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 제가 쑨 호박죽 드세요”

수원시 파장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죽요리 교실

이민희 | 기사입력 2009/09/25 [09:23]

“할아버지 할머니 제가 쑨 호박죽 드세요”

수원시 파장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죽요리 교실

이민희 | 입력 : 2009/09/25 [09:23]
“못생긴 호박이 이렇게 변하다니 정말 신기해요. 제가 만들어서 그런지 더 맛있구요” 요리모에 앞치마까지 두르고 꼬마 요리사가 된 정채영 어린이(파장초 4)는 마냥 신나는 표정이다. 지난 17일 경기도 수원시 파장초등학교에서는 꿈나무 안심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죽요리 교실이 열렸다.


경기미를 재료로 만든 명품죽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죽프랜차이즈 ‘죽이야기’ 직원들이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꿈나무안심학교에 일일 요리실습 교사로 나선 것이다. 꿈나무안심학교는 일하는 엄마아빠를 대신해 아이들을 방과후 학교에서 돌봐주는 경기도의 보육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죽이라고 싫다던 아이들이 직접 만들고 나더니 한 그릇 뚝딱 맛있게 먹더라구요” 죽요리 교실을 함께 진행한 정경자 선생님(파장초 꿈나무안심학교)은 다음 수업에는 죽과 죽요리에 대한 시청각 자료도 확보해서 먹을거리 공부를 병행하면 더 좋겠다며 다음 교육을 기대했다. 같은 학교 송정민 선생님도 이번 죽요리 체험교육이 다양한 우리의 전통음식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도 교육적인 효과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파장초 꿈나무안심학교의 죽요리 교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죽을 포장해서 들고 파장동 주민센터로 향했다. 같은 동네 사시는 독거노인들께 드리기 위해서다. 경기도가 ‘무한돌봄 119 한솥밥’ 프로그램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렇게 어린이들이 직접 영양죽을 만들어 드리기는 처음이다. 소식을 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벌써 주민센터 앞마당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삼삼오오 짝지어 기다리고 계셨다.


고운 분홍빛 스웨터를 입고 소녀처럼 수줍어하는 정순자(89)할머니와 김의혜(67) 할머니는 “요즘같은 시대에 친손주라도 죽끓여 주기 힘들 텐데 이렇게 고사리 같은 손으로 죽을 끓여 갖다 주니 정말 고맙지”라며 꼬마 요리사들의 손을 잡으며 고마워했다.

송창회 파장동 주민생활팀장은 “경기도에서는 매달 한번 독거노인을 찾아가서 말벗도 해드리고 안마나 빨래도 해드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죽을 별식으로 드릴 수 있게 돼 참 잘됐다”며 꿈나무안심학교 어린이들을 반겼다.

몸이 불편해 주민센터까지 나오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최유성 사회복지사와 꿈나무 안심학교 죽요리사들은 방문 배달에 나섰다. 맛있게 드시라며 공손하게 죽을 전달하는 어린이들에게 노인들은 연신 기특하고 예쁘다는 말을 반복했다.  


‘죽이야기’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 대호가 대표는 “음식은 정이 담겨야 더 맛있는 것임을 새삼 느꼈다”며 “앞으로도 꿈나무안심학교의 ‘죽 요리 교실’과 독거노인들에게 경기미로 만든 죽과 떡을 전달하는‘따뜻한 죽이야기’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꿈나무안심학교에서 무한돌봄으로 이어진 따뜻한 죽 이야기를 만드느라 교육청, 기업, 동사무소를 다니며 분주했다는 경기도 농정국 이관규 계장(농산유통과 식품산업팀)은 “경기미 소비촉진의 일환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인데 어린이들도 좋아하고 어르신들이 이렇게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이 훈훈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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