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숙 정상화의 마지막 퍼즐은 ‘사후관리’ 다 ⑦

인증하고 끝낼 것인가, 운영까지 책임 있게 볼 것인가

양승용 | 기사입력 2026/08/29 [14:05]

[기고] 생숙 정상화의 마지막 퍼즐은 ‘사후관리’ 다 ⑦

인증하고 끝낼 것인가, 운영까지 책임 있게 볼 것인가

양승용 | 입력 : 2026/08/29 [14:05]

[이트레블뉴스=양승용, 부천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생활숙박시설(생숙)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좀처럼 메워지지 않고 있다. 한때 새로운 대안형 숙박 자산으로 각광받았던 생숙은 이제 부동산 수분양자와 위탁운영사, 그리고 행정관청의 경계선상에서 풀어야 할 복잡한 고차방정식이 됐다.

 

문제의 본질은 명확하다. 제도와 현장의 간극, 분양 당시의 기대와 실제 운영 수익의 괴리, 수분양자와 위탁사 간의 불통, 그리고 이를 수동적으로 바라보던 행정의 공백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 양승용 | 부천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그동안 필자는 칼럼 시리즈를 통해 생숙 사태의 결자해지를 위한 단계별 대안을 제안해 왔다. 표준위탁계약서로 사적 계약의 불투명성을 통제하고, 지자체 산하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갈등을 제도권 안에서 해결하며, 일정 기준을 갖춘 우수 위탁사를 식별하는 ‘안심마크제’를 도입하자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선제적 인증 장치를 만들었다고 해서 좋은 운영이 저절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생숙 정상화의 완성표를 찍을 마지막 퍼즐은 결국 ‘지속 가능한 사후관리 체계’다.

 

준공과 신고보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의 운영’이다. 기존의 숙박업 행정 관행은 건물 완공과 법적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초기 진입 단계'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물론 안전, 위생, 건축적 적정성을 따지는 초기 검증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숙박업은 물리적 건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동일한 시설이라도 운영 주체의 역량과 도덕성에 따라 가치는 천차만별로 갈린다. 정산이 투명한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지, 고객 불만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안전·위생 관리를 지속하는지에 따라 수분양자의 재산권과 투숙객의 안전이 좌우된다.

 

행정의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 시설이 기준에 맞는지 확인하는 1차원적 접근에서 벗어나, 그 시설이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사후적으로 함께 살펴야 한다. 하드웨어 검증을 기본으로 하되, 지속적인 소프트웨어(운영성과) 평가를 결합하는 다차원적 관리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단순 민원 건수’가 아닌 ‘검증된 운영성과’를 봐야 한다. 

사후관리의 핵심 지표를 단순 '민원 접수 건수'로 설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민원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부실한 운영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객실 규모가 큰 대형 시설일수록 민원 절대량이 많을 수밖에 없고, 고객 소통 창구가 활성화된 사업자일수록 접수 건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 반대로 민원이 적다고 해서 운영이 투명하다고 볼 수도 없으며, 특정 이해관계자가 악의적으로 폭주시키는 '집단 민원'의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민원의 발생 건수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운영사가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이행했는가’다.

 

따라서 사후평가는 객관적으로 검증된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 공중위생관리법 등 법령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 이력, 분쟁조정위원회의 공식 조정 결과, 표준위탁계약서에 따른 정기 정산서 제공 여부, 반복적 민원에 대한 실질적 개선 실적 등이 정량적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행정의 역할은 민원 숫자를 세는 가해자·피해자 분류가 아니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운영의 책임성과 개선 의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2년마다 ‘운영 성적표’를 만들고 정보를 공개하라.

이를 위해 필자는 ‘2년 주기 운영품질 재평가제’ 도입을 제안한다.

 

다만 이 제도가 기존 법령에 따른 법정 영업 신고나 허가를 2년마다 새로 받게 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위탁사의 정당한 영업권을 침해하고 상위법과 충돌하는 과잉 규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영업 신고 체계는 존중하되, 별도의 전문 평가를 통해 운영사업자의 지난 2년간 성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운영 성적표’를 제공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우수한 사업자는 인증을 유지하고, 미달 사업자는 단계별 개선 계획(평가 → 개선 권고 → 이행 점검)을 이행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가 특정 운영사를 '공식 추천'하는 방식은 행정적 배상 책임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한다. 행정의 본분은 시장을 대신해 특정 사업자를 선택해 주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검증된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있다. 평가 결과를 관광 정보나 공공 플랫폼에 투명하게 공개하여, 수분양자와 소비자가 스스로 우수 업체를 선별하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행정의 패러다임 : ‘일회성 민원 처리’에서 ‘선제적 위험 관리’로 사후관리제도의 진정한 가치는 행정의 체질 개선에 있다. 문제 발생 후 담당 공무원이 현장으로 달려가 임기응변으로 민원을 다독이던 수동적 행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2년 주기 평가 자료가 데이터베이스로 축적되면 어느 시설에서 분쟁이 집중되는지, 어떤 운영사가 계약 의무를 반복적으로 위반하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행정이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부실 징후를 미리 포착하고 대응하는 ‘선제적 위험 관리(Risk Management)’ 시스템으로 진화함을 의미한다.

 

외래객 3,000만 시대를 앞둔 대한민국 관광산업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객실 숫자를 늘리는 외형적 확장이 아니다. 관광객에게는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숙박 환경을, 수분양자에게는 투명한 자산 운용 정보를, 우수한 위탁사에는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을 제공하는 정교한 시스템이다.

 

생숙 정상화의 마지막 퍼즐은 새로운 ‘규제나 허가’가 아니다. 준공과 신고에서 행정을 끝내지 않고, 실제 운영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교정해 나가는 ‘책임 있는 사후관리’다. 행정이 ‘어떻게 허용할 것인가’를 넘어 ‘허용 이후 어떻게 제대로 운영되게 할 것인가’에 답할 때, 생숙 사태의 결자해지도 비로소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신흥로 53
와룡박사 26/08/29 [19:57] 수정 삭제  
  수익의 안정화가 이 문제의 제일 선제적 해결 방안일 것입니다. 부실 경영과 제도와 현장의 간극의 제일 큰 원인은 아마도 적자 운영 수입이기 때문이기에 수익이나는 경영이 되야 할듯 싶습니다! 그 이후 제도와 책임관리가 되어야...
관광코알라 26/08/31 [02:05] 수정 삭제  
  현재 문제는 단순한 민원이나 업체 간 분쟁이 아니라 수분양자–위탁사 간 정보비대칭과 계약 이후의 도덕적 해이, 그리고 행정의 사후관리 공백이다. 실제 판례에서도 객실별 구분소유자가 위탁운영사에 숙박업을 맡기고 수익금을 지급받는 구조에서 위탁사 간 경쟁과 관리·사용을 둘러싼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음이 확인된다. 거래비용경제학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거나 행정이 직접 통제하기보다 계약에 정보공개·검증·분쟁조정 등 ‘신뢰 가능한 안전장치’를 결합한 혼합형 거버넌스가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핵심은 업체를 처벌하는 행정에서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선을 유도하는 행정’으로 바꾸는 것이다. 공중위생관리법 역시 위반 정도에 따른 행정처분 기준을 두고 있어, 기존 행정자료를 위험관리의 기초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지자체의 역할은 표준계약·평가지표 설계, 데이터 검증 및 축적, 독립적 분쟁조정, 위험업체 개선명령·이행점검, 평가결과 공개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의 영역까지 행정이 대신할 필요는 없다. 정책의 목표도 ‘문제 업체를 적발하는 행정’에서 ‘좋은 업체가 시장에서 선택 받고 문제 업체는 스스로 개선하도록 만드는 시장형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것이 외래객 3,000만 시대에 필요한 지속가능한 숙박 위탁운영 관리체계의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컬럼과 기고내용들을 세심하고 체계적으로 꼼꼼하게 자료를 분석하신 양교수님을 적극 응원합니다.
제발실행 26/09/03 [11:48] 수정 삭제  
  양교수님의 제언 잘 보았습니다. 이제는 행정주체와 생숙운영하는 조직이 생숙의 선순환을 가져오도록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실행해주기 바랍이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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