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 링거투혼 불사르며 크랭크업
명장면을 탄생시키기 위한 배우들의 링거투혼
김민희 | 입력 : 2010/05/31 [11:25]
칸 마켓에서 ‘보기 드문 액션 수작’, ‘추격자를 능가하는 강렬함’이라는 호평과 함께 유럽, 아시아 3개국 선판매의 쾌거를 이뤄냈던 '혈투'가 지난 5월 18일, 뜨겁고 치열했던 촬영을 마치고 크랭크업했다. 광해군 11년, 명나라의 강압에 의해 파병된 조선군이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대패하고, 만주 벌판 한 가운데 가까스로 살아남은 3인이 좁혀져 오는 청군의 추격 속, 적이 아닌 벗과 운명을 뒤바꾼 혈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적이 아닌 벗, 조선이 아닌 만주, 당파 싸움이 아닌 강압에 의한 파병이라는 도발적인 시작과 눈보라 치는 전쟁터 한 복판 객잔에서 맞닥뜨린 세 남자의 역동적인 액션은 그간의 점잖거나 혹은 화려하기만 했던 시대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강렬함을 기대케 한다.
크랭크업과 함께 공개된 스틸은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한 뒤 만주벌판 눈보라 속에 내버려진 ‘헌명’(박희순)과 ‘도영’(진구)의 모습으로, 두 사람은 생사에 갈림길에서 오로지 서로만을 의지하고 있다. 하지만 목숨도 걸 만큼 형제와도 같았던 벗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용서할 수 없는 적이 되는 순간, 가장 치열한 ‘혈투’의 시발점이 되는 장면으로, 촬영 내내 현장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격한 촬영 강행군으로 인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탈진한 배우들은 링거를 맞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촬영을 이어가는 링거투혼을 불살랐다. 컷 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 주저 앉은 배우들과 전 스텝들은 중요한 장면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성취감에 서로를 향한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생존이 걸린 극한 상황, 동지가 적이 되는 순간 진짜 전투를 시작하는 그들의 강렬한 대치가 가장 역동적면서 도발적이고, 남성적인 액션을 만들어 낼 혈투는 올 여름, 대한민국을 뜨거운 혈투의 현장에 가담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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