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다.문화를 체험하는 목포 갓바위길

신발 끈 질끈 매고 무작정 걷기 보다는 한 호흡 쉬어간다

이성훈 | 기사입력 2009/09/24 [15:50]

산.바다.문화를 체험하는 목포 갓바위길

신발 끈 질끈 매고 무작정 걷기 보다는 한 호흡 쉬어간다

이성훈 | 입력 : 2009/09/24 [15:50]
걷기의 시작은 버스정류장이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앞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 갓바위를 구경하고 입암산을 오른 뒤, 평화광장을 둘러보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끝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그 속내는 그리 간단치 않다. 왜냐하면 넘치도록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길이기 때문이다.

▲ 갓바위 해상 보행교 _ 관광공사 자료제공   

버스에서 내려 신발 끈 질끈 매고 무작정 걷기 보다는 한 호흡 쉬어간다는 의미에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먼저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문화의 거리로 불리는 곳답게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중심으로 문화예술회관, 문예역사관, 자연사박물관, 생활도자박물관, 남농기념관, 목포문학관 등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은 말 그대로 목포 인근 해역에서 건져 올린 유물만을 모아 전시하는 곳이다. 그래서 이곳의 대표유물은 선박 즉 배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는 두 개의 배가 복원 전시돼 있는데, 11세기 고려시대 배인 완도선과 14세기 중국의 무역선이었던 신안선이 그것이다. 특히 완도선은 우리 전통 바다배로서는 가장 오래된 실물배이기도 하다. 마르코폴로와 이븐 바투타 등 서양 여행가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중세 중국의 원거리 항해 무역선인 신안선도 인상적이다.

▲ 코뿔소 조상인 코엘로돈타 _ 관광공사 자료제공 

잔존 유물의 규모만도 길이 28.4m, 깊이 3.66m에 이르는 신안선은 3개 층을 통째로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안선, 완도선이란 이름은 발굴지역의 지명을 따서 붙인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해양문화체험관은 유물전시관 1층에 마련돼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09년 12월31일까지 무료관람을 실시한다. 관람시간은 평일 09:00~18:00, 토․일․공휴일 09:00~19:00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를 빠져나오면 본격적인 걷기의 시작이다. 짧은 해안도로를 따라 200여 미터를 가면 갓바위(천연기념물 제500호)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고,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바로 갓바위 해상보행교가 나온다. 총 연장 298m인 해상보행교는 지난 2008년 4월 목포시에서 갓바위 감상을 위해 설치한 것으로 일반 교량과는 다르게 교각 없이도 물에 뜰 수 있는 원리를 적용해 많든 다리다.

때문에 밀물과 썰물 그리고 물결의 출렁임에 따라 갓바위 쪽으로 밀려오기도 하고, 바다 쪽으로 떠내려가기도 한다. 해상보행교 위에 서면 갓바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두 개의 바위가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갓바위라 부른다는데, 얼핏 봐서는 투구를 쓰고 있는 장군의 모습 같기도 하다. 보행교 아래는 말 그대로 천연 수족관이다.

교각이 없다보니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 보행교 밑을 오가는데, 이즈음이면 새끼 학꽁치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띈다. 지난 여름 알을 깨고 나온 녀석들인데, 그 크기가 벌써 어른 손가락만 하다. 기다란 주둥이가 인상적인 새끼 학꽁치 주위로는 먹잇감을 노리는 전어들도 떼를 지어 돌아다닌다. 해상보행교를 지나면 바로 유람선 선착장이 나오고, 선착장 옆 달맞이 공원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좌측은 입암산 등산로, 우측은 평화광장 해안산책로로 이어지는 길이다. 입암산부터 올라보는 게 순서다.

사실 입암산은 산이라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야트막하다. 높이가 120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 그 어떤 속단도 금물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격대비 성능이 월등한 산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산이 낮으니 큰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고, 거기에 육산(肉山)과 골산(骨山)의 매력을 두루 갖추고 있어 짧은 산행동안 두 개의 산을 오른 듯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산이란 의미이다.

▲ 목포 해상관광 유람선 _ 관광공사 자료제공   

산행은 유람선 매표소를 지나 만나는 제법 가파른 계단에서 시작한다. '갓바위 등산로 입구'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이곳 계단이 입암산 등산로의 들머리다. 계단을 오르면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이 펼쳐진다. 처음 얼마간은 우락부락한 바위들도 군데군데 보이지만 길은 이내 순해진다. 그렇게 편하게 이어진 길이 갖바위 터널 위를 지나면서 둘로 나뉜다. 우측 길은 여전히 완만하게 이어지는 반면 좌측 길은 나무와 바위에 가려 길의 형태가 잘 보이지 않는다.

대신 길  옆으로 안내판이 하나 세워져 있다. 바위 구간이어서 위험하니 우회하라는 내용이다. 이 길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한참을 바라봤던 그 잘 생긴 암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우회하라는 것은 권고사항일 뿐이라는 것이다. 바위구간을 지나는 이 코스도 입암산의 정식 등산 코스 중 하나이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통해 입암산을 오른다. 입암산의 골산으로서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한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선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할 정도로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등산장비, 특히 등산화를 신지 않은 경우에는 가급적 들어서지 않는 게 좋다.

우회로를 따라 가도 암봉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있으니 무리해서 바위 구간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산허리를 에둘러 가는 우측 길은 입암산의 두 봉우리가 만나는 능선 구간을 앞두고 잠깐 가파르게 이어진다. 갓바위에서 능선까지는 1.3km. 능선에만 올라도 시야는 무척 시원하다. 발아래 문화예술회관이 보이고 그 뒤로 목포 앞 바다가 펼쳐진다. 저 멀리 대불산업단지도 보인다. 능선에서 다시 한번 길이 갈린다. 이정표에 따르면 우측 봉우리가 입암산의 정상이다.

▲ 입암산에서 바라본 하당신동시 _ 관광공사 자료제공   

능선에서 정상까지는 300m. 하지만 막상 이정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조금 실망스럽다. 각종 운동시설이 마련돼 있는 정상은 사위가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전망이 능선에서 본 것만도 못하다. 아니 솔직히 전망이랄 게 없다. 하지만 종주가 목적이라면 이곳에서 이로동사무소 이정표를 따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까지 가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정상에서 이로동사무소까지는 600m, 이로동사무소에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까지는 도로를 따라 다시 1.3km 정도를 더 가야한다.

이정표가 있던 능선에서 정상 쪽이 아니라 좌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암봉으로 길이 이어진다. 몇 개의 바위틈을 비집고, 짧은 철제 계단도 올라야 하지만 크게 힘든 코스는 아니다. 거리도 그리 멀지않다. 저 멀리 영산강하구둑에서 남항까지 목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개만 돌리면 오밀조밀 아파트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하당 신도시가 발아래 펼쳐진다. 그렇게 암봉에 올라선 뒤에야 비로소 정상다운 정상에 오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려오는 길은 입맛 따라 선택하면 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입암산 정상에서 이로동사무소를 거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로 오는 방법도 있고, 편하게 왔던 길은 되짚어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물론 자신이 있다면 암봉에서 바위구간을 지나 바로 내려와도 된다. 입암산 등산 후에는 휴식을 겸해 삼학도와 목포대교를 거쳐 고하도 용머리까지 다녀오는 유람선에 몸을 실어 보는 것도 괜찮다. 유람선은 수시로 운항하기 때문에 사전에 출항시간을 필히 확인해 두는 게 좋다. 요금은 성인 1만2천원, 어린이 6천원

평화광장 해안산책로도 용당동 일대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길이다. 유람선 매표소가 있는 해맞이광장에서 영산하구둑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코스지만 바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부 구간은 산책 데크가 설치돼 있어 해변을 걷는 것 이상의 운치가 있다. 편도 1.6km인 평화광장 산책로는 낮보다는 저녁에 밤바다를 보며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다. 걷기의 마무리는 시작점이었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맞은 편 자연사박물관이다.

중앙홀을 포함해 지질관 육상생명관 수중생명관 등 모두 8개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는 자연사박물관은 아이들이 좋아 하는 공룡 화석에서부터 각종 포유류 그리고 90여만 종에 이르는 다양한 곤충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자연생태교육관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곳이다. 관람료 어른 3천원, 청소년 2천원, 초등생 1천원, 유치원생 5백원. 관람시간은 평일 09:00~18:00, 토․일․공휴일 09:00~19;00며 매주 월요일과 1월1일 휴관

○ 관련 웹사이트 
 - 목포시청 :
http://www.mokpo.go.kr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 http://www.seamuse.go.kr
 - 목포자연사박물관 : http://museum.mokpo.go.kr

○ 문의 
 - 목포관광기획과 : 061)270-8430
 - 갓바위관광안내소 : 061)270-8383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 061)270-2000
 - 목포자연사박물관 : 061)274-3655
 - 목포유람선 : 061)281-1110

○ 대중교통
[버스]
- 서울→목포 : 동서울터미널(1688-5979) 07:10~17:10 1일 6회, 센트럴시티터미널(02-6282-0600) 05:30~24:00
- 수원→목포 : 수원버스터미널(031-267-7800) 06:00~19:20 1일 7회
- 부산→목포 : 부산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3) 06:30~15:20 1일 7회
- 여수→목포 : 여수종합터미널(061-653-1877) 06:15~19:40 1일 18회
※ 목포고속버스터미널 : 1544-6886, 061-276-0220

[기차]
- 서울→목포 : ktx 05:20~21:25 1일 9회, 무궁화 07:10~22:05 1일6회, 새마을 09:00~16:50 1일2회
문의 1544-7788 / 목포역 : 1588-7788

[목포 시내 교통]
- 도심순환버스(녹색버스)인 15번 버스가 목포고속버스터미널과 목포역을 경유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목포자연사박물관)까지 직통으로 운행하는 유일한 버스다. 총 10대의 버스가 운행하며, 배차간격은 25분, 운행시간은 05:50~22:25까지. 운임 1천원.

○ 숙박
 - 코리아나모텔 : 목포시 옥암동 061)282-3666
 - 엠보스모텔 : 목포시 옥암동 061)285-2211
 - 로데파크모텔 : 목포시 옥암동 061)284-8877
 - 선샤인모텔 : 목포시 상동 061)284-9160
 - 로얄모텔 : 목포시 상동 061)282-6659

○ 먹거리
 - 우리곰탕 : 목포시 옥암동, 곰탕 061)285-3344
 - 돌투 : 목포시 옥암동, 쌈밥정식 061)281-7726
 - 바다해물탕 : 목포시 상동, 해물탕 061)287-5255
 - 청석골 : 목포시 상동, 숯불갈비 061)285-1000
 - 신오문 : 목포시 상동, 소고기불고기 061)284-3392

○ 주변 볼거리 : 유달산, 목포근대역사관, 유선각, 낙조대, 어민동산등 / 
유달산꽃축제(4월초), 해양문화축제(7월말~8월초), 은빛갈치축제(10월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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