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벽 허물었다 10주년 제주비엔날레, 원도심 전체가 갤러리로 변신

제5회 제주비엔날레 8월 개막, 북방의 길에서 찾은 제주의 변용과 정체성

박미경 | 기사입력 2026/01/13 [08:03]

미술관 벽 허물었다 10주년 제주비엔날레, 원도심 전체가 갤러리로 변신

제5회 제주비엔날레 8월 개막, 북방의 길에서 찾은 제주의 변용과 정체성

박미경 | 입력 : 2026/01/13 [08:03]

[이트레블뉴스=박미경 기자] 제주비엔날레가 출범 10년을 맞아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화이트 큐브라는 미술관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 제주의 역사와 숨결이 살아있는 원도심 전반으로 무대를 대폭 확장하며 도민과 여행자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최근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의 운영 방향과 전시 주제를 발표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핵심은 ‘확장’이다. 기존의 전시 구조를 깨고 제주도립미술관을 비롯해 관덕정, 제주 목 관아, 제주아트플랫폼, 예술공간 이아, 레미콘 갤러리, 제주돌문화공원 등 총 7곳의 거점으로 전시장을 분산 배치했다. 이는 도시의 역사적 맥락과 현대미술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새로운 실험이다.

 

▲ 2024 제4회 제주비엔날레 전시 사진 _ 제주도

 

이번 전시의 대주제는 ‘허끄곡 모닥치곡 이야홍: 변용의 기술’이다. 흩어진 것을 뒤섞는다는 뜻의 ‘허끄곡’과 한데 모인다는 의미의 ‘모닥치곡’, 그리고 제주 민요의 후렴구인 ‘이야홍’을 결합했다. 이는 외부 문화와 토착 문화가 충돌하고 섞이며 형성된 제주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변용(Metamorphosis)’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려는 시도다.

 

특히 지난 4회 비엔날레가 남방 해양 문명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북방의 길’에 주목한다. 유배 문화, 거석문화, 신화를 바탕으로 북방 문명과 만난 제주의 서사를 조명하며 남북방을 잇는 거대한 기획의 고리를 완성한다.

 

전시는 공간별 특성에 맞춘 세 가지 소주제로 정교하게 구성된다. 

-큰 할망의 배꼽 (예술공간 이아·레미콘 갤러리): 설문대할망과 백주또 신화를 통해 생명의 기원과 공동체 질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추사의 견지에서 (제주도립미술관): 유배라는 극한의 조건이 잉태한 제주의 독창적인 조형미와 예술적 계보를 추적한다.

-검으나 돌은 구르고 굴러 (제주돌문화공원): 북방 거석문화가 제주의 생활사와 결합해온 과정을 ‘돌’이라는 물질적 기록을 통해 응시한다.

 

2017년 첫발을 뗀 제주비엔날레는 그간 관광 개발, 기후 위기, 해양 쓰레기 등 지역적 현안을 예술적 언어로 치환하며 인류 보편의 의제로 확장해 왔다. 이번 10주년은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국제적인 브랜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승부수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미술관을 넘어 제주의 역사와 삶이 축적된 원도심으로 확장하는 이번 시도가 제주비엔날레를 지속 가능한 국제적 예술 축제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고유의 문화적 자산과 동시대 예술이 만나는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는 오는 8월 25일 그 막을 올린다. 올여름, 제주는 미술관이 아닌 도시 전체가 거대한 예술의 장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1100로 289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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