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칼레에서 보드룸까지 달린다, 튀르키예 에게해 따라 떠나는 낭만 로드트립고대 유적과 미식이 어우러진 튀르키예 에게해 횡단, 차나칼레부터 보드룸까지 완벽 가이드[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여행 트렌드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운데 자유로운 여정과 이동의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로드트립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눈부신 청록빛 바다와 그림 같은 해안마을, 수천 년의 시간을 품은 고대 유적과 다채로운 미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튀르키예 에게해 해안선은 드라이브 여행의 낭만을 오롯이 실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여정으로 꼽힌다.
이번 에게해 로드트립은 역사적 숨결이 가득한 북부의 차나칼레에서 출발한다. 제1차 세계대전의 격전지이자 숭고한 기억이 서린 갈리폴리 반도의 역사 유적을 먼저 돌아본 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트로이 고대도시로 향하면 5,000년이 넘는 거대한 문명의 흔적을 가까이서 마주하게 된다. 신화와 역사가 뒤얽힌 고대 유적지 사이를 걸으며 깊은 사색을 즐기기에 좋은 출발점이다.
트로이를 뒤로하고 남쪽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유난히 투명한 청록빛 바다를 품은 아소스에 닿는다. 가파른 언덕 꼭대기에 우뚝 솟은 아테나 신전에서는 시야를 가득 채우는 에게해의 광활한 파노라마 전경을 조망할 수 있으며, 고즈넉한 항구 주변에 자리한 로컬 레스토랑에서는 당일 새벽 갓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어 청정한 원시림을 간직한 카즈산 자락을 넘어가며 아다테페와 예실유르트처럼 돌담과 전통 가옥이 아름답게 보존된 산기슭 마을을 통과하면 시간이 멈춘 듯한 항구도시 아이발륵이 시야에 들어온다.
고풍스러운 석조 건축물과 정겨운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힌 아이발륵은 차를 잠시 세워두고 천천히 걷기에 최적화된 해안마을이다. 특유의 풍미로 이름난 현지 명물 아이발륵 토스트로 든든하게 요기한 뒤 올드 바자르와 아야즈마 교회, 과거 교회의 모습을 간직한 사아틀르 모스크 등 구시가지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묘미가 있다.
해 질 녘에는 높은 언덕에 위치한 셰이탄 소프라스 전망대에 올라 에게해 위로 크고 작은 섬들이 보석처럼 떠 있는 장관을 내려다볼 수 있다. 밤이 찾아오면 다리로 연결된 준다섬으로 이동해 오징어와 새우, 그리고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작은 생선 파팔리나 튀김에 전통 전채요리 메제를 곁들인 풍성한 에게해식 정찬을 즐길 수 있다.
아이발륵을 떠나 다시 남쪽으로 달리면 에게해의 중심이자 튀르키예 제3의 도시 이즈미르에 이른다. 웅장한 아크로폴리스 유적을 간직한 인근 베르가마와 활기찬 도심을 둘러본 뒤 발길을 옮긴 체쉬메 반도는 맑고 투명한 바다와 천연 온천, 그리고 밤늦도록 불을 밝히는 활기찬 휴양 문화로 여행자를 반긴다.
반도 내에 자리한 알라차트는 전통 석조 주택과 이국적인 풍차, 아기자기한 카페 골목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바람 조건이 완벽해 전 세계 서퍼들이 몰려드는 카이트서핑의 성지로 통한다. 미식의 즐거움을 더 깊이 경험하고 싶다면 인근 우를라를 찾아 에게해의 유기농 식재료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수준 높은 팜투테이블 다이닝을 만나는 일정도 제격이다.
이즈미르를 지나 해안선을 따라 더 깊숙이 내려가면 유구한 역사 도시 셀축과 인기 해안 휴양지 쿠샤다스가 반긴다. 셀축에서는 보존 상태가 뛰어난 거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에페소스 고대도시를 탐방하고 유엔 관광기구가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한 쉬린제 마을을 찾아 돌길 사이로 퍼지는 올리브와 과실주 향기를 맡으며 소박한 로컬 정취에 젖어볼 수 있다.
인근 쿠샤다스에서는 백사장이 고운 레이디스 비치에서 한가롭게 해수욕을 즐기거나 딜렉 반도 뷔윅 멘데레스 삼각주 국립공원의 원시 자연을 체험할 수 있으며, 하루를 마무리할 때 즈음 바다 위 피전 아일랜드로 향해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을 감상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낭만이다.
쿠샤다스에서 바다를 곁에 두고 남진을 계속하면 보드룸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매력적인 휴양도시 디딤에 도달한다. 디딤에서는 항구에서 출발하는 보트 투어에 몸을 싣고 일반 차량이나 육로로는 쉽게 닿기 힘든 젠넷과 아크바리움 같은 숨겨진 청정 만을 유람하며 에메랄드빛 물살을 가를 수 있다.
해변 휴양뿐만 아니라 도시의 묵직한 역사 유산도 디딤의 중요한 가치다. 고대에 디디마로 불리며 번영했던 이 도시의 상징 아폴론 신전에는 거대한 이오니아식 원형 기둥과 정교한 메두사 조각상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어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위용을 생생하게 체감하게 만든다.
디딤을 지나 해안 도로의 끝자락으로 달리면 이번 로드트립의 하이라이트이자 종착지인 보드룸에 닿는다.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럭셔리 리조트 도시답게 고급 5성급 특급호텔부터 자연의 품에 안긴 글램핑 캠핑장까지 다채로운 휴식 인프라를 완비하고 있다. 엄격한 국제 환경 기준을 통과한 블루 플래그 인증 해변과 세련된 비치 클럽, 스쿠버다이빙과 럭셔리 요트 크루즈 등 해양 레저의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새하얀 벽면의 전통 가옥들과 만다린 오렌지 과수원이 빚어내는 이국적인 풍광 사이로 도시를 지켜온 보드룸 성과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할리카르나소스 마우솔레움 무덤 터가 남아 있어 깊은 역사적 여운을 함께 안겨준다.
튀르키예 관광청 관계자는 여정을 더 확장하고 싶은 드라이브 여행자라면 에게해와 지중해의 경계가 맞닿는 다트차와 마르마리스, 패러글라이딩 명소 페티예를 지나 튀르키예 리비에라의 심장으로 불리는 안탈리아까지 코스를 연장할 것을 권했다. 특히 카쉬에서 알라니아까지 이어지는 남부 해안도로는 깎아지른 절벽과 투명한 바다가 끝없이 이어지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뷰를 선사해 튀르키예 지중해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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