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으로 세월로 담아 더깊은 울림의 맛, 송화백일주

수왕사 벽암스님은 수왕사 약수에 대해 좋은 물이 지녀야할

김민강 | 기사입력 2008/11/29 [11:23]

정성으로 세월로 담아 더깊은 울림의 맛, 송화백일주

수왕사 벽암스님은 수왕사 약수에 대해 좋은 물이 지녀야할

김민강 | 입력 : 2008/11/29 [11:23]
좋은 술의 기본은 좋은 물이다. 송화백일주는 수왕사(水王寺) 약수를 이용해 빚는다. 송화백일주 12대 전승자인 수왕사 벽암스님은 수왕사 약수에 대해 좋은 물이 지녀야 할 네 가지 덕목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좋은 물이 갖춰야할 4대 덕목은 서쪽에서 나서 동쪽으로 흘러야 하고, 바위틈에서 나와야 하며 늘 같은 온도를 유지하여야 할 뿐 아니라 물이 무거워야 하는데 이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게 바로 수왕사의 약수라는 것이다. 조선시대 진묵대사(1562∼1633)에 의해 송화백일주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수왕사의 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다. 좋은 물 다음으로는 좋은 재료다.


어떤 재료로 술을 빚느냐에 따라 그 맛과 향이 180˚ 달라진다. 송화백일주는 그 이름에서처럼 송홧가루가 주재료이다. 간혹 알레르기 때문에 송홧가루를 기피하는 사람도 있지만 발효음식에 있어서 송홧가루처럼 귀한 대접을 받는 것도 드물다.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5월이면 고추장과 된장을 담은 장독 뚜껑을 열어 놓고 송홧가루가 장에 내려앉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송홧가루가 방부제 역할을 해 우리 몸에 좋은 효모와 효소가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인데, 송화백일주에 들어가는 송홧가루도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송화백일주는 오래 두고 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송화백일주의 맛은 크게 세 번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1단계는 술을 만드는 것이고 2단계는 100일이 지나 술을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며, 3단계는 3년을 숙성시켜 원숙한 맛을 완성하는 것이다. 발효주와 달리 증류주는 오랜 숙성과정을 거칠수록 그 맛이 부드러워지는데 송화백일주는 특히 오래 보관하면 할수록 그 맛과 향이 깊어진다.

윤 4월(5월 초), 송화가 피어나기 시작하면 벽암스님은 어느 때보다 바쁜 일과를 보낸다. 술 빚을 때 사용할 송화를 채취해야 하기 때문인데, 송화백일주에 들어가는 송홧가루는 대부분 수왕사가 자리한 모악산 7부 능선 인근에서 채취한다고 한다. 

다음은 술을 빚는 도기. 송화백일주는 송홧가루와 솔잎, 산수유, 구기자, 오미자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빚은 밑술을 증류해 받은 도수 38도의 증류식 소주다. 때문에 어떤 도기를 사용해 술을 증류하는지가 무척 중요하다. 수왕사에서는 예로부터 송화백일주 제작에 사용되는 증류용 소줏고리를 직접 구워 사용했다고 한다. 이는 수왕사 주변에서 발견된 많은 가마터와 유물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소줏고리에 천칠(天七)이라는 글씨가 거꾸로 새겨져 있다는 점. 벽암스님은 이에 대해 매월 7일 술을 내리라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수왕사에서 사용하던 소줏고리는 현재 전주의 전통술박물관에 고이 모셔져 있다.

350년을 이어온 송화백일주. 그 깊은 맛의 비법은 따로 있지 않다. 벽암스님의 말처럼 좋은 물과 좋은 재료를 이용해 정성껏 빚는 게 최선의 비법이다. 사실 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이기도 하다. 그 다음은 기다림이다. 세월을 거스르지 않는 기다림. 깊은 울림을 간직한 명주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처럼 그렇게 뚝딱뚝딱 찍어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완주여행에는 놓칠 수 없는 두 명산이 있다. 바로 대둔산(大屯山․877.7m)과 모악산(母岳山․793.5m)이다. 하지만 이 두 산은 그 느낌이 참 다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둔산에선 부성(父性)이 그리고 모악산에선 모성(母性)이 느껴진다. 이것저것 다 빼고 그 산세만으로도 이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선 굵은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대둔산에 비해 모악산은 섬세한 곡선미가 무척이나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겉모습만으로 단정 짓는 게 억지스럽다면, 산행에 나서보자. 그러면 이를 보다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우선 아버지의 엄격함처럼 시작부터 세차게 몰아세우는 대둔산은 그 오르고 내림이 만만치가 않다. 적잖이 땀 뺄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정상에 오르기도 쉽지 않다. 무뚝뚝한 아버지의 속 깊은 사랑, 딱 그 정도다. 하지만 대둔산과는 달리 모악산은 적당히 완만하고 적당히 가팔라 큰 힘 들이지 않고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완만하게 시작해 지루할 만하면 오르막이 나오고 다시 힘들어질 만하면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모악산 산행이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대둔산과 모악산은 역시 겨울에 찾아야 제 맛이다. 사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한 계절 놓칠 시기가 없지만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대둔산의 설경과 ‘모악춘경(母岳春景)’이라는 말을 무색케 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악산 설경은 모악춘경보다는 모악설경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할 정도다. 

자가운전자가 늘어나면서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드라이브 코스다. 송광사에서 동상호를 거쳐 대아호에 이르는 완주의 741번 지방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서 더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도로임에 틀림이 없다. 송광사, 위봉폭포, 대아수목원 등 다양한 볼거리는 물론 동상호와 대아호를 넘나드는 호반도로의 멋스러움까지 간직한 길이기 때문이다.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완주군청 문화관광 :
http://tour.wanju.go.kr
- 송화양조 : www.songkwangsa.org

○ 문의
- 완주군청 문화관광과 : 063)240-4257
- 송화양조 : 063)221-7047
- 모악산도립공원 : 063)222-7816
- 대둔산도립공원 : 063)263-9949

○ 대중교통
- 서울 센트럴시티(호남선) ↔ 삼례 2시간 20분 소요
- 서울 센트럴시티(호남선) ↔ 전주 2시간 30분 소요 (배차간격 5~15분)
- 동서울터미널 ↔ 전주 2시간 30분 소요 (배차간격 30분)
- 서울역(전라선) ↔ 삼례역, 죽림온천역, 전주역

○ 자가운전
- 호남고속도로 서전주 ic → 716번 지방도 전주방면 → 산너머 사거리 우회전 → 27번 국도 구이방면 → 향가 교차로 빠져나와 좌회전 → 굴다리 지나 바로 우회전 → 1km 정도 직직 → 송화양조

○ 숙박
- 모악산모텔 : 전북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 063)222-2023
- 둥지모텔 : 전북 완주군 구이면 백여리 063)221-9390
- 샤넬모텔 : 전북 완주군 구이면 백여리 063)222-0145
- 대둔산장 :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063)262-2294
- 대둔산관광호텔 :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063)263-1260


○ 식당
- 산수장 : 전북 완주군 화산면 화평리, 참붕어찜 063)263-5078
- 약수가든 : 전북 완주군 화산면 화평리, 참붕어찜 063)262-2602
- 원조화심생두부 : 전북 완주군 소양면 화심리, 순두부 063)243-8952
- 화심순두부 : 전북 완주군 소양면 화심리, 순두부 063)243-8268
- 전주고향식당 :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산채정식 063)263-9151

○ 축제 및 행사
- 대둔산축제 : 매년 10월 말경, 운주면 대둔산도립공원 잔디광장
- 딸기축제 : 매년 3월 말경, 삼례 공영주차장 일원
- 소양벚꽃길행사 : 매년 4월 초․중순. 소양면 황운리 송광사 벚꽃길

○ 주변 볼거리
- 화암사, 동상곶감마을, 구이저수지, 대아수목원, 고산자연휴양림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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