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닭 울음소리 들리는 섬, 가거도

상상 그 이상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강성현 | 기사입력 2010/08/03 [09:58]

중국의 닭 울음소리 들리는 섬, 가거도

상상 그 이상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강성현 | 입력 : 2010/08/03 [09:58]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끝섬 가거도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수도권에서는 ktx 열차와 여객선을 번갈아 타고 8~9시간동안 꼬박 내달려야 그 섬에 닿을 수 있다. 여객선이 출발하는 목포항과의 거리가 약 150㎞나 되고, 면사무소가 위치한 흑산도도 70㎞나 떨어져 있다. 그래서 큰맘 먹지 않고는 좀체 발을 딛기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 도착하면 상상했던 것 이상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가거도는 전체면적이 9.18㎢에 해안선의 길이가 22㎞에 불과하지만, 섬의 한복판에는 해발 639m의 독실산이 우뚝하게 서있다. 신안군뿐만 아니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수많은 산봉우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산이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가거도라는 섬과 독실산이 하나임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하지만 독실산 정상에 오르기는 의외로 수월하다. 국가보안시설이 들어서 있는 그곳까지 반듯한 콘크리트포장도로가 개설돼 있기 때문이다.
 
▲ 섬등반도에서 바라본 항리마을과 독실산 _ 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현재 독실산 등산코스는 크게 네 개가 개설돼 있다. 그중 가장 권할 만한 것은 가거도리2구인 항리마을에서 곧장 독실산 정상에 오르는 4코스이다. 하산할 때에는 480m봉과 해안길을 거쳐 출발지인 항리마을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총 길이 10km에 대략 4~5시간쯤 소요되는 이 코스는 독실산 정상에 오르는 최단코스인데다 곳곳마다 천혜의 바다전망대에서 멋진 조망을 누릴 수 있다. 기상상태나 빠듯한 일정으로 인해 독실산 정상까지 다녀오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항리마을에서 왕복 2시간 거리의 신선바위까지 산보하는 기분으로 한번 다녀올 만하다.

가거도에서 가장 흔한 나무는 후박나무다. 후박나무 껍질, 즉 후박피는 건위(健胃), 강장(强壯)에 특효가 있는 한약재로 쓰인다. 또한 말린 후박피를 끓여서 보리차처럼 마시면 천식 같은 호흡기질환이나 소화불량을 다스릴 수 있다고 한다.

현재 가거도의 후박피 생산량은 우리나라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후박피는 줄기에 수액이 잔뜩 오르는 6~8월에 벗긴다. 하지만 개인 소유의 산지에 자생하는 후박나무라 해도 주인이 마음대로 나무를 베거나 껍질을 벗길 수 없다. 후박피를 채취하려면 먼저 군청 산림과에 벌목신청서를 제출해야 된다. 정해진 수량 이상의 나무를 무단 벌목할 경우에는 관련 법률에 의거해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 후박나무가 울창한 가거도 해안절벽 _ 한국관광공사    

가거도에는 버스나 택시 같은 대중교통수단이 없다. 튼튼한 두 다리와 민박집의 소형 트럭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래서 무작정 걷거나 얻어 타지 않으면 마을과 마을 간을 왕래하기가 어렵다. 가거도리1구인 대리마을과 2구인 항리마을 사이를 오갈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한번쯤은 느긋하게 걸어보기를 권한다. 숲이 울창하고 바다가 아름다운 가거도의 진면목을 파악하기에 걷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게다가 길 양쪽에 우거진 후박나무숲과 동지나해의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머릿속까지 맑게 해준다. 기분이 상쾌하고 발걸음마저 가볍다보니, 어느새 콧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어느덧 항리마을과 섬등반도가 성큼 눈앞에 다가온다.

산세가 좋고 깎아지른 해안절벽에 둘러싸인 가거도에는 절경이 많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인상적인 곳이 바로 섬등반도이다. 규모는 별로 크지 않지만,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서 완벽한 반도지형을 보여준다. 연이어진 네 개의 봉우리가 바다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린 형태를 갖추었다.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주요 촬영지로도 알려진 이 작은 반도는 뭍과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천연전망대이다.

▲ 섬등반도와 비취빛 바다 _ 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가거도 맨 남쪽의 회룡산과 북쪽 끄트머리의 가거도등대에 이르기까지 가거도의 서쪽 해안이 고스란히 시야에 들어온다. 구름이나 안개가 없는 쾌청한 날이면 독실산 정상 근처까지도 손에 잡힐 듯이 가까워 보인다.  작은 암봉과 부드러운 초원으로 이루어진 섬등반도의 풍광은 매우 이국적이다. 하지만 안개가 자욱하고 매우 세찬 바람이 몰아칠 때에는 아예 찾아가지 않는 것이 좋다. 섬등반도의 능선 길은 칼등처럼 비좁다. 길 양쪽은 깎아지른 해안절벽이어서 조금만 방심하거나 미끄러지면 자칫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가거도의 자연풍광은 웅장하고 기운차다.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여성미를 느끼게 하는 홍도와 뚜렷이 구별된다. 특히 독실산 정상, 장군봉과 회룡산, 돛단바위와 기둥바위, 병풍바위와 망부석, 구정골짝, 소등과 망향바위, 남문과 고랫여, 국흘도와 칼바위 등의 가거도 8경은 남성미 넘치는 가거도의 자연을 대표하는 절경들이다. 하지만 정식 유람선이 운항하지 않는 가거도의 해안절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낚싯배나 어선을 빌려 타고 한바퀴 돌아야 한다.

▲ 가거도 동개해변 _ 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가거도의 맨 북쪽 해안에는 소흑산도(가거도)등대가 있다. 해발 84m의 산중턱에 자리잡은 이 등대는 1907년 12월에 처음 불을 밝혔다. 등대 앞 바다에는 무인도인 대국흘도와 소국흘도가 떠 있다. 대국흘도는 천연기념물 제341호로 지정된 해조류(海鳥類) 번식지이다. 바닷새인 슴새와 바닷제비가 이곳에 날아들어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번식한다. 등대와 대․소국흘도 주변의 갯바위와 무인도에서는 대물을 꿈꾸는 낚시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소흑산도(가거도)등대 _ 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가거도의 맨 서쪽에 위치한 항리마을은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이다. 해안절벽 위에 올라앉은 민박집 방안에서도 멋진 해넘이와 저녁노을를 감상할 수 있다. 오메가(Ω) 형상을 만든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자취를 감춘 뒤에도, 서쪽 하늘에는 태양보다 더 붉은 노을이 오래도록 스러지질 않는다. 그러나 가거도의 바다는 해넘이와 저녁노을이 없어도 충분히 아름답다.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신안군청 http://tour.shinan.go.kr
   
○ 문의전화
    - 흑산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 061)246-5400
    - 신안군 관광안내소(목포항여객선터미널) 061)240-8531
    - 신안군 흑산안내소 061)240-8520 
    - 신안군청 문화관광과 061)240-8356
    - 소흑산도(가거도)항로표지관리소 061)246-5553
 
○ 잠자리
     - 섬누리민박 : 061)246-3418, http://sumnuri.com
     - 다희네민박 : 061)246-5513, http://gageodo.kr
     - 가거제일펜션 : 061)246-3437
     - 동해장모텔 :061)246-5056, www.gageododonghae.co.kr
     - 남해장 : 061)246-5446, www.gageotour.com
     - 한보장 : 061)246-3413, http://가거도여행.kr
     - 가거비치모텔 : 가거도리1구 우체국 옆, 061)246-5757
   
○ 먹거리
    - 섬누리민박 : <장어국수․해물수제비․생선회> 061)246-3418
    - 창신민박식당 : <생선매운탕․백반, 061)246-3455
    - 까꿍이네민박식당 :  <닭볶음탕․백반> 061)246-5252
    - 둥구횟집 : <생선회․회비빔국수> 010-2929-4989
    - 동해장식당 : < 생선회․생선구이백반>  061)246-5056

○ 주변 볼거리
    - 흑산도(‘s'자형 일주도로, 상라봉 전망대, 한반도 구멍바위, 촛대바위, 최익현 유배지, 정약전 유배지), 홍도(33경, 깃대봉, 빠돌해수욕장, 홍도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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