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레블뉴스=이형훈 기자] 혹한의 계절을 지나는 중이다. 얼음장 같은 북풍에 놀라 속절없이 남쪽으로 몸을 돌릴 무렵, 먼바다 건너에서 마음마저 녹여줄 소식이 들려왔다. 압해도에 있는 ‘1004섬분재정원’이 애기동백 천지가 되었다고 한다. 매운 추위를 뚫고 올라온 애기동백의 붉은빛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따뜻함이 느껴질 붉은 꽃잎이 보고 싶어 1004섬분재정원이 있는 압해도로 향했다.
압해도는 전남 신안군의 바다 중심부를 차지하는 섬이다. 육지를 기준으로 목포시와 무안군, 신안군 쪽으로는 자은도와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를 오가는 길목이 압해도의 위치다.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세 개 방향으로 뻗은 압해도의 지형을 확인할 수가 있다.
그 땅의 끝에 압해대교와 김대중대교, 천사대교가 연결되어 있다. 떨어진 섬들을 이어주고, 바다로 나아가려는 육지의 통로 구실을 톡톡히 해주는 다리들이다. 1004섬분재정원은 압해도의 지형이 서쪽으로 뻗어 나가는 곳에 자리한다.
뒤로는 송공산을 두었고, 정면에 서해가 펼쳐진 곳이다. 1004섬분재정원에는 분재원과 작은수목원, 초화원, 쇼나조각원, 애기동백숲길 등이 갖춰져 있다. 1004섬분재정원의 애기동백은 이곳이 설립되기 전부터 자라고 있었다. 1004섬분재정원이 들어선 이후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해 현재는 약 20,000그루 이상에 달한다.
한 그루에 애기동백이 2,000여 송이 개화하는데, 날씨가 따듯한 해에는 1004섬분재정원 전체에 최대 4,000만 송이의 동백꽃이 핀다. 이렇게 많은 수 덕분에 애기동백은 1004섬분재정원을 대표하는 수종이 되었다. 애기동백기념품 숍을 지나면 자연스럽게 애기동백숲길로 접어든다.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적당한 경사로를 조성한 길이다. 애기동백은 가을 단풍이 모두 자취를 감추는 11월부터 해를 넘긴 2월까지 빨간색 꽃을 피운다.
삭막한 한겨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잎을 활짝 여는 모습이 대견해서일까? 이맘때쯤 우리나라 남쪽 지역을 여행하는 이들이라면 동백꽃을 보고는 반가워하지 않는 이가 없다. 1004섬분재정원의 애기동백숲길을 걷는 이들의 반응도 대개 비슷하다.
하루 중 애기동백이 가장 고운 모습으로 보이는 시간은 해가 서쪽으로 지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다. 저무는 햇빛을 받은 애기동백의 꽃잎과 나뭇잎을 감상하며,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까지 즐길 수 있는 절정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1004섬분재정원에는 애기동백숲길 외에도 즐길 장소가 많다. 쇼나조각원은 쇼나 부족이 만든 약 120점의 조각 작품을 볼 수 있는 야외 전시장이다. 쇼나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짐바브웨의 부족 이름이다. 정과 망치로 주로 인간의 모습을 조각했는데, 피카소와 마티스의 작품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다.
햇살연못 주변과 애기동백카페는 1004섬분재정원을 걷다 잠시 쉴 수 있는 장소다. 폭포와 기암괴석으로 꾸민 암석원은 마치 잠시 산속 작은 숲으로 순간 이동한 느낌을 준다. 배롱나무 정원은 약 200년 전 나주시 덕림리 마을에 심었던 배롱나무들을 기증받아 조성했다.
1004섬분재정원이라는 이름답게 가장 인기 코스는 역시 분재원이다. ‘분재’란 나무나 꽃, 풀 등을 화분에 심어 보기 좋게 가꾸는 예술이다. 분재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허리를 깊게 숙이거나 자세를 낮춰 올려다보는 것이 좋다. 대신 분재를 만지거나 함부로 평가하고, 가격 등을 묻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분재원 끝에는 분재작품을 전시하는 유리온실도 있는데, 수령이 1,500~2,000년 된 주목 분재작품도 볼 수 있다.
1004섬분재정원에서 꼭 들러야 할 장소 중 하나가 저녁노을미술관이다. 우암 박용규 화백이 기증한 ‘금강산만물상’, ‘유곡’, ‘출가’ 등 여러 작품이 전시된 곳이다. 미술관 안에 있는 북카페 테라스로 나가면 멀리 서해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안좌도와 도초도, 비금도, 팔금도 등 신안군의 여러 섬이 손에 잡힐 듯하다.
KTX를 이용해 집으로 돌아갈 계획이라면 목포역 주변 여행지 몇 곳을 더 들러도 좋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영사관으로 쓰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해방 후에는 목포시청, 목포시립도서관 등으로 쓰이다 현재는 근대역사관으로 사용 중이다. 목포와 목포항의 근대 역사를 살펴볼 자료를 전시한다. 건물 앞에 서면 쭉 뻗은 도로와 목포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뒷마당으로 돌아가면 일제강점기에 만든 방공호도 있다.
목포대중음악의전당은 목포를 대표하는 여러 가수와 대중음악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구 호남은행 목포지점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전시관으로 꾸몄다. 1층에는 호남은행 관련 자료 전시실과 레트로 카페가 운영 중이다. 2층에는 목포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노래 ‘목포의 눈물’을 부른 이난영 등 이 지역 대중음악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를 전시한다.
○ 당일여행 : 1004섬분재정원→저녁노을미술관→목포근대역사관
○ 1박 2일 여행 코스 : 첫날_1004섬분재정원→저녁노을미술관→김환기고택 / 둘째날_퍼플교→세계화석광물박물관→1004뮤지엄파크
○ 관련 웹 사이트 - 신안군문화관광 https://tour.shinan.go.kr - 1004섬분재정원 https://www.shinan.go.kr/home/bjpark
○ 운영정보 : 1004섬 분재정원 운영시간 11월~2월 09:00~17:00, 3월~10월 09:00~18:00 (입장은 마감 1시간 전까지 가능) /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 화요일 휴무) / 이용요금 : 일반성인 10,000원, 18세 이하 무료
○ 문의 - 신안군 061-271-1004 - 1004섬분재정원 061-240-8778 - 목포근대역사관 1관 061-242-0340 - 목포대중음악의전당 061-244-2220
○ 주변 볼거리 : 신안갯벌박물관, 짱뚱어다리, 김대중 대통령 생가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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