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철길 위로 흐르는 겨울 사색, 연천 평화누리길 12코스

거꾸로 자라는 고드름의 신비… 연천 ‘통일이음길’에서 만나는 겨울의 정취

김미숙 | 기사입력 2026/02/03 [05:20]

멈춰 선 철길 위로 흐르는 겨울 사색, 연천 평화누리길 12코스

거꾸로 자라는 고드름의 신비… 연천 ‘통일이음길’에서 만나는 겨울의 정취

김미숙 | 입력 : 2026/02/03 [05:20]

[이트레블뉴스=김미숙 기자] 평화누리길은 경기도 DMZ 접경 지역인 김포, 고양, 파주, 연천을 잇는 최북단 도보 여행길로 분단의 현실과 뛰어난 자연경관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명소다. 2010년 개장한 이 길은 총 12개 코스, 약 189km에 달하며 그중에서도 연천군에 위치한 12코스 통일이음길은 겨울철 사색을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구간으로 꼽힌다.

 

▲ 역고드름 _ 경기도

 

통일이음길은 과거 대한민국을 관통하던 경원선 철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지금은 열차 운행이 잠시 멈춘 신탄리역, 대광리역, 신망리역을 지나며 분단의 시간과 평화로운 일상의 풍경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특히 이 코스의 백미는 폐터널 속에서 만나는 역고드름이다. 터널 바닥에서 위로 솟아오른 수백 개의 고드름은 마치 신비로운 얼음 숲을 연상케 하며, 12월 중순부터 2월까지 연천의 겨울이 선사하는 가장 경이로운 풍경으로 사랑받고 있다.

 

▲ 그리팅맨(옥녀봉 일몰)

 

길은 고대산 자락을 스치며 차탄천 천변길로 이어진다. 조선 초 이방원의 설화가 깃든 차탄천의 고요한 물소리와 눈 덮인 숲길의 차분한 공기는 걷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늦추게 만든다. 한때 38선 이북 지역이었던 옥계리 마을을 지나면 치열했던 전쟁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종착 지점 인근의 옥녀봉 정상에서는 15도 각도로 고개를 숙인 그리팅맨 조각상이 방문객을 맞이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메시지를 건넨다.

 

▲ 평화누리길 어울림센터

 

통일이음길은 단순히 거리를 이동하는 수단이 아니라 멈춰 선 역사 위를 천천히 되짚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길이다. 거꾸로 자라는 고드름처럼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삶의 방향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 길은 2월의 겨울이 끝나기 전 반드시 걸어봐야 할 추천 코스다. 바람 소리와 발밑의 자갈 소리만이 가득한 고요한 철길 위에서 걷는 여행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경기 연천군 군남면 군중로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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