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스위스 국민을 울리는 노래

목동의 노래(Le Ranz des Vaches)에서 목동의 외침은 태초부터

이성훈 | 기사입력 2014/09/15 [10:51]

강인한 스위스 국민을 울리는 노래

목동의 노래(Le Ranz des Vaches)에서 목동의 외침은 태초부터

이성훈 | 입력 : 2014/09/15 [10:51]

알프스하면 떠오르는 상투적인 음조에 불구한 오래된 스위스 노래 한 곡이지만,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 스위스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곡이 하나 있다. 비교문화 역사학자인 기 메트로(Guy Métraux)는 그의 책, 목동의 노래(Le Ranz des Vaches)에서 목동의 외침은 태초부터 유래한 것이다. 그것이 어쩌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커뮤니케이션 형식 중 하나일 것이다.라고 말하며 스위스의 애국가는 소 떼를 부르던 목동의 외침이 500여년간 진화하며 만들어 진 것이라 이야기한다.

▲ 목동의 노래   



여기서 특별한 것은 감성적인 이유로 인해 수 세기 동안 이 음조가 살아 남았다는 것이다. 고국, 향수, 자유를 위한 갈망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1828년 스위스 여행을 시작한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James Fenimore Cooper)는 한 노트에서 목동의 노래에 대한 진짜 의미를 조사해 볼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모히칸 족의 최후(The Last of the Mohicans)를 집필한 이 작가는 스위스인들이 사는 그 땅을 직접 밟아 보고 용감하기로 유명한 스위스 용병들까지도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는 이 노래를 직접 들어 보고 싶었다.


마침내 길다란 알프호른으로 연주되는 그 노래가 널리널리 퍼져나가는 것을 들었을 때, 이 직설적인 미국인은 이 악기의 찌르는 듯한 소리가 그의 귓 속을 파고든다고 불평하고 말았다. 그러나 스위스 사람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소 떼를 부르는 노래를 뜻하는 독어, 쿠흐라이헨(Kuhreihen) 곡조를 들을 때마다 심장이 찌릿거림을 인정하고 있다.



그뤼에르(Gruyère)부터 베르네제 오버란트(Gernese Oberland)를 거쳐 아펜첼(Appenzell)에 이르기 까지 스위스 목동들은 그들의 소 떼를 부르거나, 인도하거나, 진정시킬 때, 그리고 소 떼를 외양간으로 돌려 보내거나 젖을 짤 때 항상 이 목동의 노래를 부른다. 지역에 따라 10개가 넘는 다른 곡조가 있지만, 음악학자들은 여기에는 기본적인 하나의 패턴이 있음을 밝혀냈다. 가사야 나중에 붙여졌고 목장마다 다른 곡조를 갖고 있지만, 모두 세 개의 부분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뤼에르에서는 리아우바(Liauba), 리아우바 같은 단어가 반복되며 소 떼를 부른 후에 소 각자의 이름과 색깔, 습성, 태도 등을 노래한다. 그 후 산악지방의 생활에 대한 고단한 이야기가 펼쳐지며 애처로운 곡조로 노래는 끝이난다.
구전된 까닭에 원곡에 대한 자료는 없지만, 18세기와 19세기에는 알프스와 시골을 주제로 한 뮤지컬에 단골 테마가 되었다.



이 곡조는 1545년 마틴 루터(Martin Luther)의 초기 추종자였던 조지 로(George Rhaw)에 의해 최초로 기록, 출판되었다. 그의 1767년 장자끄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음악의 사전(Dictionary of Music)에는 이국적인 미개한 곡조(savage tunes)라는 항콕에 분류되어 있기도 했다. 같은 항목에 페르시아와 중국인들의 곡조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또한 한 알자스 출신의 의사가 한 세기 전에 이야기했다고 전해지는 내용도 기록하고 있는데, 이 노래는 스위스 사람들에게 향수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외국에서 싸우고 있는 스위스 용병들은 이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하거나, 심지어 휘파람을 불어도 사형에 처할 정도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런 명성으로 인해 괴테, 워즈워스, 바이런을 비롯한 많은 여행자들은 이 노래를 직접 듣고 그 강렬한 효과를 직접 묘사해 보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 특히 낭만주의자들에게는 새하얀 알프스 봉우리 아래 짙은 전나무 숲과 푸르른 계곡이 둘러쌓인 자연 그대로의 풍경 속에 사는 자유로운 사람들의 자긍심을 연상시켰다.



자유라는 개념을 상기 시키기 위해 작곡가 앙드레 그레트리(André Grétry)는 그 분위기를 파리에서 올려진 그의 오페라, 귀욤 텔(Guillaume Tell)에 한껏 불어 넣어, 혁명 중에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40년 후에는 로씨니(Rossini)가 그의 마지막 오페라, 빌헬름 텔(Guglielmo Tell)의 서곡을 올려 유명해 졌다. 소방울이 울려 퍼지는 배경은 쉴러(Schiller)의 드라마에서 기초한 것이다.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는 이 분위기를 그의 피아노 즉흥 연주에 옮겼고,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은 바이런의 알프스 서사시인 만프레드(Manfred)에 양식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곡가들은 이를 알프스에만 국한시키지는 않았다.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과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에 등장하는 폭풍 전에 목동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돈키호테에 등장하는 스페인의 교외, 라 만차(La Mancha) 불모지로 그 곡조를 옮겨왔다.


리하르트 바그너는 리기 쿨름(Rigi Kulm)에서 휴양을 하며 그의 부인 민나(Minna)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호텔에 묵는 사람들이 일출을 볼 수 있도록 아침마다 알프호른 연주자들이 깨워 주고 있다고 적으며, 이 부지런한 이들 때문에 새벽 네 시에 일어나야 하는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그 후로도 이 목동의 노래는 많은 오페레타에 이용되며 영국 코벤트 가든과 시카고, 뉴욕의 무대에 오르게 되고, 스위스에서도 수 많은 작품에 사용되었다.
가끔은 상업광고에 우스꽝스럽게 등장하기도 하지만, 목동의 노래는 스위스의 다른 지역과 다른 언어,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노래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참고자료_Petit Guide de la Suisse insolite/Made in Switzerland, Mavis Guinard, Metropolis / 스위스 정부관광청_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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