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투표하는 민주주의, 스위스 아펜첼의 란츠게마인데(Appenzell Landsgemeinde)
700년 전통의 직접 민주주의 주민 모두가 광장에 모여 거수로 결정한다
이성훈 | 입력 : 2025/04/02 [00:37]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스위스 동부의 작은 마을 아펜첼(Appenzell)에서는 여전히 중세의 방식을 고수하는 독특한 민주주의 제도가 살아있다. 바로 '란츠게마인데(Landsgemeinde)'라는 직접 투표 시스템이다. 매년 4월 마지막 주 일요일 또는 5월 첫째 주 일요일, 마을 주민들은 광장에 모여 손을 들어 주요 정책과 법안을 표결한다.
기록에 따르면 이 전통은 1294년부터 이어져 왔으며, 스위스 연맹의 기원인 뤼틀리(Rütli) 맹약(1291년)보다도 3년 뒤에 시작됐다. 중앙·동부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 소규모로 시행되던 직접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주민들은 정부 기관 선출부터 재정·법률 문제까지 직접 논의하고 표결한다.
투표는 열띤 토론을 거쳐 진행되며,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다수를 가리는 방식은 간단하지만 엄정하다. 주민들이 손을 들면 노련한 대표가 다수파를 판단하며, 의문이 있을 경우 정확한 계수로 결과를 확정한다.
한때 이 행사는 남성만 참여할 수 있었고, 가문의 장검을 소지해야 입장이 허용됐다. 그러나 1990년부터 여성도 참여권을 얻었으며, 분홍색 투표권을 제시하면 된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어지는 이 전통은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교과서'로 평가받는다. 자료제공_스위스정부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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