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사무치면 노래 될까? 함안 처녀뱃사공

70년대 중반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강성현 | 기사입력 2010/11/28 [09:25]

그리움 사무치면 노래 될까? 함안 처녀뱃사공

70년대 중반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강성현 | 입력 : 2010/11/28 [09:25]
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떨어질수록 추억이 그리운 12월이다. 송년회가 시끌벅적하게 열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하지만 마음은 번잡한 일상을 조금은 비켜서고 싶어진다. 이럴 땐 가족과 소중한 추억여행을 나서는 것이 안성맞춤이다.

개인적인 추억도 아련하지만 시대를 풍미했던 노래와 문학은 마음속의 울림을 만든다. 그래서 그 작품의 고향을 찾아가는 문학기행이나 노래기행을 나서기도 한다. 70년대 중반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처녀뱃사공’ 노래의 흔적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 처녀뱃사공이 노을 저었다는 남강_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처녀뱃사공’ 노래의 발상지는 함안군 법수면 악양루 앞의 나루터다. 함안군 가야읍에서 악양루로 향하다 보면 악양루 입구에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서 있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 늙으신 부모님은 내가 모시고 / 에헤야 데헤야 /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

낙동강 강바람에 앞가슴을 헤치면 / 고요한 처녀가슴 물결이 이네 / 오라비 제대하면 시집 보내마 / 어머님 그말씀이 수줍어 질때 / 에헤야 데헤야 /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 처녀뱃사공 전문(윤길준 작자, 한복남 작곡, 황정자 노래)

▲ 외롭게 서있는 노래비_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남강이 흐르는 법수면과 대산면을 잇는 악양나루터에는 처녀뱃사공이 노를 저었다. 6.25전쟁이 막 끝난 1953년 9월 유랑극단 단장인 윤부길이 그 모습이 궁금해 사연을 듣게 된다. 당시 23세였던 박말순과 18세 박정숙 두 아가씨가 교대로, 군에 갔다 소식이 끊긴 오빠를 대신해 노를 젓게 된 것이다. 이 일은 벌써 50여 년 전의 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애절한 사연을 가사로 쓰고, 1959년 한복남의 작곡으로 민요가수 황정자의 입을 통해 노래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한 ‘처녀뱃사공’ 노래는 1975년에는 최고의 인기를 끌며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처녀뱃사공‘ 노래비를 막상 마주하면 조금은 실망하게 된다. 어른 키만한 높이의 작은 비석에 여인이 감싸고 있는 듯한 노랫말이 표지석에 새겨져 있을 뿐이다. 노래비가 있는 곳도 자동차가 위험하게 질주한다. 악양루 입구는 급커브 지역이고 악양교 인근은 커브를 도는 차량들이 수시로 다니기 때문에 안전운전에 조심해야 한다.

처녀뱃사공 노래비에서 오른쪽으로 30미터만 가면 악양루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 안쪽으로 내려가면 악양루가든이 있고 그 옆에 서 있는 바위 사잇길로 비탈길을 오르면 악양루가 있다. 가는 길은 좁지만 악양루 앞에 서면 남강과 들판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악양루는 악양 마을 북쪽 절벽에 있는 정자로, 조선 철종 8년(18576p에 세운 것이다.

▲ 악양루 측면_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악양루는 전망이 아주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정자 아래로는 남강이 흐르고, 앞으로는 넓은 들판과 법수면의 뚝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국전쟁 이후에 복원하였으며, 1963년에 고쳐지었다.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의 건물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팔자(八)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정자의 이름은 중국의 명승지인 ‘악양’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전한다.

함안의 처녀뱃사공 노래비만 보고 돌아설 일이 아니다. 함안은 아라가야의 수도였다. 그래서 함안박물관이 위치한 가야읍 일대는 유적과 고분군이 밀집해 있다. 함안박물관에 가면 아라가야에 대한 역사와 유적을 공부할 수 있다. 2층 전시실에 올라가면 아라가야가 존재했던 연대와 고분군에서 출토된 말갑옷, 수레바퀴모양 토기, 불꽃무늬 토기, 문양이 새겨진 뚜껑, 미늘쇠 등 수많은 유적을 볼 수 있다.

▲ 함안 무진정과 연못 풍경_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제5전시실에는 함안의 문화재 및 근대역사 연표와 향교와 서원 등에 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어 함안의 유적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1층에 마련된 체험공간을 들러보자. 탁본을 뜨고, 아라가야의 토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야왕국을 이룬 여섯 가야 중 하나인 아라가야의 본거지로 알려진 함안은 풍광이 인상적인 고장이다. 함안의 중심지인 가야읍의 아라고분군에 올라서면 조촐하면서도 풍요로운 느낌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아라고분군은 아라가야 지배층의 무덤으로 현재 남아 있는 가야시대 고분군으로는 꽤 규모가 크다.

▲ 함안박물관 전경_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아라가야국 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100여 기의 대형고분들은 높은 곳에 열을 지어 위치하고, 그 아래로 1,000여 기의 중소형 고분들이 분포하고 있다. 이 고분군은 일제시기에 처음 조사되었다. 당시 제 34호 분은 봉토의 지름이 39.3m 높이가 9.7m나 되는 최대 규모의 고분이었다. 최근에는 고분군 북쪽 끝자락에 있는 마갑총에서 고구려의 고분벽화에 그려진 것과 같은 말 갑옷이 출토되었고, 사람의 순장 인골이 확인된 제 8호분의 조사로 더욱 유명해지게 되었다.

또한 의령군과 경계가 되는 남강 주변에는 와룡정, 악양루, 합강정, 반구정 등 정자를 끼고 자연을 감상하는 명소가 많다. 함안면에 있는 무진정은 조삼 선생의 덕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명종 22년(1567) 후손들이 건립하고, 그의 호를 따서 무진정이라 하였다고 한다. 현 건물은 1929년 4월에 중건한 것으로 기둥 위에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 없이 단순 소박하게 꾸민 팔작지붕의 건물이다. 이곳에서는 조선 중엽부터 매년 4월 초파일을 전후해서 낙화놀이가 재현되고 있다. 겨울에는 고목이 연못에 반사되는 풍경이 신비롭다.

▲ 함안 대산리석불_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    

이 외에도 함안면 대산리 큰절골 마을 입구에 위치한 대산리석불을 만나보자. 함안은 길 곳곳에 서원과 공덕비가 서 있을 정도로 유교가 성했던 곳이다. 그래서 인지 숭유억불정책을 추앙해 대산리석불은 목이 잘려나간 석불이 2구나 된다. 아픈 역사도 역사이니 있는 그대로 보는 것도 좋다. 더불어 입곡군립공원은 호젓한 여행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산인면에 위치한 입곡군립공원은 호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유명한 곳이다. 가볍게 산책삼아 걷는 것도 좋다.

○ 관련 웹사이트 주소
함안군청 홈페이지 : 
www.haman.go.kr
함안박물관 : museum.haman.go.kr

○ 문의
- 함안군청 관광과 : 055-580-2301
- 함안박물관 : 055-580-3901


○ 잠자리

<가야읍>
- 가야장여관, 가야읍 : 055)584-1300
- 동화모텔, 가야읍 : 055)583-2228
- 워커힐호텔, 가야읍 : 055)583-6368
- 중앙여관, 가야읍 : 055)583-6318
- 황실모텔, 가야읍 : 055)585-1515
- 홍성장여관, 가야읍 : 055)582-1048


<칠서면>
- 그랜드모텔, 칠서면 : 055)296-5434
- 아비숑모텔, 칠서면 : 055)587-0324
- 하얀궁전, 칠서면 : 055)586-1917


<산인면>
- 파라다이스모텔, 산인면 : 055)583-7997
- 피렌체모텔, 산인면 : 055)583-3600


<군북면>
- 그린장여관, 군북면 : 055)585-9991
- 아가페모텔, 군북면 : 055)583-6269
- 에쿠스모텔, 군북면 : 055)583-0001


○ 먹거리
<가야읍>
- 미가찜, 아구찜 : 055)583-5482
- 가야정, 한식 : 055)583-5297
- 통뼈감자탕, 감자탕 : 055)584-2226
- 은하정, 한식 : 055)583-0350
- 광포가든, 한식 : 055)584-4441


<칠원면>
- 돈뿔화로구이, 한식 : 055)586-4577
- 무명, 쭈꾸미찜 : 055)586-4577


<처녀뱃사공 노래비 주변>
- 악양루가든, 한식 : 055)584-3479


○ 축제 및 행사정보
-아라제, 함안낙화놀이, 함안수박축제, 삼칠민속줄다리기


○ 주변 볼거리
- 악양루, 함안대산리석불, 방어산마애불, 무기연당, 칠원향교, 함안향교, 장춘사, 신암서원, 함안박물관, 장춘사, 무진정, 도항리고분군, 서산서원, 어계고택, 대송리늪지식물, 주세붕묘역, 원효암, 아라왕궁지, 입곡군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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