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헬름 텔_Wilhelm Tell 실제 인물인가, 신화인가?

수세기동안 역사학자들은 증거를 찾고, 연구를 하고 다양한

박소영 | 기사입력 2014/02/08 [10:19]

빌헬름 텔_Wilhelm Tell 실제 인물인가, 신화인가?

수세기동안 역사학자들은 증거를 찾고, 연구를 하고 다양한

박소영 | 입력 : 2014/02/08 [10:19]
매년 여름, 수천명의 사람들이 스위스의 전설적인 영웅, 빌헬름 텔의 전설로 가득한 루체른(Luzern)으로 몰려든다. 4만명이 넘는 사람들은 독일 시인, 쉴러(Schiller)가 쓴 빌헬름 텔 이야기를 연극으로 보고자 인터라켄(Interlaken)을 찾는다. 스위스 건국기념일인 8월 1일이면 스위스 마을과 산, 호숫가에서는 빌헬름 텔이 이끌어낸 독립을 기념하고자 폭죽이 터진다. 과연, 그는 실존 인물이었을까? 수세기동안 역사학자들은 증거를 찾고, 연구를 하고, 두꺼운 저서를 출간해왔다.

빌헬름 텔의 건국 신화에 처음으로 의문을 제기한 것은 1760년에 있었던 일로, 1200년에 쓰여진 덴마크의 이야기와 기본적인 스토리가 같다는 책이 출간되면서다. 아들의 머리에 사과를 올려 놓고 화살을 쏘아야했던 가장 핵심적인 스토리가 덴마크 이야기에 똑같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 분개한 알트도르프(Altdorf: 빌헬름 텔 이야기가 전개되는 마을) 주민들은 광장에서 책을 불태우기에 이른다.

▲ Altdorf    

한 세기가 지난 1895년에 그 광장에 빌헬름 텔의 영웅적인 기념비가 세워졌다. 스위스의 건국 영웅인만큼 그를 묘사한 작품도 상당히 많다. 빌헬름 텔의 이미지 중에서 오늘날 제일 잘 알려진 것은 알트도르프 마을에 있는 리하르트 키슬링(Richard Kissling)의 동상으로 19세기 말의 영웅적인 분위기를 잘 묘사하고 있다. 이 활을 들고 있는 영웅적인 모습이 최고의 스위스 품질을 가능케 하는 기술과 기준을 상징하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많은 호텔과 레스토랑, 광고 포스터를 비롯한 많은 제품에 그가 등장한다.

많은 작품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1897년 페르디난드 호들러(Ferdinand Hodler)의 페인팅으로 현재 졸로투른(Solothurn)에 있는 쿤스트무제움(Kunstmuseum)에 소장되어 있다. 작은 나라 스위스의 건국 신화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데는 괴테가 큰 몫을 한다. 스위스로의 세번째 여행을 마친 괴테는 그 기묘한 나라의 원시적인 영웅(primitive hero from that strange country)에 대한 서사시를 써볼 요량이었다.

▲ LakeLuzern    

이 생각을 쉴러(Schiller)에게 이야기했다가 괴테는 다른 작품에 전념하게 된다. 자유의 영혼이었던 쉴러는 1803년 이 소재를 가지고 드라마틱한 희곡을 집필하고, 이는 나폴레옹에 대항하던 독일 저항군에 큰 감명을 주게 된다. 스위스에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었던 쉴러는 스위스 지도를 걸어놓고 집필에 임했고, 다른 저서를 보며 스위스 방언과 역사적인 사실을 참조했다고 한다.

쉴러의 희곡이 로시니(Rossini)의 눈에 띄어 굴리엘모 텔(Guglielmo Tell)오페라로 다시 태어나면서 빌헬름 텔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된다. 특히 서곡과 수 많은 책, 30개가 넘는 영화, 특히 미키 마우스 만화에까지 사용이 되면서 그 유명세가 더해지게 되었다. 쉴러의 희곡 역시 알트도르프의 극장에서 4년에 한 번씩 아마츄어 배우들에 의해 공연이 되며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인터라켄에서도 매년 여름마다 빌헬름 텔야외 공연이 치러지고 있다.

▲ WilhelmTellExpress 

특히 인터라켄의 야외 공연을 위해서는 근교의 농부들이 연극에 필요한 소와 말, 염소와 개를 빌려 주고 있고, 200여명의 현지 배우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대대로 자손들에게 물려 주며, 매 여름마다 19회의 공연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월에 리허설을 시작해 공연 당일에 날씨가 좋기만을 고대한다고 한다.

비록 쉴러의 희곡보다 훨씬 더 많이 축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시간이나 되는 공연 시간 동안 약 2250명의 관중들은 지붕 아래에 앉아서 관람을 하지만, 배우들은 야외 무대에서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폭우일 경우만 공연이 취소된다. 가장 힘든 일은 울로 만들어진 무거운 의상을 다음 공연까지 말리는 일이다.라고 한 배우는 고충을 말하기도 했다. 빌헬름 텔은 실제로 존재한 인물이었을까? 현대 역사학자들은 스위스 연방이 건국 신화에서처럼 한 가지 사건이나 한 명의 리더로부터 기초한 것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모은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호간의 이해관계에 기초한 협정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칸톤과 도시들이 스위스 연방에 속하게 되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헬름 텔의 이야기가 품고 있는 그 정신만큼은 스위스인들 개개인에게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행_TIP : 루체른에서 빌헬름 텔을 찾아볼 수 있는 여정을 떠날 수 있다. 세 개의 텔 예배당과 뤼틀리(Rütli) 들판, 알트도르프 마을, 뷔르글렌(Bürglen)의 텔 박물관을 찾아보자. 텔 패스(Tell-Pass)가 있으면 더 유용하다. 빌헬름 텔 익스프레스(Wilhelm Tell Express)는 루체른에서 유람선을 타고 플뤼에렌(Flüelen)까지 간 뒤, 기차로 로까르노(Locarno)나 루가노(Lugano)까지 갈 수 있는 여정이다. 루체른에서 티치노 주까지 이동할 때 특별한 체험이 되어준다. 인터라켄에서는 매년 7월과 8월 빌헬름 텔 야외 연극이 올려진다.
참고자료_Petit Guide de la Suisse insolite/Made in Switzerland, Mavis Guinard, Metropolis / 스위스 정부관광청_사진제공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국내여행
급류 타고 동강 탐험을 떠나는 평창 어름치마을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