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곳, 인천 맛집3선

무한대게 ‘씨푸드 파크’, 진짜 자장면 ‘풍미’, 추억의 ‘잉글랜드

이병욱 | 기사입력 2010/06/08 [09:48]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곳, 인천 맛집3선

무한대게 ‘씨푸드 파크’, 진짜 자장면 ‘풍미’, 추억의 ‘잉글랜드

이병욱 | 입력 : 2010/06/08 [09:48]
인천은 서울과 아주 가까운 까닭에 여러모로 손해보는 게 많은 도시다. 특히나 ‘맛집’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다. 언론매체와 블로거 등의 관심이 대부분 서울에 쏠려 있어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라도나 강원도 경상도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작정하고 맛집을 찾아나서는 발길도 외면하기 십상이라 이래저래 인천의 맛집들은 손해 아닌 손해를 보고 있다.하지만 인천에는 내공이 상당한 맛집들이 적지 않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먼저 개항이 이뤄진 곳이라는 역사적인 배경에다 바다를 끼고 있는 항구도시이고 무엇보다 서울로 들어오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 씨푸드파크     © 이병욱

인천 씨푸드뷔페, ‘씨푸드 파크’
오늘은 이렇게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인천의 맛집 3곳을 추천할까 한다. 첫번째는 ‘인천에는 해산물 부페가 없다’는 고정관념에 도전 중인 ‘씨푸드 파크’다. 이 업체는 오픈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으니 개항만큼이나 유서깊은 음식점들이 즐비한 인천에서 업력으로는 명함을 내밀 입장은 못된다. 그렇지만 ‘씨푸드 파크’에 대한 입소문은 삽시간에 퍼저 인천을 벗어날 정도다. 요즘 들어서는 서울에서도 차를 몰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 새내기 맛집의 인기는 그러나 새삼스럽지 않다. 벌써 “서너번 가봤다”는 어느 맛집 순례객의 얘기가 ‘씨푸드 파크’의 인기를 잘 설명해 준다. “우선 싸구요. 호텔 씨푸드 부페나 서울의 고급 해산물부페 가격을 생각하면 대단한 경쟁력이니까요” 보통 부페의 피크타임은 주말과 저녁시간. 

‘씨푸드 파크’는 이 시간대라고 해도 이용요금이 1만8천900원. 서울 지역의 비교적 저렴하다는 씨푸드 부페 가격이 3만원대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점심 시간대의 가격은 더욱 놀라와서 1만2천9백원. 고급 스파게티 한 그릇 가격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싱싱하지 않거나 구색 갖추기식 메뉴라면 메리트 없잖아요?”라는 게 이 맛집 순례객의 설명이다. ‘씨푸드 파크’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는 줄잡아 50여가지. 강남의 유명 씨푸드 부페가 200여가지의 메뉴를 자랑하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베스트 멤버’는 다 들어있으니 괜한 걱정은 섵부르다.

씨푸드 부페의 꽃 ‘대게’와 ‘대하’도 준비되어 있다. 미리 놀랄 필요는 없다. ‘추가요금’도 없다. 일반적인 해산물 부페가 대게를 먹으려면 돈을 더 내야거나 일찍 떨어져 먹어보지도 못하기 십상인 것에 비하면 놀라운 경쟁력이다. ‘씨푸드 파크’가 단박에 인천 맛집 리스트의 맨 윗자리를 차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게나 대하 말고도 ‘강추 메뉴’는 많다. 그 중에서도 요리사가 한두 점씩 직접 구워주는 스테이크도 별미다. 육즙을 고스란히 담아낸 등심 채끝 부위만 먹기 위해서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싸고 맛있고’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맛집의 조건을 모두 갖춘 곳이 ‘씨푸드파크’다. 

게다가 ‘웰빙’ 트렌드와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육고기보다는 신선한 야채와 해산물을 챙겨 먹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다. 위치는 김포가는 방향 인천 서구의 원당지구인데 대중교통이 약간 불편한 게 흠이라면 흠이다. 네비게이션에 ‘인천시 서구 원당동 산 129-1번지’라고 치면 쉽게 찾아올 수 있다. 

차이나타운의 터줏대감, ‘풍미’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번화한 차이나타운이 없는 곳이 없는데 유독 우리 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특히 인천이 그렇다. 요즘에야 인천시에서 정책적인 지원을 하는 덕분에 분위기가 많이 번화해졌지만 인천 차이나 타운은 몇해 전까지만 해도 찾는 이 많지 않은 지역이었다.

이런 차이나타운에 ‘맛집 순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영화 ‘북경반점’ 덕분이다. 옛날 방식의 정통 중국요리를 지키려는 영화의 내용 덕분에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던 까닭에 시에서도 중국과의 우호관계 증진 등을 위해서 대대적인 지원을 하게 됐던 것이 현재의 차이나 타운이 번화해질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아는 사람만 아는 얘기지만 영화 ‘북경반점’에 나왔던 중국요릿집은 현재 찾아볼 수가 없다. 자세한 사정은 밝힐 수 없지만 그 요릿집은 현재 다른 중국집의 주차장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아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옛날 방식의 정통식 자장면을 맛볼 수 있는 중국집들이 몇곳 남아 있기 때문이다. ‘풍미’는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 중국집들이 저마다 ‘역사와 전통’을 얘기하지만 사실 명맥이 끊어져 있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풍미’는 연세 지긋한 단골들이 지금도 끊이질 않고 찾아오는 중국집이다. 2층 건물을 모두 사용하지만 워낙 낡은 건물이라 1층은 생각보다 협소하다. 단체손님들은 보통 2층으로 올라가지만 맛은 늘 여전하다. 잘 볶은 춘장이 풍겨내는 고소한 자장면의 맛 그대로다. 진짜배기 자장면을 먹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흔쾌히 추천할 만한 곳이다. 

추억의 돈까스, ‘잉글랜드 돈까스’
그리고 인천 맛집 추천 리스트의 마지막은 동인천역 바로 앞 먹자골목에 숨어 있다. 신포시장 올라가는 초입 바로 뒷 골목으로 가면 규모 있는 호프집처럼 생긴 ‘잉글랜드 돈까스’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곳이 인천에서도 손꼽히는 돈까스 명문이다. 

돈까스는 돼지의 ‘돈’과 ‘커틀릿’을 합친 전형적인 일본식 신조어다. 현재 우리 나라의 돈까스는 일본식 돈까스와 다른 류의 종류가 있다. 생고기에 간단한 간을 한 후에 계란물을 입혀 튀김 옷을 씌운 다음 바삭하게 튀겨낸 게 일본식 돈까스의 특징이다. 그러나 이곳 ‘잉글랜드 돈까스’는 질 좋은 고기를 갈아서 만든 돈까스다. 어른 손바닥보다 큰 두툼한 돈까스 두장이 나오는데 완두콩 색깔과 향이 은은한 스프도 별미다. 맛은 일본식 돈까스만 먹어본 사람들에게는 낯선 맛이지만 먹어본 사람들은 대부분 ‘최고’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 곳이다. 

특이하게도 ‘잉글랜드 돈까스’는 널찍한 공간을 자랑하고 있어 단체 손님도 별도의 룸에서 수용할 수 있다. 사실은 몇해 전에 호프집으로 업종 추가를 한 적이 있었는 데 당시의 인테리어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른 음식점들과 다른 점은 주방장이다. 

젊은 남자 주방장들이 보통인데 ‘잉글랜드 돈까스’는 연세 있으신 할머니가 주방을 지키고 계신다. 이분이 ‘잉글랜드 돈까스’의 안주인 되신다. 오랜 업력 만큼이나 다양하게 이곳을 거쳐간 능력있는 주방장들의 솜씨를 “고스란히 배웠”던 덕분에 할머니의 돈까스는 푸짐하고 변함없이 맛있다. 그리고 송도나 월미도에서 오랜만의 바닷 바람을 쐬고 돌아오는 인천맛집 순례는 ‘또 와봐야지’라는 생각을 절러 들게 한다.
문의: 032-566-8851 /
www.seafoodp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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