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동정호 사랑의 느린 우체통 인기다

1년 후에 받아보는 느림 편지 인기 좋네. 빨강 우편봉투 무료

박미경 | 기사입력 2013/09/20 [10:07]

하동군, 동정호 사랑의 느린 우체통 인기다

1년 후에 받아보는 느림 편지 인기 좋네. 빨강 우편봉투 무료

박미경 | 입력 : 2013/09/20 [10:07]
대하소설 토지의 주인공 서희와 길상을 상징하는 부부송과 알곡이 익어가는 광활한 평사리 들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악양루, 4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악양루에 올라 하얀 엽서에 깨알 같은 글을 써 내려간다. 내년에 고3 되는 딸아이에게 평소 하지 못한 말을 글로 전하고 싶어서다. 북적이던 피서철을 피해 섬진강을 따라 한가롭게 초가을 여행을 하던 중 최참판댁을 들렀다가 우체통을 발견하고는 발길을 멈춘 것.

▲ 동정호 사랑의 느린 우체통 _ 하동군청    

비록 1년 후에 도착하는 느린 편지지만 수험준비를 하느라 힘겨워 하는 딸아이에게 평소에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용기를 냈다. 소설 토지의 무대 최참판댁으로 가는 길목 동정호 인근에 설치된 사랑의 느린 우체통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며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동군이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된 악양면에 느림을 상징하는 아이템의 하나로 지난 5월 이곳 동정호에 느린 우체통을 설치한 것. 가족, 친구, 연인은 물론 미래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편지는 1년 후에 발송되기 때문에 그만큼 기다림의 묘미가 있다.

우체통은 빨간색과 파란색 2개가 설치돼 있는 데 키가 낮은 파란색은 어린이용이다. 처음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요즘은 한 달에 500여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에 군은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빨간색 우편봉투를 제작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봉투는 최참판댁 관광안내소와 화개장터 관광안내소에서 배부하기 때문에 최참판댁이나 화개장터를 구경하는 관광객은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다. 가을이 무르익는 다음달 11∼13일 이곳 최참판댁 일원에서 토지문학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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