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빠른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 천년의 고요에 안기다. 최근 명상·치유 여행이 주목받는 가운데, 수도권에서 차로 1~2시간 거리의 전통 사찰들이 ‘힐링 명소’로 재조명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기도 동두천 자재암과 안성 청룡사는 깊은 역사성과 독특한 공간미를 갖춘 사찰로, ‘호캉스’ 대신 ‘템플스테이’나 ‘걷기 명상’을 찾는 이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108계단 오르면 자유로워진다”… 원효대사의 자취 깃든 자재암. 동두천 소요산 자락에 위치한 자재암은 ‘원효대사의 수행처’로 알려져 있다. 주차장에서 암자까지 이어지는 1.5km의 숲길은 속세를 벗어나는 듯한 경건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입구에는 원효폭포와 원효굴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위로 108계단이 이어진다.
계단을 모두 오르면 원효대사가 수행했던 ‘원효대’가 나온다. 탁 트인 풍경 속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한 시대를 초월한 사색의 자리에 앉아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작은 사찰인 자재암은 ‘자재(自在)’라는 이름처럼 번뇌에서 자유로운 마음의 공간이다. 경기도 동두천시 평화로2910번길 406-65 / 031-865-4045 / 운영시간 07:00~18:00 / 무료
원효샘이라 불리는 석간수는 차를 좋아한 원효대사가 실제 사용한 샘물로 전해지며, 맑은 물 한 모금이 천년의 교감으로 이어진다.
“기둥이 굽었다고, 절도 굽지는 않았다”… 굽은 기둥의 고찰 청룡사. 안성 서운면에 자리한 청룡사는 외관상 화려함보다는 고요함이 매력이다. 1265년 고려 원종 시기 명본국사에 의해 창건된 이 사찰은, 과거 ‘대장암’이라 불리다 공민왕 시기 ‘청룡사’로 이름을 바꿨다.
대웅전은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자연 그대로의 나무를 이용한 굽은 기둥들이 눈길을 끈다. 이는 세월의 결을 담아낸 듯 묵직하면서도 정감 넘치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청룡사의 또 하나의 매력은 금강역사 그림이다. 일반 사찰에서 볼 수 있는 금강문이나 사천왕상이 따로 없지만, 대웅전 네 귀퉁이에 금강역사가 수호신처럼 그려져 있어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재미있는 관람 포인트가 된다.
한편, 청룡사는 조선 말기 남사당패의 겨울 쉼터이기도 했다. 굽은 나무 기둥처럼 이질적인 존재조차 품어낸 청룡사의 ‘포용력’은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전통 사찰, 힐링의 최전선에 서다. 두 사찰 모두 이용료 없이 자유롭게 관람 가능하며, 운영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천년 고찰에서 고요한 시간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마음이 머무는 여행이 필요하다면 동두천의 자재암과 안성의 청룡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보자.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청룡리 28번지 / 031-672-9103 / 운영시간 07:00~18:00 / 무료 / 경기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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