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 "SKT 때문에 문닫을 판"

골리앗과의 싸움 시작한 동네빵집들

최완호 | 기사입력 2005/10/28 [10:57]

동네 빵집 "SKT 때문에 문닫을 판"

골리앗과의 싸움 시작한 동네빵집들

최완호 | 입력 : 2005/10/28 [10:57]
동네 빵집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이들은 이동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프랜차이즈 제과점들과 제휴해 빵값을 할인해주는 불공정행위를 하는 바람에 고사위기에 처했다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자영 제과점들로 구성된 '이동통신사 제휴카드 폐지 및 생존권 보호 제과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7일 "이동통신사들의 제휴카드로 인해 동네 제과점들이 휴·폐업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sk텔레콤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 베이커리 시장에서 5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파리크라상의 파리바게뜨를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해줄 것을 공정위에 요구하기로 했다. 동네 빵집들이 '골리앗'과의 싸움을 시작한 것은 이통사들이 파리바게뜨, 크라운베이커리, 뚜레주르 등 대형 프랜차이즈점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자사 가입자들에게 최대 40%의 할인 혜택을 주면서 소비자들이 동네 빵집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맛과 기술 등 내적인 요인이 아니라 이통사 제휴카드를 등에 업은 프랜차이즈점들의 무차별 할인공세로 동네 빵집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제휴카드 문제를 이대로 둔다면 1만 자영 제과점뿐만 아니라 제과제빵학과 학생 등 제과업계에 몸 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재현씨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는 제휴카드만 제시하면 20%나 싸게 살 수 있는데 왜 더 비싸게 파느냐는 한 고객의 항의에 할 말을 잃었다"며 "20년 넘게 제과점 운영에만 힘써 온 결과가 고객들에게는 한낱 '사기꾼'으로 비쳐 서글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경영난으로 폐업한 자영 제과점은 1665곳에 이른 반면 프랜차이즈 업체는 357곳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적으로 1만여 곳에 이르는 자영제과점 중 9000여곳은 1인 점포로 생계형 자영업자들이다. 탁정헌 비대위 사무국장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명분 아래 제공되는 이통사들의 멤버십 카드는 이통시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과시장 구조를 왜곡시키고 있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업체 또한 이통사의 영향력에 편승해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가격할인 정책은 부당거래행위이자 불공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탁 국장은 "이통사들이 막대한 영향력으로 프랜차이즈점에 부담시키는 할인액을 늘려가고 있어 일선 점주들도 이통사들의 제휴카드를 반기지 않고 있다"며 "제과점 빵값을 할인해 줄 여유가 있다면 차라리 비싼 이동통신 요금을 내려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통사가 제휴카드를 무기로 타 업종에 대한 의도적 시장 왜곡에 나서거나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활동이 있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함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들은 3800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기반으로 외식업체, 극장 등과 자사 가입자에게 할인혜택을 주는 제휴를 맺고 이들 업체들의 매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하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할인액을 가맹점에 더 부담시키려고 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비대위는 공정위 제소와 함께 sk텔레콤과 파리바게뜨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 등 강력히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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