09:00~18:00(매주 수요일은 오후 5시 입장 마감) - 휴무 : 매주 월요일(야외 수변생태정원은 이용 가능) - 요금 : 무료
[거창항노화힐링랜드] - 운영시간: 하절기(3월-10월) 09:00~18:00(매표 마감 17:00) / 동절기(11월~2월) 09:00~17:00(매표 마감 16:00) - 휴무 : 매주 월요일 - 요금 : 3천원
○ 문의 - 거창근대의료박물관 055-940-8747 - 거창항노화힐링랜드 055-940-7930 - 거창창포원 055-940-8840 - 거창전통시장 055-944-2581
○ 주변 볼거리 : 거창 수승대, 감악산 별바람 언덕, 가조온천관광지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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