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8만 호 생숙 사태, 지자체가 꺼내야 할 마지막 '행정 패스트 트랙' ④부실 위탁사 퇴출과 이행강제금 유예,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즉각 가동 가능한 실천적 제안[이트레블뉴스=양승용, 부천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최근 부동산 및 여행·숙박 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생활형 숙박시설(이하 생숙)' 정상화 해법이다. 18만 호에 달하는 거대한 주거·숙박 시설이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시장의 혼란이 극에 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3화에 걸친 하드웨어적 불능과 소프트웨어적 파산, 이른바 '핑퐁 행정'의 실태 진단에 이어, 이제는 냉소적인 진단을 넘어선 실천적인 처방전을 가동해야 할 시점이다.
핑퐁 행정의 늪, 공무원의 소극 행정을 깨트릴 안전핀 현재 생숙 수분양자와 지자체 공무원이 대치하는 현장에서 가장 결핍된 요소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행정적 명분과 책임 면제'다. 중앙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놓아도 일선 지자체 담당자들은 사후 감사원 감사와 특혜 시비, 소송을 우려해 복지부동하기 일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특별법 제정만 기다릴 여유는 없다. 현실적인 대안은 지자체장 직속으로 법률·세무·건축·위생 전문가가 참여하는 '숙박산업분쟁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를 조례로 신설하고, 감사원의 사전컨설팅 제도를 적극 연계하는 것이다. 지자체장이 조정위 중재안에 대해 감사원 승인을 받아내면, 일선 담당 공무원의 행정 처분에 따르는 사후 책임은 원천 면제된다. 권한 핑계를 대며 이를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태마다.
사적 계약의 덫을 끊어내는 공적 대리인 역할 부실 위탁사들이 쳐놓은 사적 계약의 덫을 이유로 행정이 손을 놓고 있는 것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이다. 수분양자들의 발목을 잡는 해지 동의율 80% 요건이나 과도한 위약금 조항은 공정거래법상 명백한 불공정 거래이자 약관법 위반이다.
지자체 산하 조정위는 이를 소모적인 민사 소송의 영역으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에 부여된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협력 권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전국 생숙 단지의 독소조항을 취합해 공정위에 약관법 위반 혐의로 직권조사를 공식 요청하고 시정명령을 이끌어낸다면, 사법부 판결 없이도 부실 위탁사를 퇴출하는 합법적 패스트트랙이 열리게 된다.
이행강제금 부과 유예, 자구 노력 단지에 '호흡기'를 달아줘야 이러한 전향적 조치들은 소유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이행강제금 부과 유예의 법적 메커니즘으로 이어져야 한다. 현재 규제 당국이 예고한 이행강제금은 근본적 해결책이 없는 상태에서 가해지는 일방적인 징벌이자 금융권 부실을 자극하는 자해적 처분에 불과하다.
조정위는 소유주단이 자발적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검증된 공인 운영사를 선정한 단지, 혹은 합법적 용도변경 요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인 단지를 발굴해야 한다. 지자체는 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현행 지방세법 및 행정절차법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이행강제금 부과와 징수를 합법적으로 유예하는 명확한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법적 한계와 권한 핑계를 대며 수수방관하기에는 18만 호 생숙 시장이 직면한 붕괴의 경고음이 너무도 높고 명확하다. 현행 제도를 총동원해 조정위를 출범시키고 적극 행정을 펼칠 것인가, 아니면 관료주의적 보신주의 뒤에 숨어 국가적 재난을 완성할 것인가. 이제 공은 지자체와 정부의 코트로 넘어갔다. 행정 권한을 쥐고도 쓰지 않는 자들에게 더 이상의 면죄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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