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벽골제 에서 즐기는 느릿느릿 가을축제

징게 맹경은 김제와 만경을, 외에밋들은 넓은 들녘을 표현하는

이성훈 | 기사입력 2015/10/01 [11:18]

김제 벽골제 에서 즐기는 느릿느릿 가을축제

징게 맹경은 김제와 만경을, 외에밋들은 넓은 들녘을 표현하는

이성훈 | 입력 : 2015/10/01 [11:18]

전북 김제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표현으로 '징게 맹경 외에밋들' 이라 한다. 징게 맹경은 김제와 만경을, 외에밋들은 넓은 들녘을 표현하는 말로 김제평야와 만경평야는 우리나라 최대의 평야인 호남평야를 이룬 삼한 시대 호남평야에 물을 대기 위해 조성한 저수지가 벽골제 인 것이다.

▲ 김제 벽골제 조형물    



우리나라 최대의 고대 저수지이자, 제천 의림지, 밀양 수산제와 더불어 삼한 시대 3대 수리 시설로 꼽힌다. 벽골제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 신라본기 흘해왕 21년조에 始開碧骨池 岸長一千八百步(처음 벽골지를 여니 둑 길이가 일천팔백 보다)라고 기록되었다. 학자들은 당시 이 지역이 백제의 영토였으나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신라본기에 삽입되었다고 보아 백제 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측.
 

▲ 벽골제의 수문인 장생거    


현재 벽골제는 관광단지로 조성되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용 조형물이 눈에 띈다. 높이 15m, 길이 54m에 달하는 두 마리 용이 마주 보는 모습은 벽골제의 규모에 걸맞게 위용을 드러낸다. 벽골제와 용은 어떤 관계일까. 전통 농경 사회에서는 왕이 물을 다스리는 능력이 중요했다.

▲ 벽골제에는 커다란 용 조형물이 있다     



이는 식량을 생산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국가 존속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벽골제는 물을 조절하는 국가적 수리 시설이고, 용은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존재로 곧잘 활용되었다. 벽골제에도 김제 토착 세력인 김제 조씨의 시조 조연벽 장군이나 벽골제 쌍룡추, 용추와 용연 등 용과 관련한 전설이 많다. 용은 벽골제와 생명인 물, 신화와 삶을 연결하는 상징이다.

▲ 벽골제 수문인 경장거 

 

용 조형물 뒤로 벽골제 둑이 보인다. 단지 내 둑은 일부 구간으로 본래 길이는 부량면 신털미산에서 명금산까지 3km에 달한다. 둑을 쌓는 데 연인원 32만여 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되며, 수문과 하천공사에 동원된 인부까지 합하면 공사 인원은 훨씬 많았을 것이다. 당시 사회 규모와 인구수 등을 감안하면 벽골제 축조가 얼마나 중요한 국가사업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 금평저수지 따라 걷기 길이 조성되어 있다   

 

둑은 잘 정비되어 산책 삼아 주변 논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다. 하지만 벽골제 뒤로 넓은 저수지 대신 논이 자리하는 등 본래 모습을 간직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동진농지개량조합에서 둑을 김제간선수로로 개조해 저수지가 사라지고, 둑도 가운데 수로가 만들어져 둘로 잘렸기 때문이다.

▲ 망해사 낙서전 풍경과 새만금 간척지    



 수문도 수여거, 장생거, 중심거, 경장거, 유통거 등 다섯 개였으나 두 개가 남았다. 단지 내 장생거와 단지 밖 둑을 따라 남쪽으로 약 2km 떨어진 경장거다. 수문은 거대한 돌기둥 한 쌍을 세우고 물에 둑이 깎이지 않도록 돌로 단을 쌓았다. 논에 물을 댄 방법은 장생거를 축소한 수문 체험장에서 배운다. 돌기둥 양쪽 위에 설치된 물레를 돌려 수문을 열고 닫으며 벽골제의 기능을 알 수 있다.

 

▲ 넓게 펼쳐진 만경평야   


벽골제에는 둑뿐만 아니라 농경문화를 주제로 전시하는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농경사주제관과 체험관, 숙박이 가능한 전통가옥 체험마을, 민속놀이 마당 등 다양한 체험 시설이 조성되었다. 10월 7일~11일 벽골제를 중심으로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린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오직 한 곳!이라는 주제로 농악․사물놀이 경연대회, 벼 베기, 농기구․달구지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우리 농경문화의 정체성을 계승하고 벽골제의 의미를 되새기는 축제다.

 

▲ 아리랑문학마을에 재현한 하얼빈역    



아리랑문학마을은 일제강점기 호남평야가 왜 수탈 대상이 되었는지 보여주는 곳이다. 김제는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 의 배경이 된 곳이다. 홍보관에서는 김제․만경평야를 묘사한 징게 맹경 외에밋들 글귀와 함께 소설 내용을 통해 일제강점기 민초의 애환과 투쟁, 민족의 처절한 삶을 보여준다.



소설 주인공의 생활 터전이던 내촌과 외리마을, 민초를 착취하고 탄압한 죽산면사무소와 죽산주재소, 우체국, 정미소 등 근대 수탈 기관, 안중근 의사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하얼빈(哈爾濱)역 등도 재현했다.

 

▲ 망해사 청조헌    


끝없이 펼쳐진 만경평야의 황금물결을 가로질러 도착한 망해사는 바닷가에 위치한 절이다. 일주문이나 사천왕문도 없는 왜소한 규모지만 새만금간척지를 앞마당으로 품었다. 낙조가 유명해 아름다운 해넘이를 기대하는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 망해사 종각 뒤로 해가 진다     



호남평야와 더불어 김제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곳이 모악산이다. 이 산에는 4대 종교 성지가 있다. 불교를 대표하는 금산사는 백제 법왕 원년(599)에 창건된 전북 최대 사찰이다. 국내 유일한 3층 법당인 미륵전(국보 62호)과 따뜻한 미소를 머금은 높이 39척 석고미륵여래입상이 유명하다.

▲ 금산사 미륵전과 금강계단   


미륵전은 겉으로 보기에는 3층이지만 안에 들어서면 하나로 트였다. 후백제 견훤이 넷째 아들 금강에게 왕위를 물려주려다 장남 신검에 의해 3개월간 유폐당한 곳이기도 하다. 미륵전 맞은편의 대장전(보물 827호), 석련대(보물 23호), 금강계단(보물 26호), 육각 다층석탑(보물 27호) 등 보물이 많아 문화유산의 보고라 불린다.

 

▲ 금산사 미륵전 미륵입상    



기독교는 금산사 입구 금산교회가 대표한다. 1908년 4월 미국인 테이트(Lewis Boyd Tate) 선교사가 지역 부호 조덕삼, 이자익 등과 함께 세웠다. 유교의 남녀유별 이념이 작용해 ㄱ자 구조다. 출입문도 두 개를 내어 정면 문으로 남자가, 측면 문으로 여자가 드나들었다. 예배를 볼 때도 남자와 여자가 따로 앉았고, 커튼으로 가려 경계를 삼았다.

▲ 1908년 세워진 금산교회   



증산교의 한 교파로 강증산(증산 강일순) 부부의 무덤을 봉안한 증산법종교, 호남 3대 성당으로 동양에서 가장 많은 신부를 배출한 수류성당도 모악산 자락에 있다.

▲ 증산교의 한 교파인 증산법종교     



증산법종교 앞 금평저수지는 모악산마실길 김제권역의 한 구간으로 가을 하늘과 호수를 벗 삼아 걷기 좋다. 금산사 인근 어유마을에 위치한 농가 맛집 삶의향기는 금산 지역의 제철 농산물을 건강한 조리법으로 정갈하게 차려 낸다. 음식은 하루 전에 예약해야 한다.

▲ 삶의향기에서 지역 농산물로 차린 상차림    



○ 당일 여행 : 벽골제→아리랑문학마을→김제 죽산리 구 일본인 농장 사무소(하시모토농장사무소)→만경평야→망해사


○ 1박 2일 여행

첫째 날 : 벽골제→아리랑문학마을→김제 죽산리 구 일본인 농장 사무소→만경평야→망해사
둘째 날 : 금평저수지→증산법종교→금산교회→금산사→수류성당


○ 관련 웹사이트 

 - 김제시 문화관광 http://culture.gimje.go.kr
 - 벽골제 http://byeokgolje.gimje.go.kr
 - 아리랑문학마을 http://arirang.gimje.go.kr
 - 금산사 www.geumsansa.org
 - 증산법종교 http://jsbeob.com


○ 문의

 - 김제시청 문화홍보축제실 063-540-3241
 - 벽골제 063-540-4094
 - 아리랑문학마을 063-540-2929
 - 망해사 063-545-4356
 - 금산교회 063-548-4055
 - 금산사 063-548-4441
 - 증산법종교 063-543-0265
 - 수류성당 063-544-5652


○ 잠자리

 - 이현심고택 : 김제시 복죽4길, 010-3676-0440 (한옥스테이)
 - 벽골제 전통가옥 체험마을 : 부량면 벽골제로, 063-543-2258
 - 모악산유스호스텔 : 금산면 모악로, 063-548-4401, www.moakyh.co.kr
 - 스타팰리스 : 김제시 하정1길, 063-547-1005
 - 레드스카이 : 김제시 하정1길, 063-546-2579


○ 먹거리

 - 삶의향기 : 한정식, 금산면 원평1길, 063-543-2325
 - 고각 : 해물짬뽕, 부량면 부량1길, 063-546-6577
 - 운암매운탕 : 매운탕, 김제시 동서로, 063-542-0431
 - 시골집 : 순댓국, 김제시 두월로, 063-545-8253


○ 축제 : 
김제지평선축제 2015년 10월 7~11일, 벽골제 일원, 063-540-3190, http://festival.gimje.go.kr / 세계종교문화축제 2015년 10월 15~18일, 금산사 및 전주, 익산, 완주 일원

○ 주변 볼거리 :
귀신사, 김제 죽산리 구 일본인 농장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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