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테마여행, 조선의 왕이 마시던 해남 진양주 ⑤

조선 시대 임금은 어떤 술을 마셨을까? 이름난 가양주들이

이성훈 | 기사입력 2013/09/15 [11:56]

전통주 테마여행, 조선의 왕이 마시던 해남 진양주 ⑤

조선 시대 임금은 어떤 술을 마셨을까? 이름난 가양주들이

이성훈 | 입력 : 2013/09/15 [11:56]
조선 시대 임금은 어떤 술을 마셨을까? 이름난 가양주들이 왕에게 진상한 것이라면, 해남 진양주는 궁궐에서 일반으로 전해진 것이라 특별하다. 구중궁궐에서 빚던 술이 해남 땅까지 내려온 사연은 이렇다.

▲ 해남 진양주가 빚어지는 흑석산 자락의 마을   

200여 년 전인 조선 헌종 때 술을 빚던 궁녀 최씨가 나이 들어 궁에서 나간 뒤 사간 벼슬을 지낸 김권의 후실로 들어간다. 최씨는 술 빚는 법을 김권의 손녀에게 가르쳐주었고, 김권의 손녀가 해남의 장흥 임씨 집안으로 시집가면서 임씨 집안 여인들에게 전수된 것이다.

▲ 도자기에 담겨진 해남 진양주  

다른 첨가물을 섞지 않고 찹쌀과 누룩으로 빚는 해남 진양주는 꿀을 섞은 듯 달콤하고 부드럽다. 투명하면서도 선명한 노란빛을 띠어 일반적인 청주와 확연히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코끝에 닿는 향이 은은하고, 입안에 머금으면 청주 특유의 시큼한 맛 대신 달콤함이 전해진다. 목으로 넘기는 느낌도 부드럽다. 과연 왕이 마시던 술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 대량생산시스템을 갖춘 제조장 내부  

한때 밀주 단속 때문에 쉬쉬하며 빚어 먹던 해남 진양주는 지난 1994년 1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25호로 지정되면서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2010년 국비 지원을 받아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었다. 자동화 설비를 갖추었다고 해도 해남 진양주 기능보유자 최옥림 씨와 남편 임종모 씨의 손을 일일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자칫 방심하면 술이 아니라 식초가 되기 때문이다.

▲ 해남 진양주의 재료인 찹쌀   

해남 진양주는 청주 빚을 때 시루에 쌀을 쪄서 지에밥을 짓는 일반적인 방법과 달리 찹쌀 죽에 누룩을 섞어 밑술을 만든다. 3~4일 뒤에 찹쌀지에밥을 지어 1차 발효시킨 밑술과 섞는데, 이때 물 3~5되(5.4~9ℓ)를 보충한다. 1차 발효 후 2차 발효까지 26일 정도가 걸리며, 발효된 누룩이 뜨면 일일이 주걱으로 저어야 한다.

▲ 위에 뜬 누룩을 저어주는 임종모 주조장  

여기에 쓰는 물도 중요하다. 마을 뒤를 병풍처럼 감싸는 흑석산은 월출산의 끝 줄기에 해당하는데, 바위의 색깔이 월출산과 같은 자줏빛이다. 여기에서 흘러내린 물이라야 해남 진양주의 진정한 풍미를 낼 수 있다.

▲ 현대식 여과 장치  

200년 전 술을 빚을 때부터 사용하던 마을의 우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지금은 200m 깊이의 암반을 뚫어 거기에서 난 물을 쓴다. 궁녀 최씨에게서 비법을 전수한 손녀가 친정에 직접 빚은 술을 가져갔더니 할아버지 김권이 네가 빚은 것이 더 낫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마을의 물이 술의 풍미를 깊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 해남 진양주를 빚을 때 사용했던 우물    

제사나 집안 잔치 때 조금씩 만들던 가양주에서 이제는 대량생산을 하지만, 밑술을 만드는 일부터 여과 과정을 거치기까지 꼬박 한 달이 걸리는 것은 200년 전과 똑같다. 현재는 최옥림 대표의 맏딸이 제조 과정에 참여해 그 비법을 배우고 있다.

▲ 전남 해남_투명하고 노란빛을 띠는 해남 진양주   

해남 진양주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장에 찾아와 그 유래와 술 빚는 과정을 듣고 시음도 한다. 전화 주문을 하는 경우도 많다. 부드러운 향과 맛에 반한 사람들은 반드시 해남 진양주를 다시 찾기 때문이다.

▲ 대흥사 북원의 전경   

남도 여행 1번지로 꼽히는 해남에 와서 대흥사와 두륜산을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신라 시대에 창건된 대흥사는 북원․남원․표충사․대광명전 구역으로 나뉘며, 전각이 30여 채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사찰이다.

▲ 대흥사 응진전 앞 삼층석탑  

우리나라에 다도를 정립한 것으로 알려진 초의선사가 머물다 입적하여 차 문화의 성지로도 불린다. 임진왜란 때 승병 총수가 되어 왜적을 물리친 서산대사, 사명당, 뇌묵당 등 3선사를 기리는 사당 표충사가 함께 있는 것도 특이하다. 응진전 앞에 있는 삼층석탑(보물 320호), 천불전(보물 1807호) 등 수많은 유물을 간직하여 천천히 둘러봐야 할 사찰이다.

▲ 두륜산케이블카   

두륜산케이블카를 타면 해남의 산과 바다를 품에 안아볼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약 8분 동안 해남의 들녘과 바다를 조망하고, 케이블카에서 내려 나무 데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해발 638m 고계봉과 전망대에 이른다.

▲ 두륜산전망대 산책로   

전망대에 서면 영암 월출산과 광주 무등산까지 조망할 수 있고, 강진과 완도, 진도 등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보인다는데, 한반도의 서남쪽을 품에 안아보는 장쾌함이 느껴진다.

▲ 표충사    

오는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우수영관광지 일원에서 명량대첩제가 열린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선 133척을 대파한 명량대첩을 기리는 축제로, 해전 재현 행사와 씻김굿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 고산윤선도유적지의 유물전시관  

○ 당일여행 : 덕정마을(해남 진양주)→대흥사→두륜산케이블카

○ 1박 2일 여행
첫째 날 : 덕정마을(해남 진양주)→대흥사→두륜산케이블카
둘째 날 : 고산윤선도유적지→땅끝마을→우수영관광지→우항리 공룡화석지

○ 관련 웹사이트 
 - 해남문화관광
http://tour.haenam.go.kr
 - 해남 진양주 www.jinyangju.com
 - 대흥사
www.daeheungsa.co.kr
 - 두륜산케이블카
www.haenamcablecar.com

○ 문의
 - 해남 진양주 061-532-5745
 - 대흥사 종무소 061-534-5502~3
 - 두륜산케이블카 061-534-8992
 - 해남군 관광안내소 061-532-1330

○ 잠자리
 - 해남유스호스텔 : 삼산면 대흥사길, 061-533-0170,
www.hnhostel.co.kr
 - 가학산자연휴양림 : 해남읍 군청길, 061-535-4812,
http://gahak.haenam.go.kr
 - 초원모텔 : 계곡면 해남로, 061-533-4837
 - 산장모텔 : 삼산면 대흥사길, 061-535-3131
 - 남흥각여관 : 삼산면 대흥사길, 061-534-5222

○ 먹거리
 - 전주식당 : 표고전골, 삼산면 대흥사길, 061-532-8774
 - 목포식당 : 산채비빔밥, 삼산면 대흥사길, 061-534-5604
 - 기송정 : 산채비빔밥, 삼산면 대흥사길, 061-534-5690
 - 일미정 : 닭 요리, 해남읍 고산로, 061-536-2727

○ 주변 볼거리 : 고산윤선도유적지, 시인 김남주 생가, 고정희 생가, 땅끝관광지, 우수영관광지, 우항리 공룡화석지 / 한국관광공사_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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