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맛과 추억 만들어 주는, 춘천낭만시장

구수한 맛을 풍기는 시장 골목의 정서역시 변함없다

이성훈 | 기사입력 2012/09/23 [10:07]

구수한 맛과 추억 만들어 주는, 춘천낭만시장

구수한 맛을 풍기는 시장 골목의 정서역시 변함없다

이성훈 | 입력 : 2012/09/23 [10:07]
춘천 낭만시장은 서민의 삶과 낭만이 깃든 시장이다. 춘천 중앙시장에서 이름이 바뀌며 새롭게 단장됐지만, 전해지는 사연과 소박한 풍취는 예전 그대로다. 구수한 맛을 풍기는 시장 골목의 정서 역시 변함이 없다.

▲ 춘천 낭만시장   

명동 옆에 위치한 춘천 낭만시장의 역사는 60~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부터 문을 연 시장은 한국전쟁 때 폐허가 되며 모습을 감췄다가 1952년 다시 장이 서기 시작했다. 이주해온 피란민과 인근 서민이 온갖 생필품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과 약사리고개를 넘어온 농산물이 한자리에 모였다.

▲ 낭만시장 골목갤러리     

1970년대 명동과 함께 춘천의 유행․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시장은 1980년대 마트가 생겨나며 상권이 흩어졌지만, 여전히 전통시장으로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외관은 현대식으로 바뀌었어도 수십 년을 이어온 가게들이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 낭만시장 외관   

시장 초입에는 커다랗게 춘천 낭만시장 간판이 걸렸다. 중앙시장에서 낭만시장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2010년의 일이다. 2010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과 함께 골목 곳곳이 새롭게 단장되며 단순한 시장에서 벗어나, 문화 예술과 놀이 공간이 어우러진 광장으로 탈바꿈했다. 시장 구석구석에 미술 작품이 걸리고 벽화가 그려졌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휴식 공간이 생겨났다. 주말 밤이면 시장에서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

▲ 낭만시장 조형물과 쉼터  

미술 작품이 어우러진 시장 나들이는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50년 넘어선 한복 가게와 닭집 간판 위에도 재미있는 동화 벽화가 있고, 우연히 걷다 좁은 골목에서 길을 잃어도 천장에 추억을 낚는 강태공이나 전깃줄을 타고 달리는 미니카 등 조형물이 보여 슬며시 웃음이 난다. 소박한 갤러리도 시장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 내장골목 입구 벽화   

시장은 작품들과 함께 낭만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껴안았지만, 낭만시장의 진정한 낭만은 그 안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손길에서 무르익는다. 이곳에는 수십 년 전통을 간직한 맛집이 여러 곳이다. 맛으로 소문난 가게들은 시장 동쪽에 몰려 있다. 북문․남문․서문이 명동과 중앙로 등 큰길과 연결된다면, 동쪽은 옛 시장길과 이어진다. 이곳 내장 골목에는 소와 돼지의 내장을 진열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 수십년전통의 닭집  

전쟁 후 내장을 함지에 이고 다니며 팔다 정착한 원조집, 60년 전부터 시어머니가 끓이던 순댓국을 며느리가 대를 이어 내놓는 가게도 있다. 내장 골목은 붉은 조명이 으스스하지만, 매일 도축장과 직거래해 신선도만큼은 최고를 자랑한다.

▲ 황소표 국수집    

내장 골목 옆 1호닭집은 25년 가까이 어머니와 딸이 육질 탱탱하고 신선한 닭고기를 파는 곳으로, 인근 주민에게는 소문난 곳이다. 닭집 옆에는 직접 뽑아 말린 면을 파는 황소표국수판매장도 보인다. 황소가 그려진 외관이 투박하지만, 쫄깃한 맛 때문에 서울에서도 손님들이 찾는다고 한다. 소박한 좌판이 늘어선 과일 가게며 나물 가게, 떡집, 전집 등도 시장 동쪽과 북문 사이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 북문 먹자골목   

이밖에도 30년 된 단추 가게, 50년 된 수예점이 시장의 낭만을 덧씌운다. 북문과 남문은 먹자골목과 연결된다. 명동과 접한 북문 쪽은 제법 번화하다. 북문에서 50여 m 지나 명동길로 접어들면 겨울연가의 흔적을 만나러 온 외국 관광객으로 분주하다. 명동길은 그 유명한 춘천 닭갈비 골목으로 이어진다. 북문의 튀김과 도넛 가게는 명동 사람들이 주요 손님이다.

▲ 명동 닭갈비골목 

간판 아래 친절하게 메뉴가 일본어로 적혀 있다. 북문과 달리 약사리고개로 갈라지는 남문길은 예전부터 춘천 사람들에게 간식 골목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는 30~40년 된 작은 분식집이 오밀조밀 몰려 있다. 튀김만두와 떡볶이 등이 간식 골목의 주 메뉴다.

▲ 망대골목   

남문에서 망대골목까지는 호젓한 산책이 이어진다. 망대는 예전에 화재를 감시하던 탑인데, 중앙시장 상인들이 망대 인근 산비탈에 하나 둘 집을 짓고 살면서 동네가 형성됐다고 한다. 이 망대골목에서 조각가 권진규가 하숙을 하며 학창 시절을 보냈으며, 화가 박수근이 은사가 있던 춘천에 와서 그림을 그리다가 생활이 어려울 때는 나무를 해다 팔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 죽림동 성당   

망대골목과 나란히 연결되는 고개에는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죽림동성당이 자리 잡았다. 망대골목과 약사리고개 너머 만나는 맛집들 역시 오랜 사연이 묻어난다. 춘천의 3대 막국수집으로 꼽히는 남부막국수는 고춧가루로 간을 하고, 국물을 자작하게 부어 비벼 먹는 법을 45년째 이어온다. 남부막국수 옆에는 1968년에 문을 연 빵집 대원당이 있다.

▲ 춘천막국수    

시장 나들이 후 좀더 완연한 산책을 원하면 외곽으로 발길을 옮겨도 좋다. 김유정역 앞에 들어선 김유정문학촌은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 신동면 실레마을에 생가를 복원해놓았다. 마을 전체가 소설의 배경이었으며, 문학촌을 중심으로 실레길도 조성되어 문학 기행을 위해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김유정역 옆에는 강촌레일파크도 조성돼 책을 배경으로 한 카페와 강촌역까지 오가는 레일바이크가 운행된다.

▲ 김유정역 북카페     

꼬마들과 함께한 나들이라면 강원도립화목원을 경유, 애니메이션박물관을 방문해본다. 박물관에는 만화 주인공들이 안팎에 친절하게 전시되었으며, 각종 체험거리도 가득하다. 박물관 뒤편으로 의암호를 바라보고 드넓은 잔디밭이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좋다.

▲ 애니메이션 박물관 내부 캐릭터들     

박물관에서는 의암댐을 경유하는 북한강 자전거도로가 이어진다. 의암호와 춘천 시내를 바라보며 쾌적한 가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 소양강 처녀상과 의암호   

○ 당일 여행코스
낭만시장→죽림동성당→망대골목→김유정문학촌→애니메이션박물관

○ 1박 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명동→춘천 닭갈비 골목→낭만시장→죽림동성당→망대골목→김유정문학촌
둘째 날 : 소양강 처녀상→청평사→강원도립화목원→애니메이션박물관→의암댐

○ 관련 웹사이트 
 - 춘천시청 관광포털 www.tour.chuncheon.go.kr
 - 애니메이션박물관
www.animationmuseum.com
 - 김유정문학촌 www.kimyoujeong.org

○ 문의 
 - 춘천시청 관광과 033-250-3068
 - 춘천 낭만시장 관리사무실 033-254-2558
 - 김유정문학촌 033-261-4650
 - 애니메이션박물관 033-245-6470

○ 잠자리
 - 리츠호텔 : 춘천시 공지로451번길, 033-241-0797(굿스테이)
 - 춘천베어스관광호텔 :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033-256-2525,
www.hotelbears.com(베니키아)
 - 강원숲체험장 : 서면 삿갓봉길, 033-243-5340,
www.jipdari.com
 - 집다리골자연휴양림 : 사북면 화악지암1길, 033-243-1443,
www.jipdari.com

○ 먹거리
 - 명동산골닭갈비 : 닭갈비, 금강로62번길, 033-254-7042
 - 유정마을 : 닭갈비, 신동면 실레길, 033-262-0361
 - 우성닭갈비 : 닭갈비, 후만로, 033-254-0053
 - 남부막국수 : 막국수, 효자동, 033-254-7859
 - 부안막국수 : 막국수, 후평3동 429-1, 033-254-0654

○ 축제와 행사
 - 춘천호반마라톤대회 : 4월 하순, marathon.kwnews.co.kr
 - 김유정문학제 : 4월, 033)261-4650,
www.kimyoujeong.org
 - 춘천마임축제 : 5월 말, www.mimefestival.com
 - 춘천인형극제 : 8월, 033-242-8450,
http://festival.cocobau.com

○ 주변 볼거리 : 의암댐,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소양강 처녀상, 강촌, 춘천인형극장 / 자료제공_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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