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트호른(Schilthorn)에서 제임스 본드처럼 스키타기

알프스 산맥에서 박진감 넘치는 스키 추격 장면 재현

이성훈 | 기사입력 2011/12/06 [13:05]

쉴트호른(Schilthorn)에서 제임스 본드처럼 스키타기

알프스 산맥에서 박진감 넘치는 스키 추격 장면 재현

이성훈 | 입력 : 2011/12/06 [13:05]
여섯번째 007 영화인 여왕 폐하 대작전(On Her Majesty Secret Service)은 스위스의 알프스 산악지대에 알레르기 연구소라는 정체불명의 기관이 들어선다. 세균실험과 세균전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이 곳의 정체를 알아차린 제임스 본드는 또 한 번 세계를 구한다.

 

박진감 넘치는 이 영화가 촬영된 곳이 바로, 쉴트호른(Schilthorn)이다. 실제로 영화에서 헬기를 타고 쉴트호른 정상, 피쯔 글로리아(Piz Gloria) 봉우리 근처를 비행하며 알레르기 연구소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에 접어 들어서는 눈사태 속에서 박진감 넘치는 스키 추격 장면으로 스릴 넘친다.


올 겨울, 쉴트호른에서 007을 능가하는 짜릿한 스키를 즐겨보자. 007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기 위해 사전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쉴트호른을 찾기 전, 여왕 폐하 대작전 전체를 감상하는 방법이 제일 좋겠으나,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해도 괜찮다. 쉴트호른 정상의 회전 레스토랑, 피쯔 글로리아 내에 있는 투어리스토라마(Touristorama)에서는 쉴트호른에서 촬영된 부분을 상영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본드 트랙을 따라 영화의 주요 장면을 구경할 수 있다. 영화에서는 제임스 본드가 알레르기 연구소, 즉 피쯔 글로리아의 건물에서 점프를 하면서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한다. 실제로 피쯔 글로리아 정상부터 스키 슬로프가 시작되어, 007만큼 극적이지는 않더라도, 스릴 넘치는 스키를 탈 수 있다.


쉴트호른 정상에서 뮈렌(Mürren)까지 이어지는 스키장은 융프라우(Jungfrau) 지역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스키 지역으로 손꼽힌다. 곳곳에는 깎아지른 경사면이 도사리고 있고, 길게 펼쳐진 다운힐은 스키의 맛을 더욱 고조시킨다.


케이블카와 T 바를 비롯한 현대적이고 편리한 스키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낭만적이면서도 웅장한 알프스 파노라마가 곳곳에 펼쳐져 있다. 해발고도 2970m에 위치한 쉴트호른 정상에서 시작되는 스키 슬로프는 장장 54km에 달한다. 때문에 뮈렌에서 오전 8시 10분에 출발하는 첫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를 것을 권한다. 뮈렌에서 쉴트호른까지는 케이블카로 17분이 소요된다.


인터라켄(Interlaken) 지역에서 출발한다면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까지 기차를 타고 이동한 뒤, 버스로 갈아 타고 슈테첼베르그(Stechelberg) 케이블카 역까지 가야한다. 슈테첼베르그에서 출발하는 쉴트호른행 케이블카는 오전 7시 55분부터 시작된다.


쉴트호른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다보면 비르크(Birg: 2676m) 케이블카역이 나온다. 이 곳 레스토랑에서 따끈하게 몸을 녹이기 좋다. 뮈렌까지 계속하여 스키를 탈 예정이 아니라면 비르크에서 시작되어 오베레 후벨(Obere Hubel: 2439m)까지 이어지는 슬로프에서 스키를 즐기기 좋다. 스키 리프트를 이용하여 비르크까지 왕복할 수 있다.


오베레 후벨 근처에는 쉴트호른휘떼(Schilthornhütte)라는 산장 레스토랑이 있다. 뮈렌 근처에는 보더들을 위한 펀파크가 조성되어 있어 아찔한 스노우보드를 즐길 수 있다. 뮈렌-쉴트호른 구간의 스키패스는 반일권이 CHF 48, 1일권이 CHF 62, 3일권이 CHF 159이다. 반일권과 1일권의 경우 상행 케이블카만 이용할 수 있고, 하행은 이용할 수 없으므로 참고하도록 한다.


전나무 숲과 샬레마을을 지나는 낭만적인 눈썰매. 스키를 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눈썰매도 신나는 겨울 체험이 되어 준다. 뮈렌에서 퓨니큘러로 올라갈 수 있는 알멘드후벨(Allmendhubel)에서 썰매를 타고 뮈렌까지 신나게 내려갈 수 있다. 전나무 숲과 아기자기한 샬레 마을을 지나 웃음소리 끊이지 않는 눈썰매를 체험할 수 있다.


쉴트호른 정상의 피쯔 글로리아(Piz Gloria) 레스토랑은 360도 회전하며 주변의 풍경을 빠짐 없이 보여준다. 태양열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이 곳에서 세 개의 알프스 명봉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가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즐기며 알프스식 식사를 할 수 있다.


특히 매일 오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제임스 본드 브랙퍼스트라고 이름붙인 아침 뷔페를 선보이고 있는데, 다양한 빵과 크로아상, 과일잼, 뮈슬리, 베이컨과 스크램블드 에그, 스페셜 소시지와 이 지역 특산 치즈를 비롯하여 요거트와 신선한 쥬스, 농장에서 바로 가져 온 신선한 사과 쥬스와 배 쥬스, 메이플 시럽을 곁들인 바삭한 와플 등 정통 스위스 브랙퍼스트를 즐길 수 있다. 조식 뷔페 가격은 성인이 CHF 27.50, 만 12세 이하 어린이가 CHF 14.50이다.

▲  피쯔 글로리아(Piz Gloria) 레스토랑

제임스 본드 아침식사 티켓과 케이블카 이용 요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다. 본 티켓은 슈테첼베르그(Stechelberg)에 있는 쉴트호른 케이블카 역에서 매일 오전 8시 55분까지 구매할 수 있다. 슈테첼베르그에서 정상까지의 왕복 티켓과 아침 뷔페가 포함된 가격이 CHF 96.20이며, 스위스 패스 소지시 CHF 62.00이다.


피쯔 글로리아 레스토랑에서는 각종 치즈 모듬이나 햄 모듬을 와인과 한 잔 하기에 좋다. 오스트리아식 돈까스 요리인 슈니첼(Schnitzel)이나 소시지와 뢰슈티(Rösti)도 맛있다. 알멘드후벨역의 레스토랑에서는 보다 알프스다운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퐁뒤나 뢰슈티, 라클렛은 물론, 알프스 목동들이 먹던 치즈 마카로니는 애플 소스를 곁들여 더욱 특별하다.

▲  피쯔 글로리아(Piz Gloria) 레스토랑 내부

무엇보다 스키를 타가다 으슬으슬해 질 때즈음 향신료를 넣고 데워 만든 글뤼바인(Glühwein)을 한 잔 마셔보도록 하자. 스위스 겨울에서 빠질 수 없는 따뜻한 체험이 되어준다.
쉴트호른
www.schilthorn.ch /  자료제공_스위스 정부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