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꿈을 팝니다. 한산오일장

공방 옆 볕이 잘 드는 따뜻한 공터는 추억의 뻥튀기를

이성훈 | 기사입력 2012/03/25 [18:23]

추억과 꿈을 팝니다. 한산오일장

공방 옆 볕이 잘 드는 따뜻한 공터는 추억의 뻥튀기를

이성훈 | 입력 : 2012/03/25 [18:23]
계절 별미 주꾸미가 입맛을 유혹하는 마량포구의 봄, 송림이 우거진 춘장대 해수욕장의 여름, 신성리 갈대밭의 낭만적인 가을, 가창오리 떼의 군무가 장관을 연출하는 금강하구의 겨울. 충남 서천은 이렇듯 사계절 어느 때고 저마다의 매력으로 여행자를 반긴다.

▲ 한산오일장 채소전. 봄빛 머금은 냉이와 시금치     

봄기운이 충만한 이즈음 장항장, 비인장, 판교장, 한산장 등 서천군내 오일장엔 파릇한 나물과 채소들이 즐비하고, 마량포구와 홍원항에는 박대, 가오리, 물메기, 소라, 각종 조개가 지천이다. 서천 하면 한산모시도 빼놓을 수 없다.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산모시는 국가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모시가 거래되는 유일한 전통시장이 한산오일장이다.

▲ 한산오일장 어물전     

추억과 꿈을 파는 천년 장터 한산오일장은 매월 1, 6으로 끝나는 날 한산터미널에서 한산초등학교 사이에서 열린다. 정기시장으로 등록된 것은 1926년이지만, 조선시대 이전에 개설된 것으로 전한다. 한때는 지금의 4배 규모로 서천군에서 가장 큰 장이었는데, 당시엔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아이들은 어른들 바짓가랑이 사이로만 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 서천수산물특화시장 박대    

한산장은 항상 문을 여는 골목상점들과 장날에만 좌판을 펴는 난전상인들이 함께 꾸려간다. 장터 초입은 채소전 거리다. 시금치, 무, 당근, 냉이, 쑥, 고구마를 비롯해 각종 잡곡들도 풍성하게 나온다. 장작불에 솥을 걸고 끓여낸 도토리묵, 직접 만든 두부도 먹음직스럽다. 5천원에 묵과 두부 각 한 모씩을 사니 양념장에 넣으라며 쪽파도 한 주먹 넣어 준다.

▲ 한산오일장-새벽부터 솥걸고 끓여 만든 도토리묵     

채소전을 지나면 어물전과 잡화전이다. 어물전의 주인공은 서천의 특산품인 박대다. 가자미목 참서대과에 속하는 납작한 박대는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파는데, 찜이나 조림, 구이로 만들어 먹는다. 잡화전에는 검정, 노랑 고무줄부터 빨래집게, 면봉, 칫솔, 손톱깎이, 이태리타올까지 없는 물건이 없다.

▲ 한산오일장 잡화전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아성대장간(1910~), 40년 넘게 농기계와 철물을 팔고 있는 학교앞 철물점(1959~), 양철을 자르고 두드려 생활용품과 장식용 공예품을 만드는 정함석집(1963~) 들은 한산장의 과거를 기억하는 대표적인 골목상점들이다. 대장간의 화덕과 모루, 함석집 양동이와 연통에는 지나간 시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한산장에 왔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모두 친절하게 응해 주니 정중하게 구경을 청해 보아도 좋다. 

▲ 한산오일장 학교앞 철물점     

아성대장간 김창남 씨와 정함석집의 정규승 씨는 한다(韓多)공방의 공예장인 멤버이기도 하다. 한다공방은 두 장인을 포함해 솟대, 짚풀, 공작선, 천연비누, 천연염색 분야의 한산 지역 공예가 8명이 함께 만든 한산오일장의 공예 브랜드다. 장터 한가운데에 위치한 한다공방에서 예쁜 생활공예품들을 자유롭게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무료로 나눠 주는 한산오일장 이야기 지도도 챙기도록 하자. 

▲ 아성대장간 김창남 대장 장인   

공방 옆 볕이 잘 드는 따뜻한 공터는 추억의 뻥튀기를 만드는 튀밥 트럭 전용이다. 아저씨의 호루라기 소리를 신호로 뻥소리와 동시에 자욱한 연기와 구수한 냄새가 사방에 진동한다. 담벼락에 기대 앉아 아주머니와 노닥거리던 서울서 온 구경꾼에게도 튀밥 한 움큼이 건네진다. 조남한, 이정옥 씨 부부가 한산장에서 튀밥을 만든 지는 10년이 넘었다.

▲ 한다공방   

난전과 공방과 골목상점들까지 두루 구경하다 보면 금방 점심시간이다. 장터거리의 삼거리식당은 국밥이, 오라리집은 얼큰한 칼국수가, 모시원식당은 영양솥밥이 맛있다. 삼거리식당과 오라리집에서는 한산지역 대표 김치인 섞박지도 맛볼 수 있다. 오라리집은 촌스러운 듯 개성이 넘치는 간판 글씨도 인상적이다.  

▲ 한산오일장 오라리집    

본격적으로 장이 서는 시간은 오전 9~10시이지만, 한산장의 명물인 모시전을 보려면 6시 전에는 한다공방 옆 모시거래장에 도착해야 한다. 모시전이 이른 새벽에 열리는 이유는 어둠 속에서 백열등에 비춰 보아야 모시의 품질을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5시가 좀 넘으면 정성껏 짠 필모시(모시 한 필은 폭 31cm, 길이 21.6m)를 꼭 안은 할머니들이 검사장으로 들어선다.

▲ 한산오일장 모시전. 거래 전에 검사를 받는다 

검사필 도장을 받고 기다리고 있으면 이윽고 모시를 살 사람과 중개인이 도착하고, 캄캄한 가운데 백열등을 밝힌 후 거래가 시작된다.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할머니들과 한 푼이라도 깎으려는 모시상인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지켜보는 구경꾼은 흥미진진하다. 모시전은 4월에서 6월 사이가 성수기다.   

▲ 한산오일장 모시전. 백열등에 필모시를 꼼꼼히 비춰보고 있다     

모시 한 필이 나오기까지는 모시풀 겉껍질을 벗겨 태모시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모시짜기 전 과정은 한산모시관 전시실에 가면 자세히 볼 수 있다. 시연공방에서는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방연옥 씨 등이 직접 시연을 하고 있으니 궁금한 점이 있으면 설명을 부탁하자.

▲ 한산모시관 전시실     

장터에서 5분 거리엔 독립운동가 월남 이상재(1850~1927) 선생의 생가와 전시관이 있다. 독립협회, YMCA, 조선교육협회, 신간회 활동 등 선생의 일대기를 각종 자료와 함께 알기 쉽게 정리해 두었으니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라면 들러볼 만하다.

▲ 이상재선생 생가    

한산장 구경을 마친 후엔 서천수산물특화시장도 둘러보면 좋다. 전엔 2일.7일 장이었던 서천특화시장은 인근의 수산물들이 모두 모이는 상설 수산물시장이다. 1층에서 횟감 등을 구입해 2층 식당가로 올라가 양념값만 내고 먹을 수 있는 구조다. 광어, 우럭, 도미와 같은 활어는 물론이고 물오른 주꾸미, 서천특산품인 박대, 반건조 우럭, 물메기, 게, 조개, 갑오징어, 각종 건어물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향긋한 봄 바다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다면 해안도로를 따라 마량포구나 홍원항까지 드라이브를 즐긴다.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는 싱그럽기 그지없고, 따스한 봄바람은 더없이 상쾌하다. 1박2일 이상 여유롭게 일정을 잡았다면 자전거를 타고 금강변을 따라 달려 보아도 좋겠다. 금강변에는 서천, 부여, 강경, 군산, 익산 등을 두루 지나는 7개의 자전거 테마 코스가 닦여 있다.

▲ 서천 봄바다   

그중 서천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코스는 두 개. 조류생태습지에서 군산의 금강습지 생태공원까지 이어지는 23km짜리 코스와 조류생태전시관에서 화양습지생태공원, 신성리 갈대밭을 지나 금강습지 생태공원에 이르는 약 45km 코스다.

▲ 화양지구 자전거도로   

한산면 소재지에서 신성리 갈대밭 방향으로 2km 거리에 위치한 갈숲마을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식당과 숙소, 체험프로그램장으로 활용 중인데, 숙박객에게는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해 준다.

▲ 조류생태전시관과 금강    

당일 여행코스
한산오일장→한다공방→이상재선생전시관→한산모시관→서천수산물특화시장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 한산오일장→한다공방→이상재선생전시관→한산모시관→서천수산물특화시장
둘째날 : 금강자전거길→조류생태전시관→홍원항→마량리동백나무숲

○ 관련 웹사이트
- 서천군 문화관광
http://tour.seocheon.go.kr
- 한산오일장 www.gohansanjang.net
- 한산모시관 www.hansanmosi.kr
- 서천조류생태전시관 http://bird.seocheon.go.kr
- 갈숲마을 www.reedforestvillage.co.kr

○ 문의
- 서천군 관광안내 041)950-4525
- 한산모시관 041)951-4100
- 서천특화시장 041)951-1445
- 마량리동백나무숲(동백정관리사무소) 041)952-7999
- 갈숲마을 041)951-2077
- 서천조류생태전시관 041)956-4002

○ 잠자리
- 서천비치텔 : 서면, 041)952-9566~8,
www.seocheonbeachtel.co.kr (굿스테이)
- 산호텔 : 종천면, 041)952-8012, 8015,
www.sanhotel.net (굿스테이)
- 산성파크 : 한산면, 041)951-0654

○ 먹거리
- 모시원식당 : 영양솥밥, 한산면 지현리, 041)951-0021
- 삼거리식당 : 국밥, 한산면 지현리, 041)951-0206
- 오라리집 : 칼국수·백반, 한산면 지현리, 041)951-0629
- 담쟁이넝쿨 : 모시된장찌개, 한산면 지현리, 041)951-9288
- 할매온정집 : 아귀찜, 장항읍 창선2리, 041)956-4860
- 새암물 : 콩국수·두부요리, 서천읍 화금리, 041)953-0779
- 갯바우횟집 : 박대백반, 서천읍 군사리, 041)953-8303
- 삼거리칼국수 : 칼국수, 서천읍 군사리, 041)953-0233
- 수정식당 : 냉면·왕만두, 판교면 현암리, 041)951-5573
- 서산회관 : 주꾸미철판볶음, 서면 마량리, 041)951-7677
- 서해안횟집 : 물메기탕, 서면 마량리, 041)952-3177
- 금강식당 : 백반정식, 화양면 옥포리, 041)951-1152

○ 축제 및 행사
- 동백꽃주꾸미축제 : 2012년 3월 24일(토)~4월 6일(금)
- 한산모시문화제 : 2012년 6월 8일(금)~10일(일) 
- 자연산 광어·도미 축제 : 매년 5월, 041)950-4020
- 홍원항 자연산 전어·꽃게 축제 : 매년 9월, 041)950-4256
- 마량포 해넘이·해돋이 축제 : 매년 12월 31일~1월 1일, 041)950-4256

○ 주변 볼거리
마량리동백숲, 서천해양박물관, 홍원항, 춘장대해수욕장, 희리산자연휴양림.
자료제공 _ 한국관광공사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추천여행지 관련기사목록
더보기
국내여행
5월에 가볼 만한 낙동강을 끼고 드넓게 펼쳐진 청보리밭과 함안 강나루 생태공원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