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 소나무 성지, 울진금강소나무숲길

조선 시대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십이령옛길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이성훈 | 기사입력 2023/08/07 [02:52]

우리나라 최고 소나무 성지, 울진금강소나무숲길

조선 시대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십이령옛길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이성훈 | 입력 : 2023/08/07 [02:52]

[이트레블뉴스=이성훈 기자]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조선 시대 보부상의 애환이 서린 십이령옛길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어우러진 길이다. 산림청이 국비로 만든 1호 국가숲길로, 2010년 7월에 1구간이 열렸다. 총 7개 구간(79.4km) 가운데 현재 5개 구간을 운영한다(1·5구간 정비 중).

 

▲ 울창한 금강소나무들 사이로 난 탐방로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예약 탐방 가이드제를 시행하고, 탐방은 무료로 운영한다. 홈페이지(www.uljintrail.or.kr) 예약으로 선착순 마감하며, 예약은 탐방 3일 전까지 가능하다(화요일 휴무). 구간마다 탐방 인원을 하루 80명으로 제한하고, 자격증이 있는 숲 해설사가 안내한다.

 

▲ 울진금강소나무숲길 탐방로 안내도

 

울진금강소나무숲길 홈페이지에 7개 구간 소개와 난도, 소요 시간 등이 자세히 나온다. 1구간(보부상길)과 2구간(한나무재길)은 보부상이 소금을 지고 다니던 십이령옛길이고, 3구간(오백년소나무길)과 3-1구간(화전민옛길)은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지나는 길이다. 4구간(대왕소나무길)과 5구간(보부천길)은 600년 넘은 대왕소나무를 만나는 길이고, 가족탐방로에서는 오백년소나무와 못난이소나무 등이 반긴다.

 

▲ 대왕소나무

 

더운 날씨를 감안해 7개 구간 중 난도가 가장 낮은 가족탐방로를 예약했다. 총 거리 5.3km, 점심 포함 3시간쯤 걸린다. 점심은 탐방을 마치고 숲에서 먹는다. ‘숲밥’이라 부르는데,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준비한다. 숲밥이 맛있어 다시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당일 아침 인원 점검할 때 신청하면 된다(1인 8000원).

 

▲ 가족탐방로 출발 지점

 

오전 9시 40분, 안내 문자메시지에 나온 출발 지점(금강송면 대광천길 83)에 도착했다. 넓은 주차장 앞에 ‘가족탐방로 출발 지점’ 현수막이 보인다. 전국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있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구간마다 출발 장소가 달라, 문자메시지로 알려준 출발 지점을 잘 확인해야 한다. 숲 해설사가 구간을 설명하고 주의 사항을 일러준다.

 

▲ 금강송군락지 안내소 뒤로 점심 먹는 정자가 보인다

 

출발하자마자 울창한 숲길이 펼쳐진다. 쪽동백나무 커다란 잎사귀 사이로 들어오는 투명한 햇살이 보석처럼 빛난다. 계곡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만나는 맑은 물에 마음이 저절로 씻긴다. 숲길을 20분쯤 걸으니 넓은 공터가 나온다. 여기가 탐방이 끝나고 점심 먹을 장소로, ‘송낙정’이 있다.

 

▲ 가족탐방로에서 만나는 계곡

 

안도현의 〈울진금강송을 노래함〉 시비를 지나면 우람한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띈다. 살짝 기울어졌지만, 기품이 넘친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의 상징 오백년소나무다. 지름 96cm, 키 25m, 수령 약 540년이다. 흔히 소나무는 200~300년 되면 노송(老松), 300~500년은 고송(古松), 500년이 넘으면 신송(神松)으로 불린다. 오백년소나무 외에도 못난이소나무, 육백년소나무 등 신송이 있다.

 

▲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의 상징인 오백년소나무

 

오백년소나무 옆 금강소나무전시실에는 금강소나무와 일반 소나무를 비교하는 자료가 있다. 금강소나무가 일반 소나무보다 나이테가 3배쯤 촘촘하다. 척박하고 추운 지역에서 더디게 자랐기 때문이다. 뒤틀림이 적고 강도가 높은 금강소나무는 궁궐이나 사찰 등의 건축재로 사용됐다. 일제강점기에는 삼척, 울진, 봉화 등 내륙의 금강소나무가 대량 벌채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해방 후 금강소나무 집산지(봉화 춘양역) 이름을 따 ‘춘양목’이라 부르기도 한다.

 

▲ 공생목

 

오백년소나무를 지나니 숲 해설사가 산비탈에 선 소나무를 가리킨다. 수령이 약 520년 된 못난이소나무다. 오백년소나무처럼 쭉 뻗지 못하고, 중간에 둘로 나뉜 가지가 구불구불해 못난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런 생김새가 오히려 더 정이 간다.

 

▲ 관망대에서 본 금강소나무 군락  

 

공생목은 작은 참나무가 크고 굵은 소나무를 받치는 형상이다. 숲 해설사의 설명이 재치 있다. “양지나무인 소나무가 음지나무인 참나무에 기대 사는 모습이죠. 혹시 여러분 가정이 이런 모습이면 남성들은 반성하세요.” 몇 명이 고개를 끄덕이고, 몇 명은 삐쳤는지 먼저 가버린다. 조금 더 올라가면 미인송을 만난다. 이름처럼 하늘로 미끈하게 뻗은 줄기가 곱고 예쁘다.

 

▲ 주민들이 정성껏 준비한 숲밥

 

관망대는 가족탐방로에서 가장 높은 지점으로, 장대한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관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은 미인송 같은 금강소나무 사이로 이어진 오솔길이다.

 

▲ 금강소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

 

여기 있는 포토 존에서 사람들이 소나무를 끌어안고 사진 찍는다. 내리막이 끝나면 공터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탐방을 마무리한다. 잠시 금강소나무의 왕국에 머문 기분이다.

 

▲ 불영사의 돌거북

 

가족탐방로 주차장에서 18km쯤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내려오면 불영사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불영사계곡을 끼고 미끈한 금강소나무가 가득한 산비탈을 10분쯤 걸으면 불영사 마당으로 들어선다. 마당에 정갈한 고추밭이 인상적이고, 넓은 연못에 노랑어리연꽃이 만개했다.

 

▲ 불영사 연못

 

대웅보전(보물) 계단 양쪽으로 돌거북이 머리만 내민 모습이 재미있다. 두 마리 거북이 대웅보전을 업은 형상이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불영사가 있는 자리가 화산(火山)이어서 불기운을 누르기 위함이라고 한다. 연못 앞 벤치에 앉으면 산에 폭 안긴 듯 마음이 편안하다.

 

▲ 통고산자연휴양림의 야영장

 

불영사에서 가까운 통고산자연휴양림으로 숙소를 잡았다. 숲길을 걷고 숲에서 하룻밤 보내고 싶어서다. 휴양림은 긴 계곡을 따라 시설물이 들어섰다. 관리소를 지나 가장 먼저 나오는 제1야영장에 텐트를 쳤다. 제법 너른 공간에 야영 덱이 10개뿐이라 쾌적하다. 맑은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시원하게 하룻밤을 보냈다.

 

▲ 통고산자연휴양림의 숲속의집

 

다음 날은 ‘숲의 바다’에서 나와 진짜 바다를 만날 시간이다. 죽변항에서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을 타면 하트해변과 죽변등대,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 등 수려한 해변과 명소를 감상할 수 있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무인 모노레일이 죽변항부터 후정해변까지 2.8km 구간을 시속 5km로 달린다. 모노레일이 생각보다 작아 귀엽다. 느리게 움직이는 모노레일에서 커다란 유리창 밖으로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 죽변등대 아래를 지나는 죽변해안스카이레일

 

○ 당일여행 : 울진금강소나무숲길→금강송테마전시관→불영사

 

○ 1박 2일 여행 : 첫날_울진금강소나무숲길→금강송테마전시관→통고산자연휴양림 / 둘째날_불영사→죽변해안스카이레일→죽변등대공원

 

○ 관련 웹 사이트

 - 울진금강소나무숲길 www.uljintrail.or.kr

 - 울진군 문화관광 www.uljin.go.kr/tour/index.uljin

 - 불영사 http://bulyoungsa.kr

 - 통고산자연휴양림(숲나들e) www.foresttrip.go.kr

 - 죽변해안스카이레일 www.uljin.go.kr/skyrail/main.tc

 

○ 문의

 - 울진금강소나무숲길 054-781-7118

 -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2-1501

 - 불영사 054-783-5004

 - 통고산자연휴양림 054-783-3167

 - 죽변해안스카이레일 054-783-8881

 

○ 주변 볼거리 : 왕피천케이블카, 월송정, 국립해양과학관, 등기산스카이워크 등 / 관광공사_사진제공

경북 울진군 근남면 울진북로 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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