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왕곡마을로 떠나는 생생 시간여행 ⑤

고즈넉한 전통 가옥 투어 1박2일 코스 추천

양상국 | 기사입력 2014/06/23 [02:55]

고성 왕곡마을로 떠나는 생생 시간여행 ⑤

고즈넉한 전통 가옥 투어 1박2일 코스 추천

양상국 | 입력 : 2014/06/23 [02:55]

강원도 고성에서 산과 바다길을 따라 가다보면 곳곳에 숨어있는 단아한 고택들을 발견하게 된다. 전쟁과 화마의 피해도 피해 고스란히 전통가옥을 보존하고 있는 왕곡마을을 중심으로 왕곡마을 내 중요민속문화재 235호로 지정된 함정균 가옥과 중요민속문화재 131호로 지정된 어명기 가옥 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왕곡마을은 긴겨울의 추위를 견디기 위한 가옥구조를 갖춘 국내 유일한 북방식 전통가옥들이 19세기 전후로 지어진 이래로 그 형태를 보존하며 밀집되어 있어 화려함과 규모를 뽐내는 으리으리함 보다는 소박하고 고즈넉한 한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는 관동팔경 중 수일경(秀逸景)인 청간정, 소나무숲 속에 자리잡은 천학정 등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한국의 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1박 2일 전통가옥 투어 코스를 제안한다.

▲ 청간정   


고성으로 고택체험을 하기 앞서 강원도 고성에서 자랑하는 일출의 명소를 먼저 들러보자. 미시령 톨게이트를 지나 해변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관동 8경 중 하나이자 설악일출 8경의 하나인 청간정이 자리하고 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된 이 청간정은 갑신정변 때 화재로 없어진 것을 1980년 완전 해체복원하여 명실 공히 문화재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설악산에서 흘러내리는 청간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의 작은 구릉 위에 있는 이곳은, 이곳에서 바라보는 동해안의 풍경이 일품이라 예로부터 많은 시인, 묵객의 심금을 울렸다 전해지며 조선시대 명필인 양사언과 송강 정철의 글씨 및 숙종의 어제시를 비롯, 전직 대통령의 글씨가 남아 있어 오랜 역사와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 천학정  


청간정에서 내다보이는 천학정은 동해안 절벽의 소나무숲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정자로 일출도 천하제일경이지만, 달이 떠오른 밤 바라보는 경치는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배안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만큼 아름답다. 특히 기암절벽 사이로 곧게 자라난, 세월의 굴곡을 보여주는 노송 앞에서 소원을 비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청간정과 천학정에서 푸른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눈을 맑게 했다면 어명기 가옥으로 향해보자. 천학정에서 바다를 오른쪽에 두고 해변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국가중요민속자료 제 131호 어명기 가옥은 조선 중기에 처음 만들어져 1750년 소실된 것을 현재 주인인 어명기의 할아버지가 1860년 구입해 지금의 모습으로 지은 것이다.

추위를 막기 위한 함경도, 강원도 지방의 주택건축양식인 田자 형태의 겹집은 여러 곳에 남아 있지만 어명기 가옥처럼 완전한 형태의 3칸 가옥은 유일해 한국 전통 건축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 가옥 주변의 대나무와 노송이 빽빽하게 심어져 있어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 왕곡마을    


어명기 가옥에서 약 10분 정도 가다보면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에 위치한 왕곡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은 조선왕조 건국에 반대한 고려 충신 함부열이 은거하면서 시작된 이후 강릉 최씨가 들어오면서 최씨와 함씨의 집성촌이 됐고, 현재는 19세기 전후에 걸쳐 지어진 기와집 및 초가집 40여 채를 중심으로 전통을 지켜오며 북방식 구조의 전통가옥을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마을로 남아있다.

마을의 지대가 높은 곳에는 양반들이 살았던 기와집들이 있고, 아래쪽에는 일반 농민들이 살았던 초가집들이 배치되어 있는 조선시대 농촌마을의 구조를 잘 보여주고 있다.

▲ 어명기가옥  


왕곡마을의 가옥들은 외양간을 부엌 앞에 달아 놓은 ㄱ자형 구조로, 강원도 북부의 전형적인 한옥 양식인 양통집(한 용마루 안에 앞뒤로 방을 꾸민 집)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문이 없는 개방형 구조를 취해 마당 안으로 햇볕이 깊숙이 들어오게 하고, 항아리를 굴뚝에 엎어 놓아 지붕에 불이 옮겨 붙지 않고 열기가 다시 집으로 들어오도록 하여 추위가 길고 매서운 강원도 북부의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왕곡마을 내 대표적인 가옥인 함정균 가옥은 마을 위쪽에 위치해 있으며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가옥이자 중요민속문화재 235호로 지정된 가옥이다. 마을의 여느 집처럼 ㄱ자형태로 뒤로는 툇마루가 있고, 대청마루 안에 뒤주를 설치한 점이 특이하다.

▲ 함정균가옥   


왕곡마을에서는 현재 고성군청에서 구입한, 기와집인 작은 백촌집, 큰상나말집, 한고개집과 초가집인 큰 백촌집, 성천집, 진부집, 한고개 행랑채, 갈벌집 등 8채에서 고택숙박체험을 할 수 있으며 지난 5월부터 문화재청에서 후원하는 2014 생생문화재사업의 일환으로 고성 왕곡마을로 떠나는 생생프로그램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이곳에 짐을 풀고 맞는 소박하고 고즈넉한 한옥에서의 여름밤은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선물할 것이다.

왕곡마을의 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7번 국도를 타고 간성읍을 지나 조금 더 가면 강원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간성향교가 있다. 금강산과 관동팔경 유람길에서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은 이 향교는 조선 세종 때 처음 세워졌으며, 소실과 중건을 거듭한 후 현재의 건물로 남아있다. 향교 건물은 강당인 명륜당을 중심으로 좌우에 동재.서재.대성전.동무.서무 등의 건물이 배치되어 있고,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선현들의 위패를 창건 당시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 간성향교대성전  


현재 매년 유림(유학을 신봉하는 무리)회의 주관으로 석전제(공자(孔子)를 모신 문묘(文廟)에서 선성(先聖)•선사(先師)에게 지내는 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전통윤리교실을 열어 청소년들에게 충효사상과 전통예의범절을 가르치고 있다.

향교 답사는 교육적으로도 의미가 있어 특히 어린이와 함께 한 가족여행객은 한번쯤 방문해 볼 만한 곳이다. 이렇듯 고성 왕곡마을을 중심으로 한 고택체험은 도시의 삭막함에 시달린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같은 시간과 장소를 선물해 최고의 휴양공간이자 치유의 공간이 되어줄 예정이다.

▲ 간성향교명륜당   


왕곡마을은 고속버스로는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속초고속버스터미널로, 서울동서울터미널에서는 간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 왕곡마을로, 자가용으로는 춘천고속도로를 따라 속초, 인제방면 → 간성, 속초 방면으로 해서 왕곡마을로 향하면 빠르면 3시간 30분, 막히면 5시간 정도 소요된다.

특히 고성 왕곡마을에서의 고성 왕곡마을로 떠나는 생생(生生)시간여행은 옛 건축양식을 통해 북부지방의 긴 추위를 이겨낸 선조들의 생활지혜와 옛 우리 문화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매주 토요일에 예약자들에 한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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