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마리로 즐기는 맛, 창원시 진해

대구는 암수로 나누어 경매하는데 수컷은 대구요리

박소영 | 기사입력 2013/02/16 [10:05]

대구 한 마리로 즐기는 맛, 창원시 진해

대구는 암수로 나누어 경매하는데 수컷은 대구요리

박소영 | 입력 : 2013/02/16 [10:05]
겨울이면 진해만 일대가 대구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산란기를 맞는 대구가 고향인 진해만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진해 용원항은 대구의 집산지일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대구를 이용해 가장 신선한 대구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 용원항 경매장 앞 생선좌판에서도 대구를 만날 수 있다    

용원항은 새벽 5시부터 분주해진다. 새벽 조업을 나간 어선들이 들어오는 대로 경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물메기, 아귀, 낙지, 털게 등 다양한 수산물이 들어오지만, 대구가 들어올 때는 경매사의 경매 진행과 중매인들의 손짓이 더욱 바빠진다. 대구는 암수로 나누어 경매하는데, 수컷은 대구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이리(수컷의 배 속에 있는 정액 덩어리)가 있어 훨씬 비싸다.

▲ 용원항 의창수협 수산물경매장의 대구경매   

대구 경매를 구경했다면 대구 요리를 맛볼 차례다. 용원항에서 맛보는 대구 요리는 특별하다. 회와 탕을 동시에 맛보고, 운이 좋으면 대구찜까지 곁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을 연 지 30년이 훨씬 넘은 도선장횟집은 대구 요리로 유명하다. 매일 새벽 경매장에서 대구를 구해온다. 주문이 들어오면 수족관에서 살아 있는 대구를 꺼내 바로 손질한다. 특히 수컷의 이리는 대구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다. 대구탕이나 대구떡국의 맛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대구살과 이리가 들어간 대구떡국     

대구회는 겨울철 해풍을 맞고 자란 배춧잎이나 미역에 싸 먹는데, 잘게 썬 무와 미나리를 곁들인다. 대구회는 연해서 다른 횟감에 비해 쫀득한 맛이 떨어지지만, 달콤하면서도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맑고 시원한 대구탕은 또 다른 별미다. 양념은 소금과 파, 무, 미나리가 전부다. 나머지는 신선한 대구 살과 이리가 우러난 맛이다. 도시에서 맛보는 대구탕과 비교가 안 된다.

▲ 대구회를 먹고 나면 나오는 대구탕   

대구탕의 비법은 자연이 주는 신선함이다. 대구찜은 부탁해야 맛볼 수 있는 요리다. 내장과 아가미를 없애고 과메기처럼 해풍에 꾸덕꾸덕 말린 대구를 쪄서 묵은 김치를 올린다. 해풍을 맞으며 밴 감칠맛이 제대로 우러나오며,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 말린 대구에 이리와 김치를 얹어 만든 대구찜     

대구떡국도 빼놓을 수 없는 대구 요리다. 속천항의 속천집에서는 대구 살과 이리로 낸 국물로 떡국을 끓인다. 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고, 조선간장과 대파만 넣는다. 담백한 맛이 대구 한 마리를 통째로 먹는 것 같다. 대구는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이다. 입이 크다 보니 대가리도 큰데, 대구 대가리로 만드는 뽈찜은 잘 알려진 요리다. 알과 창자는 젓갈로, 아가미는 김치를 담그는 데 사용한다.

▲ 대구회의 상차림    

서해 조기, 동해 명태, 남해 대구라 할 정도로 대구는 흔한 생선이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대량 반출되고, 광복 이후 너 나 할 것 없이 잡아 씨가 마를 위기에 처했다. 결국 2000년대 초에는 한 마리에 30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귀한 생선이 되기도 했다. 당시에는 잊을 만하면 한두 마리씩 나오니 대구를 보려는 사람들로 경매장이 북적였고, 서민이 대구를 맛보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한다.

▲ 대구수정란 방류사업 중 대구의 암수컷에서 알과 정자를 채취하고 있다    

대구는 인공 수정란 방류 사업을 시작하며 서서히 옛 명성을 찾아가고 있다. 진해 속천항에서도 올해로 8년째 방류 사업을 하고 있다. 암컷과 수컷을 3:1 비율로 알과 정소를 채취해 수정시키고 불순물 제거 과정을 거친 뒤, 나무껍질로 만든 섶에 붙여서 바다에 내린다.

▲ 대구 수정란이 섶에 부착된 모습 (대구수정란 방류사업)    

수정란은 섶에 붙어 15일 정도 지나면 부화한다. 수정란에서 깨어난 대구 치어들은 진해만의 평온한 바다에서 태어나 돌아올 때까지 3∼4년 동안 기나긴 여정에 오른다.

▲ 창원 해양공원이 있는 음지도에서 우도로 연결된 다리     

대구를 맛본 뒤 진해만의 평온한 바다를 따라 가보자. 창원해양공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군항 도시에 걸맞은 바다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해전사 체험관, 군함 전시관, 해양생물 테마파크로 구성되었다. 군함 전시관에서 해안 산책로와 함께 우도로 들어가는 보도교가 설치되어 가벼운 산책 코스로도 제격이다.

▲ 진해 군항마을 역사관 내부    

올 4월에는 해양공원에 높이 136m의 해양솔라파크가 개관한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120m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진해만 일대 섬과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멀리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뿐만 아니라 우도, 웅도, 소쿠리섬, 초리도 등이 올망졸망 떠 있다. 전망대 한쪽 바닥을 강화유리로 만들어 아래를 보면 아찔하다.

▲ 해양솔라파크 전망대에서 본 풍경    

보배산 기슭에 자리 잡은 웅천도요지는 임진왜란 때까지 분청사기와 백자를 제작하던 가마터다. 발굴된 다양한 유물과 함께 조선과 일본의 교류 역사, 일본의 웅천 도공 후손들이 빚은 값진 도자기들이 전시된 전시관과 체험 공방, 가마터를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 우도로 이어지는 다리에서 본 솔라파크타워의 전경     

제황산공원은 진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일년계단이라 불리는 365계단을 따라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40인승 모노레일카도 제황산 정상을 수시로 오간다. 군함의 마스트를 상징하는 8층 높이의 진해탑 정상에 전망대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을 위해 만들어진 진해의 숨은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진해군항마을 역사관도 들러볼 만하다.

▲ 제황산 정상에 세워진 진해탑 전경    

○ 당일 여행 코스
용원항 대구 경매→아침 식사→웅천도요지전시관→창원해양공원→점심 식사→진해드림파크→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

○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창원 진해우체국(사적 291호), 진해군항마을 역사관, 흑백다방→점심 식사→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진해드림파크(진해만 생태숲 산책, 실내 삼림욕장)
둘째 날 : 용원항 대구 경매→아침 식사→웅천도요지전시관→김달진문학관․ 생가→점심 식사→웅천왜성→창원해양공원

○ 관련 웹사이트 
 - 창원시 문화관광
http://culture.changwon.go.kr
 - 창원해양공원
http://marinepark.cwsisul.or.kr
 - 진해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 http://monorail.cwsisul.or.kr
 - 진해드림파크 www.jinhaedreampark.kr
 - 김달진문학관 www.daljin.or.kr

○ 문의 
 - 창원시청 관광진흥과 055-225-3691
 - 창원해양공원 055-712-0403
 - 진해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 055-712-0442
 - 진해드림파크 055-548-2694
 - 웅천도요지전시관 055-225-6852
 - 김달진문학관․생가 055-547-2623

○ 잠자리
 - 나이스관광호텔 : 진해구 용원동로221번길, 055-552-8090
 - 유토피아관광호텔 : 진해구  진해대로 2116, 055-547-2660
 - 아바모텔 용원점 : 진해구 용원서로31번길, 055-552-1295,
http://iss.zc.bz/bbs/a2/
 - 탑모텔 : 진해구 벚꽃로, 055-542-7773,
www.topmotel.kr

○ 먹거리
 - 속천집 : 대구떡국, 진해구 태평로, 055-544-5584
 - 도선장횟집 : 대구회․대구탕, 진해구 용원동로, 055-552-2244
 - 대성식당 : 매운탕, 진해구 용원동로, 055-552-1147
 - 신라아구찜 : 아귀찜, 진해구 진해대로874번길, 055-543-5558

○ 주변 볼거리
진해역, 창원 진해우체국, 경화역, 여좌천로망스다리,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장복산조각공원, 에너지환경과학공원, 흰돌메공원, 웅천왜성 / 한국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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