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낭만이 공존하는 도심 속 문화공간, 충북문화관
시인 정지용, 소설가 홍명희, 아동문학가 권태응 고향이 충북
이성훈 | 입력 : 2013/07/01 [11:16]
시인 정지용, 소설가 홍명희, 아동문학가 권태응은 모두 고향이 충청북도인 사람들이다. 청주 시내의 충북문화관을 방문하면 이들의 발자취를 한자리에서 느껴볼 수 있다. 입구부터 문화의 집 입구까지는 짧은 오솔길이 있는데, 두 번 크게 휘어진다. 땅의 기운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오솔길에 오르면 앵두나무, 보리수, 벚나무, 개잎갈나무, 소나무 등으로 잘 가꿔진 정원이 보이고, 그 중심에 충북문화관 건물이 있다. 예전에는 충북 도지사 관사로 사용되었다. 1대 윤하영 도지사부터 33대 이시종 도지사까지 이곳을 거쳐갔다.
이 건물은 1939년 지어져 일본과 서양 건축양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2007년 등록문화재 353호로 지정됐으며, 2012년 9월 충북문화관으로 탈바꿈했다. 제1전시실은 충북 문학 전시실, 제2전시실은 충북 관사 전시실로 꾸며졌으며, 다다미방 형태를 그대로 살린 북카페와 연결된다.
이곳에서 만나는 충북 출신 문인은 신동문(청원), 권태응(충주), 권섭(제천), 신채호(청원), 오장환(보은), 정지용(옥천), 권구현(영동), 김득신(증평), 조명희(진천), 홍명희(괴산), 염재만(음성), 우탁(단양) 등 12인이다. 작가들의 생애와 주요 작품에 대한 해설을 볼 수 있다.
신동문은 풍선기를 남긴 시인, 권태응은 아동문학가이자 소설가, 권섭은 조선 숙종․영조 시대의 문인, 신채호는 언론인이자 독립운동가, 오장환은 정지용에게 시를 배운 시인, 정지용은 한국 현대 시의 새로운 경지를 연 시인이다.
권구현은 일제강점기에 시조 부흥 운동을 일으킨 시인, 김득신은 조선 중기의 문인, 조명희는 일제의 탄압을 피해 러시아로 망명한 문인, 홍명희는 임꺽정, 염재만 반노 를 쓴 소설가, 우탁은 고려 후기의 문인으로 탄로가를 남겼다.
여러 전시물 가운데 정지용의 향수 앞에서 발길이 머무른다. 1927년 3월 발간된 《조선지광》의 한 면이 펼쳐져 노래를 전해준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 얼룩백이 황소가 /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의 시 못지않게 권태응의 동시 감자꽃도 주목받는 작품이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두 작품은 일제강점기 고통 받는 민족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자주독립을 열망하는 내용을 담았다.
제2전시실 복도로 꺾어 돌면 건축물 이야기가 펼쳐진다. 1937년 충북도청이 세워지고 1939년 인근에 도지사 관사가 지어졌다. 건물 구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안내 패널을 읽어본다. 중 복도를 기준으로 건물 전면은 양식으로, 후면은 일식으로 구성하고 외부 접견실과 주 생활공간을 구분했다.
접객 공간의 외부에는 서양식 창호가 설치되었고, 생활공간에는 다다미와 미닫이창이 설치되었다. 널찍한 다다미방은 북카페로 활용된다. 푹신한 다다미방 탁자 앞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음악 감상에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커피나 음료수는 야외 공연장 주변으로 나가서 마셔야 한다.
야외 공연장에서는 그동안 피아니스트 임동창의 공연, 아트플랫폼 페스티벌(남성 성악 앙상블, 실내악 연주회, 독창회, 여성 소리 그룹 발표회-과 시군의 문화 행사가 열려 지역민의 문화 욕구를 충족했다. 구관사 뒤편의 신관사는 숲속갤러리로 활용된다. 제1전시관은 회화, 제2전시관과 제3전시관은 서예와 사진을 주로 소개한다.
그리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충북문화관은 문학, 음악, 미술, 사진 등 다양한 예술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지역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오후 7시(토․일요일은 오후 6시)에 닫는다. 단 야외 공연장은 두 시간 더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신정, 설날, 추석에 쉬며, 입장료는 없다. 주차장은 약 20대 수용 가능하다.
충북문화관 관람을 마치고 가볼 청주 여행 명소 가운데 두꺼비생태공원&문화관이 있다. 이곳은 두꺼비들의 산란처인 원흥이방죽이 있는 자리다. 택지 개발로 원흥이방죽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시민과 사회단체들이 힘을 합쳐 지켜냈고, 두꺼비생태공원&문화관이 들어섰다.
생태공원에는 참개굴못, 청개구리못, 원흥이방죽, 산개구리못, 도롱뇽못, 거울못 등 작은 연못이 있다. 봄이 되면 구룡산에서 겨울잠을 자던 두꺼비들이 원흥이방죽으로 내려와 산란하고 살아간다.
두꺼비생태문화관에 가면 생태계의 보물 창고 원흥이방죽의 중요성, 두꺼비의 일생과 귀소본능,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양서류, 두꺼비 살리기 운동의 중요성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인근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의 체험 학습 장소로 각광받는다. 이곳 역시 월요일에 쉬고 입장료는 없다.
벽화마을 출사 여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수암동 벽화골목을 산책해본다. 골목마다, 담벼락마다 정겨움이 묻어나고 웃음을 자아내는 벽화들이 있다.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재인 등 드라마 촬영지로 소문나면서 카메라를 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현지 주민들은 사생활을 고려해서 해가 진 뒤에는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한다. 수암골의 높은 골목에서는 청주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해 질 무렵 도시가 붉게 물들고 건물마다 조명을 밝힌 모습이 인상적이다.
초등학생과 함께하는 청주 나들이라면 국립청주박물관, 청주고인쇄박물관, 청주백제유물전시관 등을 관람하거나 평동전통떡마을에 가서 떡메 치기, 인절미 만들기, 콩국수 만들어 먹기 등 체험을 즐겨보자.
○ 당일 여행코스 : 충북문화관→수암골 벽화마을→두꺼비생태공원&문화관→청주고인쇄박물관
○ 1박 2일 여행코스 : 첫날_상당산성 트레킹→국립청주박물관→충북문화관→수암골 벽화마을 / 둘째날_청주백제유물전시관→청주고인쇄박물관→두꺼비생태공원&문화관
○ 관련 웹사이트 - 청주시청 www.cjcity.net - 충북문화관 www.cbcc.or.kr - 두꺼비생태공원&문화관 http://cafe.daum.net/toadecopark/ - 청주고인쇄박물관 http://jikjiworld.cjcity.net/ - 평동전통떡마을 http://pd.invil.org/ - 청주에듀피아 www.cjedupia.co.kr ○ 문의 - 청주시청 문화관광과 043-200-2232 - 충북문화관 043-223-4100 - 두꺼비생태공원&문화관 043-292-3429 - 청주고인쇄박물관 043-200-4515 - 평동전통떡마을 043-233-6077 - 청주에듀피아 043-219-1000
○ 잠자리 - 호텔린 : 청주시 풍년로142번길, 043-231-0207 (굿스테이) - 라마다플라자청주호텔 : 청주시 충청대로, 043-290-1000, www.ramadakorea.co.kr - 백제관광호텔 : 청주시 풍년로205번길, 043-236-7979, www.bjtourhotel.co.kr - 호텔힐 : 청주시 명암로293번길, 043-257-7451, www.hotelhill.co.kr ○ 먹거리 - 미향 : 닭백숙, 청주시 대성로128번길, 043-222-7091 - 가화 : 한정식, 청주시 내덕로, 043-221-0231 - 리정식당 : 육개장, 청주시 우암로, 043-254-8947
○ 주변 볼거리 : 상당산성, 국립청주박물관, 청주랜드, 청주에듀피아, 육거리 전통시장,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 보살사, 정북동 토성, 무심천 자전거도로, 문암생태공원 / 한국관광공사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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