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트레블뉴스=김미숙 기자] 평화누리길은 경기도 DMZ 접경 지역인 김포, 고양, 파주, 연천을 잇는 최북단 도보 여행길로 분단의 현실과 뛰어난 자연경관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명소다. 2010년 개장한 이 길은 총 12개 코스, 약 189km에 달하며 그중에서도 연천군에 위치한 12코스 통일이음길은 겨울철 사색을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구간으로 꼽힌다.
통일이음길은 과거 대한민국을 관통하던 경원선 철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지금은 열차 운행이 잠시 멈춘 신탄리역, 대광리역, 신망리역을 지나며 분단의 시간과 평화로운 일상의 풍경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특히 이 코스의 백미는 폐터널 속에서 만나는 역고드름이다. 터널 바닥에서 위로 솟아오른 수백 개의 고드름은 마치 신비로운 얼음 숲을 연상케 하며, 12월 중순부터 2월까지 연천의 겨울이 선사하는 가장 경이로운 풍경으로 사랑받고 있다.
길은 고대산 자락을 스치며 차탄천 천변길로 이어진다. 조선 초 이방원의 설화가 깃든 차탄천의 고요한 물소리와 눈 덮인 숲길의 차분한 공기는 걷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늦추게 만든다. 한때 38선 이북 지역이었던 옥계리 마을을 지나면 치열했던 전쟁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종착 지점 인근의 옥녀봉 정상에서는 15도 각도로 고개를 숙인 그리팅맨 조각상이 방문객을 맞이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메시지를 건넨다.
통일이음길은 단순히 거리를 이동하는 수단이 아니라 멈춰 선 역사 위를 천천히 되짚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길이다. 거꾸로 자라는 고드름처럼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삶의 방향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 길은 2월의 겨울이 끝나기 전 반드시 걸어봐야 할 추천 코스다. 바람 소리와 발밑의 자갈 소리만이 가득한 고요한 철길 위에서 걷는 여행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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