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 풍경을 집대성한 테마 박물관, 전주난장

전주한옥마을의 히든 플레이스, 전주난장에 가면 지나온 과거로의 여행을

이성훈 | 기사입력 2020/06/18 [07:18]

20세기 후반 풍경을 집대성한 테마 박물관, 전주난장

전주한옥마을의 히든 플레이스, 전주난장에 가면 지나온 과거로의 여행을

이성훈 | 입력 : 2020/06/18 [07:18]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전주한옥마을의 히든 플레이스, 전주난장에 가면 지나온 20세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 20세기 후반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어른들끼리 가도 재미있고 아이와 함께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상상 이상으로 볼거리가 많고,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새로운 복고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난장은 개인이 25년간 모은 수집품을 옛 건물 10채에 주제별로 전시한 체험형 테마 박물관이다.

▲ 그때 그시절 학교앞 구멍가게 풍경  


20세기 후반 풍경이 담긴 소품 하나하나가 추억을 떠올리게 해, 수시로 발걸음을 멈춘다. 관람 동선은 70여 개 테마 존을 빠짐없이 돌아볼 수 있도록 물 흐르듯 이어진다. 매표소를 지나 처음 만나는 곳은 구멍가게다. 운동회 날 박을 터뜨릴 때 쓰던 오자미를 한눈에 알아봤다면, 노란색 롯데 껌 진열대를 보는 순간 “쥬시후레쉬 후레쉬민트 스피아민트~”로 시작하는 CM송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린다면 7080 인증.

 

▲ 거리 하나를 통째로 옮긴 듯한 읍내상점 테마 존  


실내로 들어가면 어린 시절을 주제로 한 공간이 나타난다. 실제 학교 건물에 재현한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와 여자상업고등학교 교실이다. 난로 위 양철 도시락, 수동 타자기, 신발장과 흰 실내화, 교탁과 풍금이 정겹다. 학급당 학생 수가 지금보다 서너 배 많던 시절, 교실 끝까지 빼곡하던 구닥다리 책걸상이며 운동회 때 쓰던 청군·백군 모자도 향수를 자극한다.

 

▲ 수동타자기와 난로 위 도시락까지 사실적으로 재현한 여자상업고등학교 교실 


엄마 시절 테마 존의 1960~1970년대 살림집에는 가난하고 힘들던 시절 풍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앉은뱅이책상, 재봉틀, 다이얼로 채널과 음량을 조절하던 브라운관 TV를 보면 옛날에 이랬구나 가슴이 뭉클해진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부터 둘도 많다까지, 읽다 보면 절로 웃음이 터지는 그 시절 표어도 눈길을 끈다.

 

▲ 추억의 전자오락실 


놀이 문화를 주제로 한 테마 존은 세대를 뛰어넘어 누구나 좋아한다. 비디오 대여점, 만화방, 전자오락실, 노래방까지 없는 게 없다. 비디오디스크플레이어와 노래방 기계가 실제로 작동하고, 만화책을 얼마든지 읽어도 좋으며, 전자오락도 질릴 때까지 할 수 있다. 물론 모두 무료다. 신나는 음악과 조명이 있는 고고장에 들어가 한바탕 신나게 흔들어도 좋다.

 

▲ 음악과 조명이 있는 고고장에 들어서면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전시는 미로처럼 이어진 건물을 따라 계속된다. 이제 끝인가? 하는 순간 다른 테마 존이 나온다. 약속다방, 군대 내무반, 기차역과 역전우동, 물레방앗간을 지나면 읍내 상점 테마 존이다. 벽지 가게, 연탄 가게, 미싱상회, 이발관, 도장 파는 집, 악기사, 사진관이 좁은 골목에 빼곡하다. 거리 하나를 통째로 옮긴 듯하다. 막걸릿집 안주와 김치는 너무 실감 나서 슬쩍 집어 먹고 싶을 정도.

 

▲ 전주난장 마지막 관람코스는 군산극장 


마지막 코스는 군산극장이다. 활쏘기, 농구 게임, 탁구를 즐길 수 있는 2층을 지나 3층으로 올라가면 옥상에 시골 장터가 펼쳐진다. 생선 가게, 푸줏간, 대장간, 구멍가게, 석유곤로에 부쳐 먹음직스러운 녹두빈대떡까지 시골 장터가 딱 이랬지 싶은 모습이다.

 

▲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포니 승용차    


아래를 내려다보면 포니 자동차 한 대가 폼 나게 서 있고, 주변에 양장점과 그릇 가게, 국밥집, 양조장이 늘어섰다. 극장 1층 정면에는 추억의 영화 간판이 걸렸다. 시쳇말로 복고의 끝판왕이라 할 만하다. 이 모든 것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어 더 흥미롭다. 사진 찍을 곳도 많아 두 시간 이상 넉넉히 잡고 관람하는 것이 좋다.

 

▲ 자만벽화마을. 예술가의 작업실, 카페, 게스트하우스가 옹기종기 어깨를 맞댄 정겨운 동네다 


전주난장은 전주한옥마을 제2유료공영주차장과 가깝다. 관람 후 전동성당, 경기전, 전주향교 등 한옥마을 곳곳의 명소를 둘러보자.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가 순교한 전동성당(사적 288호)은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건축물로 꼽힌다. 호남 지역 서양식 근대 건축물 중 가장 크고 오래됐다. 영화 약속 전우치를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 전동성당(사적 제288호)은 한국 최초의 천주교 순교터에 건립된 성전이다 


경기전(사적 339호)은 전동성당 맞은편에 있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역사적인 장소로, 대나무와 은행나무, 회화나무 등이 울창해 사진 찍기 좋다. 향교는 지금의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고려·조선 시대 지방 교육기관이다. 전주향교(사적 379호)는 1603년(선조 36) 현재 자리로 이전했다고 알려진다.

 

▲ 4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향교 

 

이때 심은 것으로 추정하는 은행나무가 대성전과 명륜당 앞뜰에 두 그루씩 있다. 은행잎으로 뒤덮인 가을에 특히 아름답지만, 요즘도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구르미 그린 달빛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 전주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 전경을 보고 싶다면 오목대에 오른다. 길 건너 자만벽화마을은 SNS용 사진 촬영지로 인기가 높은 만큼 아기자기한 벽화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대가 높아 한옥마을을 조망하기 좋다.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국립무형유산원도 지척이다. 전동성당과 국립무형유산원은 방문 전에 개방 여부를 확인하자. 전주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주남부시장도 추천한다.

 

▲ 풍남문 밖 전주남부시장. 조선 중기 남문장의 역사를 이은 오랜 전통시장이다 

 

○ 당일여행 : 전주난장→전동성당→경기전→오목대→전주향교

 

○ 1박 2일 여행 : 첫날_전주난장→전동성당→경기전→오목대→전주남부시장 / 둘째날_자만벽화마을→국립무형유산원→전주향교

 

○ 문의

 - 전주난장 063-244-0001

 - 전주시청 관광산업과 063-281-5046

 - 전주한옥마을관광안내소 063-282-1330

 - 전동성당 063-284-3222

 - 전주향교 063-288-4548

 - 국립무형유산원 063-280-1400

 

○ 주변 볼거리 : 주객사, 덕진공원, 최명희문학관, 한벽당, 전주전통술박물관, 전주한벽문화관 / 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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